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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시계는 거꾸로 간다?


나노 세계에서는 시계가 거꾸로 가거나 물이 위로 흐르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정보가 에너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일본 도쿄대 물리학과 마사키 사노 교수팀은 ‘나노 시계’를 역회전시킨 실험을 ‘네이처 피직스’ 14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실험에서 나노 시계 역할은 지름이 287nm(나노미터, 1nm=10억 분의 1m)인 고리 모양의 고분자 물질이 맡았다.

사노 교수팀은 여러 개의 고리형 분자 주변에 전류를 흘려 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도록 실험을 설계했다. 처음에는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던 고리형 분자도 시간이 지나면 다른 분자와 같은 방향으로 회전했다.

그 뒤 교수팀은 고리형 분자의 움직임을 관찰하며 정보를 수집했다. 만약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던 분자가 다시 시계 방향으로 돌려고 하면 전류를 차단해 움직임을 막았다. 이 과정을 반복해 시계가 거꾸로 가듯 고리형 분자가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게 만들었다.

 



● ‘열역학 제2법칙 거슬렀나’ 논란도


사노 교수팀의 이번 실험은 19세기에 처음 제안된 뒤 오래 동안 열역학 제2법칙을 깬다는 이유로 논란이 된 제임스 맥스웰의 ‘도깨비 사고실험’을 나노 세계에서 재현한 연구다.

맥스웰의 도깨비 사고실험은 에너지를 가하지 않고 같은 온도였던 기체를 고온과 저온으로 분리하는 실험이다. 공기가 가득 찬 두 공간 사이에 도깨비가 여닫는 문이 있고, 도깨비는 기체의 움직임을 관찰하다 빠르게 움직이는 분자가 오른쪽 방으로 이동하거나 느린 분자가 왼쪽으로 이동하면 문을 닫는다. 이를 반복하면 오른쪽은 점점 뜨겁게, 왼쪽은 점점 차갑게 변한다.

만약 도깨비 사고실험 같은 현상이 실제로 발생하면 ‘무질서도(엔트로피)’가 증가해 에너지가 점점 줄어든다는 열역학 제2법칙이 깨질 수 있는 셈이다. ‘네이처’ 온라인판 14일자에서는 사노 교수의 연구를 소개하며 “열역학 제2법칙이 깨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사노 교수의 이번 실험이 열역학 제2법칙을 거스르는 연구는 아니라는 분석이다. 서울 고등과학원 물리학과 박형규 교수는 “우리가 사는 세계보다 입자 수가 극히 적은 나노 세계에서는 물리 법칙이 깨질 수 있다는 가설이 이미 있었다”며 “오히려 나노 세계에서도 정보를 이용하면 열역학 제2법칙이 지켜질 수 있다는 발견”이라고 설명했다.

사노 교수도 “정보를 받아들여 전류를 끊거나 흘리는 ‘일’을 컴퓨터가 했기 때문에 법칙이 깨진 것은 아니다”라며 “정보도 에너지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앞으로 나노 크기의 기계나 인공 분자를 만들 때 정보-에너지 전환 기술이 유용하게 쓰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세민 동아사이언스 수습기자 ju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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