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KAIST와 ETRI, “와이파이 위치추적은 내가 원조!”





비슷한 시기에 동일한 서비스 구현 논란
KA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최근 매우 유사한 연구결과를 거의 동시에 발표했다. 이 기술의 상용화를 두고 치열한 시장 다툼이 예상된다. 각자 기술이 갖는 우수성이나 연구시기를 두고 양측의 의견이 엇갈려 자칫 국내에서 ‘원조(元祖)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 KAIST-ETRI, 한달 간격으로 무선랜 이용 위치추적 기술 각각 발표
이들 두 기관이 내놓은 기술은 ‘WPS(WiFi Positioning System)’의 일종으로, 근거리무선통신기술인 ‘와이파이(WiFi)’를 이용해 휴대전화 같은 모바일기기를 지닌 사용자의 현재 위치를 알아내는 시스템이다.

KAIST 한동수 교수와 ETRI 최완식 박사는 각각 지난달 16일과 이달 20일 약 한 달 간격으로 대형쇼핑몰 같은 ‘큰 규모의 실내’에서 ‘WiFi’를 이용해 위치추적을 할 수 있는 기술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서비스가 적용되는 곳도 서울 삼성동 코엑스로 동일하다.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가 탑재된 스마트폰에서 작동하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서비스는 실내 곳곳에 설치된 무선인터넷 중계기(AP)가 제공하는 정보를 이용해 스마트폰의 위치를 지속적으로 추적한다. 주변 가게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거나 넓은 건물 안에서 원하는 목적지까지 길을 안내해주는 실내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라고 볼 수 있다. 기존 위성위치추적시스템(GPS)은 고층빌딩이 밀집해있는 장소나 실내에서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데 이 약점을 메워주는 서비스다.




● 양 측 모두 상대 기술 폄하
두 연구진은 한 차례씩 서로를 방문해 소규모 세미나를 연 것을 제외하고는 그동안 교류가 거의 없었다. 서비스 내용은 유사하지만, 구현하는 원리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KAIST 한동수 교수는 “우리 연구진은 위치값을 알아낼 때 정확도가 높은 ‘핑거프린팅(fingerprinting)’이라는 기법을 사용했다”며 “데이터를 신속히 검색하는 인덱싱 기술을 자체 개발해 응답시간이 0.5초 수준으로 속도가 비교적 빠른 것이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ETRI 최완식 박사는 “실내 한 지점을 원점으로 삼아 각각의 AP를 좌표값으로 설정한 뒤, 스마트폰으로 주변 AP로부터 정보를 받아 위치값을 계산해낸다”며 “이 서비스 적용을 위한 준비 시간은 전국 어떤 장소든 1~2일에 불과해 향후 서비스 지역을 넓히는 데 유용하다”고 밝혔다.









최 박사는 한 교수가 언급한 속도에 대해 “우리 시스템은 계측 결과 1초 이내로 나온다. 단말기 사양에 따른 자체 처리속도가 중요하므로 응답속도가 0.5초냐, 1초냐는 큰 의미가 없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한 교수도 ETRI 최 박사의 주장에 의견을 덧붙였다. 그는 “해당 장소에 관한 정보를 담는 ‘전자지도’를 만드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는 작업이 아니다. 우리가 개발한 방식도 어떤 장소든 하루나 이틀이면 서비스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 “연구는 우리가 먼저” vs. “안드로이드 탑재는 우리가 원조”
이들은 누가 먼저 연구를 시작했는지, 서비스 구현이나 상용화 측면에서 어느 쪽이 원조인지 등에 대해서도 한 치의 양보를 보이지 않았다.

최 박사는 “2007년에 WiFi를 이용한 위치추적 서비스라는 방향을 정하고 연구를 진행해 24개의 국내특허와 19개의 국외특허, 3건의 기술이전 성과를 냈다. 상용화는 당장이라도 가능한 상황”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연구사업 형태로 진행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과 달리 대학은 자유롭게 연구주제를 선정하고 이어갈 수 있다. 따라서 정확히 언제부터 연구를 시작했다고 표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안드로이드 OS에 맞는 현행 기술을 누가 먼저 시작했고 적용했는지 따지는 건 의미가 있다. 우리 연구진은 ETRI보다 1년 이상 빠른 지난해 초부터 연구를 시작해 올해 2월 연구성과를 발표했고, 이달 1일부터 코엑스에서 실제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최 박사는 “코엑스와는 2~3년 전부터 이 서비스를 위한 논의를 해왔다. 우리 기술은 각종 검증을 통해 KT, SKT 등 국내 통신업체의 신뢰를 받고 있으며, 국제표준에 맞게 제작해 해외 진출도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위치뿐만 아니라 통신사 서버와 위치값을 주고받으며 다른 사람의 위치도 실시간 확인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주장에 대해 KAIST 한 교수는 “그게 왜 새로운 서비스인지 (말로만 듣고는)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서로에 대한 평가가 조금씩 엇갈리는 가운데 양측 모두 “사실 관계를 명확히 하기 위해 (굳이 필요한지 모르겠지만) 3자 대면도 수용할 용의가 있다”며 “기술 검증이나 비교도 언제든지 가능하다”고 말하면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향후 WiFi 위치기반 서비스를 두고 펼쳐질 양측의 논쟁과 기술경쟁이 앞으로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관련주제가 없습니다.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관련 콘텐츠가 없습니다.

나도 한마디 1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