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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기 패배의 공포에 이겨야 한국시리즈 간다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5차전 관전포인트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가 오늘(13일) 열릴 5차전을 마지막으로 끝난다. 물론 ‘12회 연장 무승부’라는 가능성을 제외하면 말이다.

하지만 무승부 가능성을 무시하기 어려울 정도로 두산과 삼성은 엎치락뒤치락 극적인 순간을 무수히 만들어냈다. 오죽하면 야구 해설자들이 “이렇게 드라마를 만들면 작위적이라 지탄받을 것”이란 말을 했을까.

플레이오프라는 드라마의 대단원을 장식할 5차전. 승리의 여신의 미소를 보려면 일단 ‘입스(yips)’라 불리는 공포의 신의 미소에 마주 웃어줘야 한다. 양팀 모두 끝내기 패배라는 공포의 기억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입스는 특정한 상황에서 공포로 인해 몸이 굳어지는 ‘공황 장애’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상대 타자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한 투수가 아웃 카운트 하나만 남긴 상황에서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한다거나, 만루 상황에서 타자의 몸을 맞혀 밀어내기로 끝내기 점수를 준 투수가 비슷한 상황에서 몸쪽 공을 던지지 못하면 이를 입스로 해석할 수 있다.

야구에서 끝내기 패배의 공포에 시달리는 포지션은 아무래도 투수다. 특히 정재훈(두산)-정인욱(삼성) 선수는 각각 끝내기와 동점 홈런, 끝내기 안타의 기억을 갖고 있다. 두 선수 다 4차전에는 등판하지 않았지만 양 팀 모두 1~4차전에서 투주 전력을 전부 가동했기 때문에 5차전의 선발투수가 일찍 무너지면 이들이 마운드에 오를 확률은 높다.

일부 야구팬은 정재훈 선수의 입스 여부를 의심한다.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끝내기 홈런을 맞은 뒤 피홈런이 종종 나온다. 준플레이오프 2차전부터 총 5차례 등판해 총 3개의 홈런을 맞았다. 준플레이오프의 마지막 4, 5차전 경기에서는 3이닝을 던지며 홈런을 맞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1, 3차전에서 또다시 홈런을 허용했다. 정규 시즌에 허용한 총 홈런 수가 2개에 불과한데 이를 5경기 만에 뛰어넘은 셈이다.





홈런에 대한 입스에 걸린 투수가 사사구(4구와 死구)를 주기보다 또다시 홈런을 맞는 이유는 근육이 긴장해 공이 잘 제어되지 않기 때문이다. 체육과학연구원 김용승 책임연구원은 “투구는 굉장히 복잡한 메커니즘”이라며 “일부 근육이 긴장하면 공이 엉뚱한 데로 가거나 가운데로 몰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입스는 ‘암’과 같다”며 “치료가 어렵고 전이가 되기도 한다”고 강조했다. 김 책임연구원이 체육과학연구원에서 지도하던 국가대표 상비군 골프선수는 ‘드라이버’ 클럽 스윙에 대한 입스가 걸렸다. 그 선수는 처음에는 드라이버 대신 우드나 아이언으로 골프공을 쳤지만 공이 제대로 날아갈리 없었다. 결국 그 선수는 아이언 스윙에 대한 입스마저 걸렸다.

“마무리로 등판에 홈런을 맞았다고 중간계투나 선발로 전향하면 입스가 없어질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약간 다른 상황에서 비슷한 체험을 하게 되면 과거의 기억이 떠올라 입스에 걸리는 상황이 확장될 수 있어요.” 실제로 정재훈 선수는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중간계투로 나와 솔로홈런을 맞은 바 있다.

입스의 치료법은 없을까. 김 책임연구원은 “아직 입스가 발생하는 원리조차 밝혀지지 않았다며 확실한 치료법은 없다”고 말했다. 기본 동작부터 다시 훈련하거나 공포를 극복하는 심리치료 방법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100% 완치된다는 보장은 없다는 설명이다.

‘각본없는 드라마’의 대단원을 장식할 플레이오프 5차전이 오늘 열린다. 양 팀의 승부는 물론 선수 개개인이 자신이 가진 공포의 기억과 승부하는 ‘휴먼 드라마’도 놓치지 말자.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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