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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행성 찾는 여행객을 위한 안내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푸른하늘]


미래의 어느 날, 인류가 이주할 행성이 정해졌습니다. 이제 인간들은 정든 지구에 작별을 고하고 떠나기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외계행성으로 가는 여행은 태양계의 다른 행성으로 가는 것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죠. 수십 광년, 아니 수만 광년이나 떨어져 있는 외계행성에 도착하려면 빛의 속도로 달려가도 엄청난 세월이 걸립니다. 과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인간들은 지금까지 나온 몇 가지 방법을 놓고 고민에 빠졌습니다.

우선 ‘빛의 속도로 움직이는 법’부터 살펴보겠습니다. 빛의 속도로 움직인다고 해도 외계행성으로 가는 데는 짧게는 몇 년부터 길게는 몇 만 년까지 걸립니다. 하지만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에 가까운 속도로 빠르게 움직이는 우주선 안에서는 오히려 시간이 천천히 흐릅니다. 우주선에 탄 사람들은 지구에서보다 더 짧은 순간에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예를 들자면 지구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1시간이 우주에서는 10시간처럼 흘러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효과는 빛의 속도와 같이 속도가 빠르면 빠를수록 더 커집니다.





우주선을 빛의 속도로 달려가게 하려면 핵융합 에너지를 이용하는 엔진을 사용하면 됩니다. 태양처럼 원자핵이 합쳐지면 에너지가 만들어지는데, 이런 방법을 우주선 엔진에서 똑같이 사용해서 속도를 높이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도달하려면 엄청나게 많은 연료가 필요합니다. 연료를 많이 실어 우주선이 무거워지면 가속도도 작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핵융합 엔진으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추진하기는 불가능해집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온 방법이 램제트 엔진입니다. 램제트 엔진은 우주선의 연료 무게를 줄이기 위해 우주선에 무거운 연료를 싣는 대신 우주선이 움직일 때, 동시에 우주선의 앞쪽에 있는 수소 원자를 빨아들여 핵융합에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핵융합 엔진을 이용해 많은 에너지를 만들지만 따로 연료통이 필요 없고, 우주 공간에 있는 물질, 즉 수소 원자를 연료로 이용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빛의 속도까지 가속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우주에 수소가 너무 적을 뿐만 아니라 수소를 빨아들이는 장치가 수천 km 길이나 돼야 한다는 점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떨어집니다. 그래서 핵융합 에너지 엔진이나 램제트 엔진을 사용해 우주여행을 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주여행을 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우주 공간의 지름길인 웜홀을 이용하는 것입니다. 웜홀은 블랙홀과 화이트홀 사이를 이어 주는 가상의 통로인데, 만약 웜홀이 존재한다면 여기를 통과해 우주를 여행할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종이 위에 멀찍이 떨어뜨린 점을 찍으면 그 간격이 넓지만, 두 점이 겹치도록 종이를 접으면 사이의 간격은 사라집니다. 웜홀은 이처럼 3차원 공간을 왜곡시키면 두 지점을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다는 원리입니다. 그러나 아직 화이트홀이나 웜홀의 존재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존재한다고 해도 블랙홀과 웜홀이 원하는 지역에 있을 확률은 높지 않습니다.

외계행성까지 가는 데 수백 년이 걸린다면 처음부터 마음을 느긋하게 먹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우주선 안에 인공 도시를 만들고 그 안에서 생활하며 여행하는 것입니다. 수백 년 동안 사람들은 우주선 안에서 결혼하고 일하며 살아간다면 외계행성에 도착해 실제로 생활하게 되는 사람은 지구에서 여행을 떠났던 사람들의 후손이 되겠죠.

이를 위해서는 우주선 안에도 충분한 식량을 생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과 공기, 에너지도 외계행성에 이르기 위한 수백 년 이상의 우주비행을 버틸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게 대비해야 합니다.






심리 문제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지구를 출발해 여행을 떠났던 세대와 목적지에 도착하는 세대는 우주비행의 목적이 뚜렷하겠지만, 우주선 안에서 태어났다 죽는 세대는 삶의 목적을 찾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주선 안의 사회가 안정을 유지하려면 우주선 안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심리 문제를 꾸준히 관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여행 도중에 우주선 안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마음을 바꾸거나 애초에 지구를 떠나 우주로 가려 했던 목적을 잊어버린다면 큰일이니까 말이죠.

마지막으로 오랜 세월이 걸리는 우주여행을 위해 승무원들을 깊은 잠에 빠지게 하거나 냉동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런 방법이 실현된다면 여러 세대에 걸쳐 여행할 때 생기는 단점을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승무원이 모두 잠들어 있거나 적은 인원의 당직자만 깨어서 근무한다면 여행 중에 생기는 위험한 돌발 상황에 대처하기가 쉽지 않겠죠.

이런 방법들은 지금으로서는 상상에 가깝지만 미래는 알 수 없습니다. 외계행성을 찾고 그곳으로 갈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한다면 미래의 어느 날 우주 공간 곳곳에 인류가 살게 될지도 모릅니다.

 

 

 

 



고호관 동아사이언스 기자 karida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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