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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파판정? 흥분하지 말고 얼른 잊어야”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들, 스트레스 대처법 ‘코핑' 이론 언급


국내 스포츠 기사들의 17일자 주요 헤드라인은 ‘4년 전 편파판정 설욕’이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 남자핸드볼 팀이 쿠웨이트와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31-29로 승리했다는 소식이었다.

4년 전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쿠웨이트는 한국의 6연속 대회 우승의 꿈을 좌절시킨 바 있다. 아시아핸드볼연맹(AHF) 회장의 고국인 쿠웨이트가 심판진을 동원해 노골적인 편파판정을 벌인 결과였다. 결국 당시 한국팀은 4위에 그치고 말았다.




● 개최국에 유리한 판결, 원정팀에게는 부담


편파판정에 대한 우려는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 대표팀의 메달밭 사냥에서 주요 변수로 여겨졌다.

중국과의 남자 축구 16강전이 벌어졌던 15일 경기가 특히 우려되는 시합이었다. 중국이 직전 경기였던 조별리그 3차전에서 상대팀인 말레이시아 선수가 9장의 경고와 함께 3명이나 퇴장 당하는 등 일방적인 심판 판정의 도움을 받으며 3-0으로 이기고 올라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행히 한국과의 16강전에서는 우려했던 편파판정 없이 한국이 손쉽게 3-0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 언제, 어느 종목에서 중국의 홈 텃새가 작용할지 모를 일이다. 중요한 승부의 갈림길에서 편파판정이 일어날 경우 대개 선수들은 거칠게 항의하거나 평정심을 잃게 된다. 그렇다면 이 같은 큰 심리적 변수가 경기 도중 발생할 때 선수들은 과연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 어려운 상황 극복하는 코핑(coping) 기법 연구 활발


누구나 불공정한 상황에 처할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다. 이는 사람뿐만이 아니다. 미국 조지아주립대 심리학과 연구진이 수행했던 한 실험에서는 침팬지도 불공평한 대우에 스트레스를 받고 분노한다는 걸 보여주었다.

연구진은 양쪽 침팬지에게 서로 다른 음식을 주었다. 한 침팬지에게는 평범한 음식인 오이를 주고, 다른 쪽에게는 침팬지들이 특별히 좋아하는 포도를 주었다. 그리고 양쪽 침팬지에게 서로 무엇을 먹고 있는지 알려주었다. 그러자 오이를 잘 받아 먹던 침팬지가 들고 있던 오이를 내동댕이쳤다.

이 연구를 수행한 사라 브러스넌 박사는 공평함에 대한 욕구는 아주 오랜 기간 영장류가 지녀왔던 본능이라고 주장했다.

일본 스포츠심리학자 다나카 우루베 미야코는 지난해 출간한 저서 ‘코핑-세상에 맞서는 강력한 나를 만드는 힘’을 통해 이러한 여러 가지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대처법을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 선수였다. 은퇴 뒤에는 스타 선수로서의 화려했던 과거와 비교하며 스트레스를 겪다 이를 극복할 목적으로 스포츠 심리학을 공부하게 됐다.

그가 언급한 심리학 용어 ‘코핑(coping)’은 스트레스 대처 행동이란 뜻을 갖는다. ‘cope’에 ‘대항하다’, ‘대처하다’라는 뜻이 있어 스트레스 같은 어려운 상황에 맞서는 대처 기법이란 의미를 갖게 됐다. 미국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코핑 기법을 연구해 1980년대부터 학교나 기업 등에 적용해 오고 있다고 한다.




● 미래지향적 생각하면 극복 용이


이 책에서는 사람의 성격을 ‘실망절망 후회형’ ‘안절부절 초조형’ ‘울컥불컥 분노형’ ‘기진맥진 소모형’ 등 7가지 유형으로 분석하고, 자신이 어디에 속하는지 알게 한 후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유형별 셀프 콘트롤 기법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사소한 것에도 낙담하는 실망절망 후회형의 경우 ‘고민해도 과거는 달라지지 않으며, 과거에 연연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는 점을 깊이 인식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한다. 이어 ‘현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같은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을지’와 같은 미래 지향적인 생각으로 바꾸면 외부의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다고 조언한다.

저자는 또 이 책을 통해 “스트레스가 발생하려면 먼저 자극이 있어야 하는데, 자극은 전제 조건에 지나지 않는다”라며 “그 자극을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면 스트레스 반응이 되지만, 그렇지 않으면 스트레스로 이어지지 않는다”라고 설명했다.




● 편파판정, 흥분하지 말고 ‘잊어라’


같은 맥락에서 국내 스포츠심리학 전문가들도 편파판정 같은 스트레스 상황인 경우 심판에게 달려들거나 흥분하지 말라고 조언하고 있다. 한마디로 ‘얼른 잊으라’는 것이다.

국가대표 선수의 심리치료를 담당하는 체육과학연구원 김병현 박사는 “심리학에서 스트레스를 대처할 때 코핑이란 것이 있다”고 운을 뗀 뒤 “실제 현장에서 전문가나 코치진은 편파판정에 흔들리지 말고 경기에 계속 매진하라고 선수들에게 조언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박사는 “보통 스트레스 상황에서의 해결법은 간략히 표현해 그 상황을 적극적으로 돌파하거나, 아니면 애써 회피하거나 둘 중 하나”라며 “편파판정이 벌어진 경기는 선수가 어떤 방법을 취해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므로, 일종의 현실회피로써 얼른 잊고 스트레스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 경기력에 결과적으로 더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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