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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만 둘인 쥐, 새로운 포유류 생식법 등장

 

 

동성애 커플도 아기 가질 수 있을까


포유류가 자손을 퍼트리는 방법은? 그야 암컷과 수컷이 짝짓기를 해서 자식을 낳는 거다. 그래서 우리 인간을 포함해 포유류의 자손들은 반드시 생물학적 엄마 아빠가 존재한다. 비록 함께 살지 않거나 누군지 모를 경우가 있다고 해도 말이다.

그런데 최근 유전기술이 발달하면서 포유류 생식이 점점 복잡한 양상을 띠어가고 있다. 엄마만 둘인 경우가 가능해졌다. 올 4월에는 엄마 둘에 아빠 하나인 경우도 등장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는 아빠만 둘인 경우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최근 미국의 연구팀이 유전적으로 아빠만 둘인 쥐를 탄생시켰다고 ‘생식생물학지(Biology of Reproduction)’에 발표했다. 그런데 괴상하게도 그 쥐는 암컷과 수컷 간의 정상적인 짝짓기를 통해서 태어났다. 어쩌면 남성 동성애 커플이 자신의 유전자를 반반씩 가진 자식을 가질 수 있을 날이 올지도 모른다.

 

 




암컷 쥐와 수컷 쥐 ‘톰‘(하얀색 화살표), 그리고 그 둘 간의 새끼들이다. 이때 암컷 쥐는 수컷 쥐 ‘프레드릭‘의 유전자만 가진 난자를 만들어내도록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쥐다. 그래서 암컷 쥐와 수컷 쥐 톰 간의 짝짓기로 태어난 새끼들 가운데에는 수컷 두 마리의 유전자만 가진 경우가 나타난다.

 

 


● 괴상한만큼 복잡한 과정 동원


“괴상한 프로젝트이긴 하지만 과연 가능한지 알아보고 싶었다.”

미국 휴스턴 소재 텍사스 대학 M.D. 앤더슨 센터의 유전학자 리처드 R. 베링거(Richard R. Behringer) 교수는 아빠만 둘인 쥐를 탄생시킨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구팀은 복잡한 과정을 동원해야 했다. 우선 ‘프레드릭’이라는 이름을 붙여준 수컷 쥐에서 세포를 얻었다. 프레드릭의 세포 속 염색체는 보통 수컷 쥐처럼 XY 염색체가 들어있다.

연구팀은 프레드릭에게서 얻은 세포를 모든 조직 세포로 분화가 가능한,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역분화 만능 줄기세포(iPS cell)’로 변신시켰다. 그런 다음 이 줄기세포를 여러 개로 분열시켰다.

이때 분열된 세포 가운데 1%는 자연스럽게 Y염색체를 잃는다. 따라서 애초에 XY였던 프레드릭의 세포에서 X염색체는 남고 Y염색체가 없는 세포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은 이런 세포를 ‘XO 세포’라고 했다.

연구팀은 XO 세포를 초기 배아 단계에 있는, 보통 정자와 난자로 만들어진 포배낭에 삽입했다. 그런 다음 이를 대리모 역할을 하는 암컷 쥐에 이식했다.

대리모가 낳은 새끼는 프레드릭의 유전자와 포배낭의 유전자 둘 다 갖게 된다. 그러면 그 암컷 새끼가 성장하면서 프레드릭의 유전자만 들어있는 난자도 만들어낸다.

마지막 단계로, 연구팀은 이 암컷을 수컷 쥐 '톰'과 짝짓기를 하도록 했다. 그러면 이 둘 간의 새끼 중에는 오직 프레드릭과 톰의 유전자로 구성된 자손이 나온다. 딸일 수도 아들일수도 있다. 이렇게 해서 유전적으로 아빠만 둘인 쥐가 탄생하는 것이다.




● 인간에게 적용할지는 의문


그렇다면 이 방법이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을까. 그래서 남성 동성애자들도 자신들의 유전자를 절반씩 가진 아이를 가질 수 있을까.

이 물음에 연구팀은 “아주 먼 일”이며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 “엄청난 장애물이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윤리적인 면도 문제지만 기술적으로 큰 문제다. 쥐에 해봤던 기술을 인간에게 실제로 적용할 수 있을 의문이기 때문이다. 쥐의 실험에서처럼 여러 세대가 필요했다. 게다가 보통 세포에서 줄기세포로 만드는 기술은 아직까지 위험하다. 자손에게 암을 유발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언젠가는 기술이 발전하면 아빠 둘 유전자를 가진 자녀가 태어날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런 세상이 오면 가족의 모습도 아주 많이 달라질 것이다.

 

 

 

 



박미용 동아사이언스 객원기자 pmiy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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