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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폭설… 뜨거운 북극 때문이라고?


지난해 12월 25일, 우리나라가 맞은 크리스마스의 날씨를 기억하시나요? 이날 서울의 기온은 영하 16도까지 내려갔고, 매서운 추위 때문에 여러 가지 사고도 일어났습니다. 수도관이 얼어 터지는 경우도 있었고, 전기 계량기가 망가져 정전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은행에 있는 기계가 얼기도 했죠. 지난 30년간 지나갔던 크리스마스 중 가장 추웠다고 해서 ‘30년만의 성탄 한파’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지구에서 우리나라보다 북쪽에 위치한 나라에서는 이미 11월부터 추위의 기록을 새로 쓰고 있었습니다. 영국에는 25cm의 폭설이 내려 17년 만에 최고 기록을 세웠고, 기온도 영하 18도까지 내려갔습니다. 지난 12월 중순 미국 중서부 지역도 추위 속에 최고 50cm까지 큰 눈이 내렸고, 중국도 다른 해보다 10도 낮은 영하 45도의 기온이 지속됐습니다.

 




2011년 새해도 꽁꽁 언 채 시작됐습니다. 1월 1일부터 이어진 추위로 인해 서해안과 남해안에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전북 고창군에서는 눈이 40cm 정도 쌓였다니 그야말로 ‘눈 폭탄’을 맞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1월 2일에는 서울의 한강도 얼었습니다. 한강이 매년 1월 13일 정도에 언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번 겨울 추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겨울을 왜 이렇게 춥고 눈도 많이 오는 것일까요? 기상청은 ‘북극이 더워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북극의 중심부가 보통 때보다 훨씬 따뜻해지면서 영하 50도를 넘나드는 차가운 북극의 공기가 아래쪽으로 내려왔다는 것이죠. 그래서 유럽과 미국, 아시아 에는 다른 때보다 일찍 매서운 추위가 몰려왔고, 눈도 많이 내렸습니다.





북극을 포함한 지구의 북반구에는 차가운 공기의 소용돌이가 있습니다. 이 차가운 소용돌이는 강해졌다가 약해지기를 반복하고 있죠. 이런 흐름은 수십 일이나 수십 년 사이에 한 번씩 되풀이 됩니다. 이런 현상을 가리켜 ‘북극진동’이라고 부릅니다. 북극진동은 유럽과 아시아 등이 있는 중위도의 날씨에 많은 영향을 줍니다. 기압(공기가 누르는 힘)의 차이 때문이죠.

보통 차가운 공기는 따뜻한 공기보다 무겁습니다. 따라서 같은 양의 공기라도 공기가 차가운 쪽에서 기압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북극의 기압이 중위도 지역보다 높은 셈이죠. 만약 북극이 차가워지면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가 많이 나게 됩니다. 이때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담아두는 공기의 흐름인 ‘제트기류’도 강해져 차가운 공기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것을 막습니다.

제트기류는 중위도 지역에서 남북 방향으로 흔들리면서 서쪽에서 동쪽으로 강하게 부는 바람입니다. 제트기류는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남쪽으로 내려가지 못하게 하는 둑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바람의 세기는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온도 차이가 클수록 강해집니다.

그런데 북극이 따뜻해지면 북극과 중위도 지역의 기압 차이가 적어집니다. 그러다 보니 제트기류도 약해져 차가운 공기를 막아두기 어려워지죠. 이 때문에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의 온도도 내려가게 되는 것입니다. 또 북극에서 중위도 지역으로 내려온 차가운 공기는 남쪽으로 오면서 따뜻하고 물기도 많은 공기 덩어리를 만나게 됩니다. 이때 많은 양의 눈이 만들어졌고 유럽과 아시아, 미국 등에 내리게 됐습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이번에 내린 눈은 지구온난화 때문에 북극 지방의 얼음이 녹아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북극과 유라시아 대륙, 북아메리카 대륙에 둘러싸여 있는 바다인 북극해에 있는 얼음은 지구가 따뜻해지면서 빠르게 녹고 있습니다. 지난 10년간 이 바다에 떠 있던 얼음 중 10분의 1이 녹았다니 그 속도를 짐작할 수 있겠죠?

바다를 덮고 있던 얼음이 녹으면서 바닷물이 더 빨리 마르게 됐습니다. 이런 현상은 지구에 많은 구름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줬죠. 그러다보니 북극해 주변에 있는 유라시아 대륙과 북아메리카 대륙에 많은 눈을 내리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또 시베리아 등에 쌓인 눈이 햇빛을 반사해 추위가 닥쳤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하얀 색의 눈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반시시킵니다. 따라서 눈이 많이 내린 시베리아의 땅은 점점 더 차가워지겠죠. 이때 시베리아 지역에는 차가운 공기가 점점 커지게 됩니다. 덩치가 커진 차가운 공기 덩어리는 지구 전체의 공기를 뒤섞고, 북극의 차가운 공기에 영향을 줬다는 것입니다.





지구의 온도가 올라가는 ‘지구 온난화’는 단순하게 지구 전체가 골고루 더워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겨울처럼 북극의 차가운 기운이 내려오는 것처럼 원래 지구에서 나타나던 현상이 깨지는 것입니다. 여러 과학자들은 최근에 내린 많은 눈과 강한 추위 등이 지구온난화의 확실한 증거라고 설명합니다. 지구 스스로 온도를 낮춰 더워진 지구 전체의 온도를 조절하려는 것이죠.

그런 뜻에서 이번 겨울 우리에게 닥친 추위와 눈은 지구온난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지구 스스로 지구온난화에 맞서기 위해 일으키는 다양한 자연현상을 보면서, 우리도 지구를 위해 할 일은 없는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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