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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약, 고통도 줄여준다





연애 초기 대학생, 연인 사진만으로 효과


“사랑에 미치도록 빠져있는 사람을 구합니다.”

미 스탠퍼드 대학에 이런 공고가 붙었다. 그러자 몇 시간도 안 되어 사랑에 미쳐있는 여러 명의 스탠퍼드 대학생들이 공고를 내건 연구자의 방문을 두드렸다.

이 공고는 이 대학의 뇌과학자이자 고통 전문가인 재러드 영거(Jarred Younger) 박사 연구팀과 뉴욕주립대의 사랑 연구가 아서 아론(Arthur Aron) 박사가 공동 연구를 위해 붙여놓은 것이었다.

연구팀이 자신들이 원하는 실험 대상자 15명을 모두 뽑는 데는 며칠 걸리지 않았다. 이 연구에 참여한 스탠퍼드 대학의 고통 전문가 숀 맥키(Sean Mackey) 교수는 이 연구가 “이제까지 중에서 사람을 모으는데 가장 쉬운 연구”라고 했을 정도다. 대학생들이 찾아와 “나를 연구하세요. 나를!”이라고 말하면서 열의를 보여주었다고 한다.

최종 선발된 15명의 대학생은 연인과 데이트를 시작한지 9개월이 안 된 이들로, 잠시라도 떨어지고 싶어 하지 않는 연애의 초기 단계에 있는 사람들이었다.

사랑의 전문가와 고통 전문가는 왜 이들이 필요했던 걸까. 사랑이 고통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다. 실험 결과, 연인의 사진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몸에 가해지는 고통을 상당 수준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랑이 약처럼 작용하는 것이다.




● 중간 정도 고통은 무려 50%나 줄여줘


연구팀은 15명의 실험참가자들의 손에 네모난 모양의 작은 조각을 주었다. 이 작은 조각은 열을 낼 수 있어, 그 열로 실험참가자들의 손에 고통을 줄 수 있다. 조각의 온도를 얼마나 높이느냐에 따라 고통의 수위가 조절된다.

실험참가자들은 고통을 느끼는 동안 3가지 중 하나를 했다. 하나는 연인의 사진을 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실험참가자가 아는 사람으로 연인과 비슷한 정도의 매력을 지난 사람의 사진을 보는 것이다. 마지막 한 가지는 공을 가지고 하지 않는 스포츠로는 뭐가 있는지를 나열하는 것과 같은 머리로 하는 일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었다.

실험 결과, 연인 사진을 보거나 스포츠를 생각하는 것과 같은 머리 쓰는 일을 한 실험참가자들이 고통을 덜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간 정도의 고통에 대해서는 연인 사진을 본 실험 참가자들은 무려 45%나 고통이 줄어들었다. 머리 쓰는 일을 한 실험참가자들은 고통을 36% 덜 느꼈다. 강한 고통에 대해서는 연인 사진을 본 경우가 12%, 머리 쓰는 일을 한 경우가 13% 정도 고통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아는 사람의 사진을 보는 건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중요한 점은 그 다음이다. 연구팀은 같은 실험을 하는 동안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로 실험 참가자들의 머리 속도 조사했다. 연인 사진을 보는 경우와 머리 쓰는 일을 한 경우가 고통을 줄여주는 효과는 비슷했지만, 뇌 안에서의 반응은 전혀 다르다는 게 나타났다.

연인 사진을 본 실험참가자들은 뇌의 보상중추가 작용했다. 보상중추란 음식이나 물, 또는 금전적 보상이 주어질 때 또는 성적흥분이 일어날 때 활성화되는 영역이다. 사랑하는 연인의 사진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뇌의 보상중추가 작용한다. 이 때문에 사랑은 고통조차도 줄여주는 것이다.

이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 ‘플로스 원(PLos ONE)’에 발표됐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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