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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총으로 비행기 날리는 바다 위의 요새


| 글 | 전승민 기자


항공모함이란 단어는 특별하다. 절대 무력을 상징한다. 이런 항공모함이 서해 앞바다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의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대대적으로 펼쳐진 서해 한미 합동훈련에 미국의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했다. 국민들은 처음으로 서해 앞바다까지 들어온 항공모함에 큰 관심을 가졌다. 배 위에서 최신예 FA-18전투기가 뜨고 내리는 장면은 큰 화젯거리가 됐다.







[현재 미군은 항공모함의 함재기(艦載機)로 ‘F/A-18 슈퍼호닛’ 전투기를 운용하고 있다. 음속의 1.7배 속도로 날 수 있으며 공중전, 지상 및 해상 작전능력, 적외선 정찰능력 등을 고루 갖추고 있다. 함재기는 공군전투기와 일부 구조가 다른데, 먼저 날개를 절반으로 접을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 뜨고 내리기 위해 독특한 모양의

랜딩기어, 착함고리 등도 갖추고 있다.]





90여 대 비행기 뜨고 내리는 움직이는 도시


항공모함은 전투기가 뜨고 내릴 수 있는 대형 선박을 뜻한다. 영국, 인도,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항공모함을 운영 중이지만 가장 크고 강력한 항공모함을 보유한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현재 모두 11척의 원자력 항공모함을 운영 중이다.



11척 중 1척은 세계최초의 원자력 항공모함인 ‘엔터프라이즈’호. 나머지 10척은 모두 크기나 구조면에서 비슷하다. 1975년 취역한 ‘니미츠’호를 기본으로 구조를 개선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10대의 항공모함을 모두 ‘니미츠급’이라고 부른다. 최근 서해에서 합동훈련을 했던 조지워싱턴호는 니미츠급 항공모함 중 6번째 형제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길이는 보통 330m 이상, 폭은 75~80m 정도다. 이 정도면 축구장 3개를 합한 크기다. 만재배수량은 대략 10만t 정도. 즉 짐을 가득 실은 항공모함 1척을 띄우면 바닷물의 부피가 10만t 가량 늘어난다. 전투기, 지원기, 헬리콥터 등을 합해 보통 80~90여 대의 비행기들이 실려 있다. 승무원은 통상 6000여 명 정도. 2대의 원자로가 매일 부산시의 사용량과 맞먹는 전기를 만들어 낸다. 도시가 바다 위에 떠다니는 셈이다. 니미츠급 항공모함 1척을 건조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한국 돈으로 약 7조 원. 유지비는 매년 3000억 원 이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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➊ 항공모함에서 F/A-18전투기가 출격하는 모습. 비행기 뒤쪽으로 쏟아져 나오는 불꽃을 막기 위한 차폐막이 보인다.

➋ 캐터펄트(사출기)를 비행기의 랜딩기어 (바퀴)에 고정시키는 모습.

➌ F/A-18 전투기가 착함고리를 강철줄에 걸고 비행기에 내려서고 있다.

➍ 모든 전투기는 항공모함에 내려서기 전, ‘착함유도등’의 안내를 받는다. 안내등이 켜진 높낮이에 맞춰 비행기 고도를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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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 전투기 관리가 까다로운 이유
항공모함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는 역시 비행기를 뜨고 내리게 하는 일이다. 조종사들에겐 이렇게 큰 항공모함 갑판도 턱없이 좁기 때문이다. 200m 남짓한 활주로는 충분한 속도를 얻어 하늘로 날아오르기도, 안전하게 착륙을 하기에도 부족하다. 항공모함 위에서 조종사들은 어떻게 이·착륙을 하는 걸까. 비행기는 항공모함에서 새총 쏘듯 하늘로 발사되고, 낚시줄에 걸리듯 착륙한다.



하늘로 날아오를 때는 특별한 장치의 도움을 받는다. 갑판 아래에서 공급받는 강한 증기 압력을 이용하는 ‘사출장치(캐터펄트·새총)’를 전투기의 바퀴(랜딩기어)에 고정한다. 그 다음 시속 220km 이상의 속도로 강하게 잡아당겨 비행기를 하늘로 집어 던진다. 랜딩기어와 캐터펄트를 연결한 금속막대(홀드백 바)는 비행기 발사 직전 부러져 나가고, 제트엔진의 추진력과 합쳐져 비행기는 1~2초 만에 하늘로 날아오른다. 니미츠급 항공모함 10척은 모두 캐터펄트를 4개씩 갖추고 있으며, 20초마다 전투기를 1대씩 발사할 수 있다.



착함할 때는 ‘낚시질’ 기법을 쓴다. 해군 비행기는 착함하기 직전 착함고리(어레스팅후크)를 동물이 꼬리를 내리듯 늘어뜨린다. 올바른 각도와 속도로 착함했다면 가로로 늘어 뜨려 둔 3~4개의 강철 줄에 어레스팅후크가 걸리게 돼 있다. 결국 비행기는 낚시에 걸린 물고기처럼 강제로 멈춰선다. 관리자는 감겨져 있던 강철줄이 풀리는 힘도 비행기 무게에 맞춰 조정해 준다. 100회 정도 사용한 강철줄은 모두 새것으로 교체한다. 만약 와이어가 끊기는 사고가 발생하면 ‘바리케이드’라는 큰 그물망을 세워 비행기가 튀어나가는 것을 막는다.



비행기를 항공모함에 내리는 ‘착함’은 조종사에겐 가장 까다롭고 위험한 순간이다. 항공모함은 아무리 규모가 커도 바다 위에 떠 있는 배다. 파도에 흔들리기도 하고, 바람의 영향도 받는다. 흔들거리는 갑판 위에 시속 200km에 가까운 속도로 비행기를 대야 한다. 이 때 실수를 했다간 항공모함이나 활주로 주변에 세워 둔 다른 전투기와 충돌하기 십상이다. 각도를 조금만 잘못 맞추면 착륙제동줄에 걸리지 않으므로 다시 하늘로 날아올라야 한다.



이런 조종사들을 위해 해군은 착함유도등(LSO)이라는 특별한 장치를 제공한다. 정해진 각도에서만 불빛이 보이는 ‘프레넬 렌즈’를 붙인 전등이다. 이 전등 불빛이 보일 때 항공모함 활주로에 배를 가져다 대면 정확하게 착함 각도를 맞출 수 있다. 안정적인 착함 각도는 5° 정도다. 최근에는 주변에 켜 둔 십자형 불빛과 비교해 비행기의 높낮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신형 유도등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비행기의 종류도 다르다. 항공모함용 해군기는 공군기지에서 쓸 수 있지만 공군기를 항공모함에서 쓰기란 불가능하다. 먼저 바퀴(랜딩기어)가 월등히 튼튼하다. 좁은 활주로 위에 부딪치듯 정지하고, 급가속해 하늘로 떠오를 때 큰 충격을 받기 때문이다. 튼튼한 착함고리를 달고 있고, 좁은 공간에서 강하게 추진해 하늘로 날아올라야 하므로 두 개의 엔진이 달린 경우가 대부분이다. 또 하나, 해군 전투기는 날개를 접을 수 있다.





[니미츠급 항공모함은 모든 시설이 갖춰진 바다 위의 도시다. 한국 서해 훈련에 참가했던 조지워싱턴호의 경우 승조원 6250명이 탑승할 수 있고, 선실은 3360개가 넘는다. 각종 휴식·편의시설이 있다. 병원, 우체국, 내부 소식을 전하는 신문, 라디오·텔레비전 방송도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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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타는 전투기
항공모함을 완벽하게 통제하려면 갑판 아래에 숨겨진 여러 가지 시설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항공모함이란 커다란 배 위에 두 개의 갑판을 2층으로 쌓아 올린 구조다. 상부 갑판은 활주로, 하부갑판은 비행기 격납고, 정비고, 무기 보급고 등으로 쓰인다. 격납고에 넣어 둔 비행기는 4개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활주로로 옮긴다. 하부 갑판은 병사들의 운동장소나 집회장소로 쓰일 만큼 넓다.



원자력 항공모함도 정기적으로 연료공급을 받아야 한다. 배가 아니라 전투기에 쓸 항공유다. 1000만L가 넘는 이런 연료는 배 하부, 수면 아래 부분에 있는 탱크에 보관된다. 개인용 숙소, 식당창고에는 3개월치 식량이 실린다. 원자로 2기로 이뤄진 발전설비 등도 모두 갑판 아래에 있다. 병원과 편의점, 커피전문점, 우체국, 세탁소와 쓰레기 처리장까지 없는 시설이 없다. 눈에 띄지 않는 일을 하는 수많은 대원과 숨겨진 첨단 장비들. 이들이 움직여야 90여 대의 비행기도 위용을 발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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