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땅으로 내려온 상대성이론’

원자시계보다 40배 정밀한 광시계로 측정한 시간의 상대성


상대성이론이 최초로 땅에 붙어사는 우리의 일상생활 수준으로 내려왔다. 고작 한 계단 정도의 높이인 33cm 차이에서도, 그리고 고작 자전거가 달리는 속도인 시속 36km의 속도에서 시간의 상대론적 효과가 확인된 것이다.

현재 시간의 표준으로 쓰이는 원자시계보다 40배나 더 정밀한 광시계가 동원된 덕분이었다. 이 연구는 사이언스지 최신호에 발표됐다.




● 33cm 높으면 10경분의 4 정도 빨리


아인슈타인은 두 가지 상대성이론을 내놓았다. 특수상대성이론과 일반상대성이론이다. 아인슈타인은 이 두 이론을 통해 우리가 가진 시간의 개념을 확 흔들어놓았다. 시간이란 게 우주 어디서나 누구에게든 동일하게 흘러가는 게 아니라고.

아인슈타인은 특수상대성이론으로 시간이 속도가 빨라지면 느려진다고 했다. 일반상대성이론으로는 중력이 강할수록 시간이 천천히 간다고 했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여러 실험들을 통해 시간의 상대론적 효과를 검증해왔다. 속도가 시간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제트 비행기에 정밀한 원자시계를 실고 지구를 2바퀴 돈 경우와 지상에 멈춰있는 원자시계를 비교해보았다.

중력의 효과를 보기 위해 10,000km 상공으로 로켓을 쏘아 올려 그 안의 시계가 지상의 시계와 얼마나 시간차가 나는지도 확인했다. 실험결과는 상대성이론이 예측한 바와 같았다.

그러나 이 실험들은 지면에 붙어살고 빨라야 시속 100km도 정도 밖에 안 되는 속도로 움직이는 우리의 일상적인 수준과는 거리가 있다. 그런데 최근 미국의 표준과학연구소(NIST)의 연구팀이 이 격차를 없애는데 성공했다. 1m도 안 되는 고작 33cm의 높이차와 시속 36km의 느린 속도에서 상대론적 효과를 시계로 직접 확인한 것.

NIST의 과학자들은 상대성이론이 제시한 속도와 중력 차이에 따른 시간지연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두 가지 실험을 벌였다. 하나는 지면보다 중력이 미세하게 작아지는 33cm 높이에서의 시계가 지면의 시계와 비교한 것이다.

NIST의 연구팀은 이 실험에서 33cm 위에 있는 시계가 지면의 시계보다 10경(1017)분의 4 정도 빨리 가는 걸 측정했다. 이는 우리가 79살을 산다고 했을 때 고작 900억분의 1초밖에 차이가 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다.




사진 제공:미국 표준과학연구소(NIST)

 

 


● 올초 양자역학적 방법으로는 0.1mm 차이도 확인

 

다른 실험은 속도에 따른 시간지연 효과를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시속 36km, 그러니까 우리가 자전거로 낼 수 있는 속도로 달리는 차 안의 시계와 정지한 시계를 비교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차 안의 시계가 정지한 시계보다 1경분의 6 정도 느리게 갔다.

미국 MIT의 물리학자 대니얼 클렙너(Daniel Kleppner) 교수는 고작 33cm의 높이차에서 중력변화로 인한 시간 지연 효과를 확인한 데 대해 “매우 놀랍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는 그렇다고 해서 “상대성이론을 보는 관점을 바뀌지 않았다”는 말을 덧붙였다.

사실 올해 초 상대성이론에 의한 시간의 지연효과는 33cm와는 비교도 안 되게 작은 0.1mm의 높이차에서도 확인되었다. 올 2월, 1997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이자 현재 미국의 에너지 장관인 스티븐 추 박사 연구팀이 네이처지에 발표한 연구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실제 시계가 아니라 양자역학적 방법이 동원됐다.

이번 사이언스지에 발표된 연구결과는 째깍거리는 시계로 얻은 최고의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시계이기에 이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던 걸까. 새로운 종류의 시계인 광시계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1초에 1만경 번 째깍대는 광시계 덕분


광시계는 새로운 종류의 원자시계이다. 현재 전 세계의 시계를 동일하게 맞춰주는 표준시계인 세슘 원자시계는 1초에 92억 번 째깍거린다. 괘종시계의 진자가 1초에 한번 왔다 갔다 한다면 세슘 원자시계의 추는 1초에 92억 번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추는 세슘원자의 전자다. 이 추의 움직임은 전자레인지에 쓰이는 마이크로파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광시계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10만 번 정도 더 째깍거린다. 광시계의 추는 1초에 무려 1만경 정도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이렇게 빨리 움직이는 광시계의 추를 보기 위해서는 마이크로파보다 진동수가 더 많은 레이저 빛이 쓰인다. 이 때문에 이를 광시계라고 하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 쓰인 광시계는 세슘 원자시계보다 40배 정도 더 정확하다. 37억년 동안 1초밖에 벗어나지 않는다. NIST의 연구팀은 이 같은 광시계를 개발한 덕분에 지상에서의 상대성이론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같은 광시계는 현재의 세슘 원자시계를 몰아내고 새로운 표준시계로 등극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표준시계보다 100배 이상 정확하게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