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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깃집 연기 만만히 보지 마라





미세먼지·중금속·발암성물질 다량 함유


“고기 구울 때 나오는 연기요. 공기를 오염시키는 각종 미세먼지나 화학물질 뿐만 아니라 발암성 물질까지 포함돼 있습니다.”

뜻밖의 설명이었다. 28일에 열릴 한국대기환경학회에서 발표되는 논문목록을 살펴보다 ‘직화구이 연기’와 관련된 논문들이 눈에 띄어 저자들에게 물었다. 고깃집에서 나오는 연기가 무슨 이유로 대기환경 분야 논문에까지 등장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눈문 저자 중 한 명인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 이준복 박사는 “학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잘 알려진 내용이지만 일반인은 대개 냄세만 신경쓸 뿐 잘 모르고 있는 사실”이라며 “식당에서 육류를 구울 때 나오는 연기에는 아세트알데히드, 일산화탄소 등 인체에 해로운 물질과 함께 미세먼지도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울시내 대기 중 약 2.9%(연간 513톤)의 미세먼지가 고깃집에서 배출하는 연기에서 발생할 만큼 대기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논문의 저자인 케이에프이앤이 박성규 박사는 “직화구이 연기에는 발암성 물질인 다환 방향족탄화수소류(PAHs)가 다량으로 함유돼 있다”며 “이 연기가 인체에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아직 학계에 보고된 논문은 없지만, 인체에 유해하다는 추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PAHs는 두 개 이상의 벤젠고리를 가지는 화합물로 대개 독성을 지녔으며, 특히 PAHs 종류 중 하나인 벤조피렌 등은 발암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그물망 모양의 석쇠에서 구울 때 훨씬 많이 배출된다. 2001년 한국소비자원은 이에 관한 실험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석쇠에서 고기를 굽는 경우와 솥뚜껑처럼 구멍이 없는 불판에서 구울 때를 비교한 것이다. 그 결과 석쇠에서 구울 때 검출되는 PAHs의 양이 불판에서 구울 때보다 최고 20배 이상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은 지방 함유에 따른 비교 측정도 실시했다. 그랬더니 소등심, 양념돼지갈비처럼 지방이 적은 고기에 비해 삼겹살같이 지방이 많은 육류에서 더 많은 PAHs가 배출됐다.

이 같은 결과들은 석쇠 구멍을 통해 고기의 지방이나 기름이 떨어져 연기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만큼 PAHs 발생량도 더욱 많아지게 된다.





연기 속에는 미세먼지와 함께 포름알데히드, 중금속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울산대 건설환경공학부 이병규 교수가 2006년 한국대기환경학회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불고기를 굽기 전 20ug/㎥ 수준이었던 식당 안 미세먼지 농도가 고기를 굽는 동안 8배나 증가해 169ug/㎥까지 올라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특히 입자가 작아 호흡기 속에 깊숙이 들어가는 일부 미세먼지의 농도는 4배 가까이 증가해 124ug/㎥에 달했다.

발암물질인 포름알데히드도 요리 전에는 0.01ppm이었지만 고기를 굽는 동안 4ppm까지 올라갔다. 이는 포름알데히드의 실내 공기 환경기준인 0.1ppm의 40배에 해당하는 양이다.

한편 납이나 카드뮴 같은 중금속 성분은 일반 숯불구이 고깃집에서 많이 쓰이는 번개탄으로 구울 때 더 많이 배출된다. 값이 싼 번개탄은 주로 페인트나 접착제 성분이 남아있는 건설 폐목재 등을 원료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실제 2006년 자원순환사회연대라는 환경단체가 시중에 판매되는 일부 번개탄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납은 최고 830ppm, 카드뮴은 13ppm까지 검출됐다. 하지만 번개탄과 달리 순수하게 나무를 재료로 한 참숯에서는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았다.

이처럼 연기에 해로운 물질이 많이 포함돼 있다면 앞으로 삼겹살 구워먹는 즐거움은 가급적 자제해야 하는 걸까. 전문가들은 가끔 한 번 식당에 들르는 일반 손님인 경우 거의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한 대부분 식당에는 연기를 빨아들여 환기시키는 덕트 같은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 안에 연기를 다량으로 들이마실 가능성도 매우 낮은 편이다.

하지만 장시간 지속적으로 직화구이 연기에 노출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세종대 지구환경학과 김기현 교수는 “몸에 해로운 물질이 연기에 다량 포함돼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므로 오랜 기간 연기를 접해야 하는 사람들, 가령 고기구이집 종사자나 종업원들의 경우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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