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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없이 빠르다… ‘차세대 초음속비행기’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푸른하늘]
비행기는 소리보다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1947년 로켓 엔진을 단 ‘벨 X-1’이 세계 최초로 음속돌파에 성공한 이후 여러 종류의 초음속 전투기가 등장했고, 1958년에는 영국과 프랑스가 공동으로 개발한 ‘콩코드’가 운항하면서 초음속 제트여객기 시대도 열렸다.

하지만 기존의 초음속 비행기들은 엄청난 속도를 내는 대신 그만큼의 소음을 일으켰다. 음속을 돌파할 때 생기는 소닉붐(sonic boom) 현상 때문이다. 콩코드의 경우도 일반 여객기보다 몇 배나 큰 소음을 일으켜 대서양 횡단 비행에만 사용됐고, 결국 소음 때문에 퇴역도 앞당겨지게 됐다.





초음속으로 날면서 소음도 적게 낼 방법은 없을까? 2003년 콩코드 퇴역 이후 과학자들은 이런 고민을 시작했고, 최근에는 ‘차세대 초음속비행기’ 소식이 종종 발표되고 있다. 지난 6월 말에 미국항공우주국(NASA)과 미국의 록히드마틴(Lockheed Martin)사가 공개한 ‘미래형 초음속 항공기’도 이 중 하나다.

이 항공기는 기존 비행기보다 작은 날개와 극단적인 유선형으로 설계돼 길쭉하고 날씬한 몸체를 가지고 있다. 꼬리 날개는 V자 형태의 중앙 날개와 연결됐는데, 이 날개 덕분에 소닉붐 충격이 최소화된다는 게 제작사의 설명이다. 이 항공기는 2035년 즈음에 현실화될 예정이다.

이미 개발이 진행된 차세대 초음속비행기도 있다. 미국 SAI(Supersonic Aerospace International)사의 ‘저소음 초음속 여객기(QSST)’다. 이 비행기는 순항 속도를 마하 1.6~1.8 정도까지 올리기 위해 제트 엔진 2개를 달았다. 하지만 소닉붐 현상으로 발생하는 소음의 강도는 마하 2의 속도를 냈던 콩코드 소음의 10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비행기가 소리보다 빠른 속도로 날면 비행기 기체에서 생긴 충격파가 대기에 흩어지기 전에 비행기 꼬리와 엔진 주위로 지나치게 빨리 모이게 된다. 이 충격파들이 충돌하면서 생기는 커다란 소리가 바로 소닉붐인 것이다.

QSST는 콩코드 여객기의 절반 크기로 만들고, 미세 조절 공기역학을 이용해 비행기가 초음속으로 비행할 때 생기는 압력을 제어했다. 비행기 기체 주위에 생기는 공기층을 균일하게 조절했으므로 QSST 주변에는 작은 규모의 충격파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덕분에 소닉붐 현상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이 비행기가 소닉붐을 줄이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다. 비행기를 위로 뜨게 하는 힘인 양력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인 비행기에서는 주 날개가 양력을 발생시키며 압력 변화를 만들어 시끄러운 폭발음을 생성시킨다. 하지만 QSST는 주 날개를 없애고, 동체 앞 부분에 달린 작은 날개인 선미익(canard)과 후퇴식 V형 꼬리날개(swept V tail)로 실질적인 상승력을 얻는다. 덕분에 주 날개 때문에 발생되는 소음을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콩코드는 엄청난 소음 때문에 육지 위에서 비행할 수 없었다. 하지만 소음을 줄인 QSST는 다르다. 이 비행기가 완성돼 2013년경 운항을 시작하면 대륙의 상공에서도 비행이 가능한 최초의 초음속 여객기가 될지도 모른다.



QSST보다 저속이지만, 똑같이 12명의 승객을 태우고 초음속으로 날 수 있는 비행기가 1대 더 개발되고 있다. 미국 에이리언(Aerion)사의 ‘초음속 비즈니스제트기(SSBJ)’다.

이 비행기는 탄소섬유 같은 복합재료를 이용해 주 날개를 작게 만들고, 면적을 넓힌 형태로 소음을 줄인다. 해상에서는 QSST보다 조용한 마하 1.6으로 비행하고 육지 상공에서 마하 1.1 수준의 아음속 비행 모드로 비행하게 된다. 결국 초음속과 아음속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어 육지 상공에서 비행할 때 소음으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셈이다.

이처럼 조용한 차세대 초음속 비행기들이 하나둘씩 개발되고 있지만 콩코드를 대체할 만한 수준으로 평가 받지 못한다. 소닉붐 현상을 줄이면서 콩코드만큼 빠르게 비행할 수 있을지는 놀라도 10명 남짓만 탑승할 수 있는 규모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100인승 여객기였던 콩코드 뒤를 이어 대중적인 비행기가 되기에는 부족하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한 초음속 여객기는 일본에서 개발되고 있다. 일본은 2009년 중점 육성 분야에 ‘초음속기 개발’을 넣고, 콩코드보다 3배 많은 300명을 태우고 마하 2로 비행할 수 있는 중형 여객기를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이 밖에 세계적인 항공기 제조사들인 보잉사와 에어버스(Air Bus)도 초음속비행기 개발 계획을 세웠다고 알려졌다.

현재까지 유일한 초음속 여객기로 남아 있는 콩코드. 그 뒤를 이어 지구 곳곳을 빠르게 연결시켜 줄 ‘차세대 초음속비행기’가 어디서 어떻게 등장할지 기대된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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