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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살리는 13가지 방법


| 글 | 김윤미 기자


지구공학을 실행한다면 미래 모습은 어떻게 펼쳐질까. 지금까지 논문으로 발표된 지구공학 아이디어들을 땅과 바다, 하늘 및 우주로 나눠 정리해 봤다. 영국 학술원이 2009년 발간한 보고서 ‘과학, 정책 그리고 불확실성’에 근거해 효과, 비용, 시간, 안전 점수를 매겼다. 가장 실현 가능성 높은 아이디어는 무엇인지 살펴보자.















지구온난화로 가열되고 있는 지구를 식힐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온실효과를 줄이거나 들어오는 햇빛을 반사시켜 열 공급을 차단하는 것이다. 땅은 자연환경이 다양할 뿐 아니라 인공물을 설치하기 쉬워 두 가지 지구공학 방법을 적절히 섞어 활용할 수 있다.



육지 생태계는 연간 3억t의 탄소를 흡수하며 대기보다 3배 많은 탄소를 저장하고 있다. 또는 사막처럼 잘 활용하지 않는 지역에 햇빛 반사장치를 설치하면 에너지를 우주로 되돌려 보낼 수 있다.













1 사막에 반사판 설치하기

2007년 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이 발표한 4차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1990년 수준보다 2배를 넘으면 지구에는 제곱미터당 4W의 에너지가 남는다. 남는 에너지는 지구를 데우는 데 쓰인다. 이 남는 에너지를 소멸하려면 현재 지구에 들어오는 햇빛의 약 1.8%를 우주로 되돌려보내야 한다. 사막은 지구 표면에서 약 2%의 면적을 차지한다. 알비아 개스킬은 2004년에 쓴 ‘전 지구 알베도(햇빛을 반사시키는 비율) 향상 프로젝트’에서 “폴리에틸렌 알루미늄으로 반사판을 만들어 사막의 알베도를 0.36에서 0.8로 올리면 전 지구적으로 냉각효과가 -2.75W/m2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사막을 다른 용도로 사용할 수 없고, 사막 생태계가 변한다. 국지적인 복사력의 변화가 넓은 범위의 대기 순환 변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동아프리카의 몬순이 아프리카의 사하라에 비를 가져오는 식이다.



게다가 반사판을 설치하는 비용은 연간 1m2 당 0.3달러가 들어갈 것으로 추정된다. 약 10%의 지각 표면(10조m2)에 반사판을 설치한다면 연간 1조 달러가 들어간다.









2 나무와 농작물 기르기

매년 숲은 대기에 있는 것보다 2배가 넘는 막대한 양의 탄소를 가져간다. 땅을 개간한다며 숲을 파괴하면 거대한 탄소 저장고를 잃게될 뿐 아니라 막대한 양의 탄소를 대기로 방출하는 꼴이 된다.



열대림이 파괴될 때 연간 1.5억t의 탄소가 방출한다. 이는 전체 탄소 배출량의 16%로 거대 수목림의 파괴는

가장 심각한 배출원 중 하나로 꼽힌다. 따라서 신규조림과 재조림뿐 아니라 산림을 파괴하지 않는 방법도 탄소를 묶어두는 데 도움이 된다. 이제껏 이런 방법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 없어 지구공학으로 여겨지지 않았지만, 즉시 실행할 수 있고 좋은 부산물이 많아 지구공학에서도 유익한 방법으로 손꼽힌다.



한편 햇빛을 대기로 더 많이 반사시키는 다양한 농작물을 기른다면, 지구의 평균기온을 낮출 수 있는 물리학적 방법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앤디 리그웰 미국 리버사이드대 교수는 이런 가설에 알맞은 작물을 재배한다면 유럽과 북미는 물론, 북아시아 일부 지역의 여름 기온을 1℃정도 낮추고 가뭄을 예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구기후모델로 밝혀냈다.



식물은 잎이 번들거리는 정도와 배열 방식, 잔털의 정도에 따라 반사 능력이 다르다. 가능하다면 반사가 잘되게 작물의 유전자를 변형시킬 수도 있다. 이 방법은 돈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 국제적인 협력도 필요하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 이 연구는 ‘현대생물학’ 1월 27일자에 발표됐다.









3 암석의 풍화 작용

지구 진화 초기에 원시 대기 속에는 지금보다 훨씬 많은 이산화탄소가 있었다. 그런 대기가 현재처럼 된 것은 이산화탄소가 탄산염의 형태로 바닷속에 침전됐기 때문이다. 대륙에서도 암석의 화학적 풍화작용으로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이산화탄소가 녹은 빗방울이 암석 위에 떨어지면 중탄산 이온(HCO3-)을 만든다. 중탄산 이온은 바다에서 칼슘 이온과 반응해 석회암을 만든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데는 수천 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연간 암석에 흡수되는 탄소량은 1억t 정도. 화석 연료가 내뿜는 양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또 모든 규산염과 탄산염은 이산화탄소에 1대 1로 반응한다. 하지만 규산염과 탄산염은 이산화탄소 분자의 무게보다 2배 이상 나간다. 즉 이산화탄소 1t을 없애려면 이런 광물 2t이 필요한 셈이다.



만일 감람석 같은 규산염 광물을 농사짓는 흙에 뿌려 우리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없애려면 매년 7km3에 해당하는 규산염 광물을 파야 한다. 이는 현재 생산하고 있는 석탄의 2배에 해당하는 막대한 양이다.









4 에어캡쳐

에어캡쳐(air capture)는 일반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장치다. 이 장치는 다른 탄소 포집 및 저장(CCS) 기술과 다르다. CCS는 석탄 화력발전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한 뒤, 지하에 영구보존한다.



이에 반해 에어캡쳐같은 공기 포집 장치는 어디에 있든지, 공기 중에 존재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할 수 있다. 따라서 에어캡쳐는 자동차나 비행기와 같은 운송수단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농도가 0.4%에 불과한 이산화탄소를 대기 중에서 바로 흡수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농도가 낮아 열역학적으로 어렵고 흡수한 공기를 이동시키려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캐나다 캘거리대 기후변화 과학자인 데이비드 키이스 교수팀은 공기에서 직접 이산화탄소를 포집하는 연구에 몰두해 상업화에 가까운 기술을 선보이고 있다. 연구팀은 100kWh 미만의 전기를 사용해 공기 중에서 직접 이산화탄소 1t을 제거했다. 단지 표면적 1m2의 이산화탄소 분쇄 및 분리 물질을 이용하면 1년에 20t의 이산화탄소를 제거할 수 있다. 석탄 화력발전소에 적용하면 같은 양의 전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10배를 포집할 수 있다.









5 지붕 하얗게 칠하기

지구의 평균 반사도는 0.15다. 제곱미터당 118W의 에너지가 들어올 때 30W가 되돌아 나간다. 목표대로 4W/m2를 낮추려면 알베도를 0.15에서 0.17로 늘려야 한다. 알베도 0.02가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지구 표면의 대부분이 바다로 덮여 있고 모든 지각 표면에서 알베도를 높일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달성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알베도를 높일 수 있는 지역은 최대 1.0까지 올려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 로렌스 버클리

연구소의 하셈 아크바리 박사는 건물의 지붕과 도로의 반사율을 높이면 도시의 알베도가 0.1이 오른다고 2009년 발표했다.



이 방법은 특히 한여름에 효과가 좋아 냉방비를 절감했다. 하지만 페인트를 사서 집을 칠하는 과정을 10년에 한 번 꼴로 반복한다면 미국에서만 연간 1m2당 0.3달러가 들어간다. 만약 지표면의 1%를 하얗게 칠한다면 연간 3000억 달러가 들어갈 것이다.

















지구 표면적의 약 70%를 차지하는 바다는 땅과 대기가 비견될 수 없을 만큼 많은 탄소를 흡수하고 있다. 해양 메커니즘을 충분히 이해하고 잘 활용한다면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 바다에 철 뿌리기와 풍화 작용, 해양펌프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방법, 해양 분무기와 빛나는 바다는 태양열을 반사하는 방법이다.









6 바다에 철 뿌리기

바다에는 엄청난 양의 탄소가 저장돼 있다. 대기 속 탄소의 양은 약 7500억t. 하지만 바다에 들어 있는 양은 자그마치 35조t이다. 특히 탄소를 가장 많이 묶어두는 주인공은 해양식물이다.



조류를 비롯한 식물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유기물의 형태로 저장한다. 이 유기물은 중력에 의해 해수 표면에서 심해로 떨어지며 상위 포식자의 먹이로 쓰인다. 이 과정에서 일부는 호흡을 통해 다시 방출되지만 대부분은 배설물이나 생물 잔해의 형태로 바다 밑바닥에 가라앉는다. 완벽한 탄소 저장고인 셈이다.



이런 기능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해양식물의 성장을 돕는 영양분을 인위적으로 공급하자는 주장이 있다. 해양식물의 조직을 구성하는 원소는 질소와 인, 철이다. 이 중 철은 바다에 미량으로 존재한다. 식물 조직은 철 원자 1개마다 탄소 원자 10만 개가 반응해 만들어진다. 바다에 철을 충분히 공급한다면 해양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양의 탄소를 저장할 수 있다. 1994년부터 15년 동안 약 12번의 철 비옥화 실험이 실시됐다.



그러나 그 결과는 들쭉날쭉이다. 일본 도쿄대 연구팀이 2005년에 철강 슬러그를 해양 연안에 묻는 실험을 하자 해조류 수가 8개월 동안 약 8배로 증가했다. 또 철광석을 매설한 장소는 1km2당 이산화탄소를 연간 5.5kg 흡수했다.



하지만 가장 대규모로 실시했던 2009년 로하펙스(LOHAFEX, 로하 (loha)는 힌두어로 철을 의미한다) 프로젝트는 약 6t의 황산철을 남극해에 뿌렸으나 규조류의 성장이 미미했다. 규조류의 성장에 필수적인 영양소인 규산이 부족한 바다에서 시행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플랑크톤 중에는 독소를 내뿜는 것도 있다. 이는 해양 생태계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7 바다 속 풍화 작용

땅 위에서처럼 이산화탄소를 광물로 만들어 저장하는 과정은 바닷 속에서도 일어난다. 바닷물에 녹은 이산화탄소 분자 2개는 칼슘이온과 결합해 석회암이 된다. 이런 과정을 풍화작용이라고 한다. 탄산염도 탄소 분자 한 개와 결합하는데 규산염 광물보다 물에 더 잘 녹는다는 이점이 있다. 풍화작용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효과가 뛰어나다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 또 바다 속 풍화작용은 이산화탄소를 직접 바다에 주입하는 방법에 비해 산성도(pH) 변화가 적기 때문에 생물학적으로 해가 적다. 또 석회석은 바다의 pH를 조절해 바다가 산성이 되는 것을 방지한다. 또 용해된 석회석은 바다 속에서는 이산화탄소를 품고 있지만 대기 중에서는 방출시킨다.



하지만 이런 과정이 일어나는 데 수천 년이 걸리는 단점이 있다. 중탄산염을 직접 바다에 뿌리는 방법도 있는데, 이는 물질이 충분히 바다 깊숙이 들어가지 못하면 반응이 매우 느리고 약하게 일어나는 단점이 있다.









8 해양 분무기

소금 입자는 구름 입자를 만드는 데 유용하다. 물과 잘 결합하는 성질 때문에 수증기와 엉겨 구름 입자로 성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지구공학자들은 바닷물을 분무기처럼 하늘 위에 뿌려서 구름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구름은 햇빛을 반사시키는 훌륭한 장치가 될 것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곧바로 분무장치를 꺼 버리면 그만이다.



대기로 올라간 염분 입자들은 강수로 내리거나 대기 중에 흩어질 것이기 때문에 별다른 환경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마음대로 수증기량도 조절할 수 있다. 해염 입자는 현재도 바다 위에서 많이 만들어지고 있지만 발생 시기가 다르고 해역마다 정도도 다르다. 과학자들은 해염 입자로 구름을 만들면 목표치에 맞게 냉각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스테판 솔터 에딘버그대 교수와 존 라담 콜로라도 미국립기상연구소 박사는 원통형의 실린더를 회전시켜 추력을 얻는 배를 고안했다. 이때 얻은 전기는 바닷물을 끌어 올리는 모터를 돌리는 데 쓰인다. 1초마다 물을 5만L씩 분무하는 이 배는 풍력으로 움직이고 원격으로 조절 가능해 어디든 운항할 수 있다.









9 빛나는 바다

러셀 세이츠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해양 표면을 빛나게 만드는 자연물을 고안했다. 바로 거대한 양의 미세기포(microbubble). 연구팀은 미세기포를 해수 표면에 주입해 햇빛을 막는 거울로 쓰자고 제안한다. 기포는 배를 이용하거나 물속에 압축공기를 넣는 펌프를 이용해 만든다. 이 기포는 자연 발생하는 기포보다 훨씬 작아 지름이 2마이크로미터(1μm=100만 분의 1m)정도다. 연구팀이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에 따르면 미세기포로 물의 알베도를 2배로 증가시켰더니 지구의 온도가 3°C 이상 떨어졌다. 더불어 기포는 강과 호수에서 증발을 줄여 수자원도 보호했다. 하지만 넓은 면적에 기포를 만들어 넣을 수 없다는 게 문제다.



연구팀은 최대 1km2 면적까지 주입하는 것은 가능하나, 그 이상은 기술적으로 어렵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해양에 주입하려면 1000개의 풍력발전기가 있어야 한다. 기포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도 없다. 기포는 물에서 반사작용을 하기 전에 떠올라 터질지도 모른다. 이 연구는 ‘빛나는 물 (Bright Water)’이라는 개념으로 지난해 저널 ‘기후변화’ 12월 7일 온라인에 발표됐다.









10 해양 펌프

‘가이아 가설’로 유명한 영국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아예 물리적인 방법으로 심해수를 표면으로 끌어올리자고 제안한다. 영양분이 풍부한 심해수를 표면층으로 끌어올리면 표면에 서식하는 녹조류에 영양을 공급해

광합성을 촉진하고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영국 과학박물관장 크리스 래플리와 함께 길이 100~200m, 지름이 10m인 대형 파이프 수천 개를 고안했다. 바다 속에 수직으로 띄운 파이프는 너울의 움직임에 따라 움직인다. 파이프 끝에 달린 밸브는 파이프가 하강할 때 열려 심층수를 들어오게 하고 상승하는 동안에는 닫혀 심층수를 표면으로 옮긴다. 연구팀은 이 밸브가 별도의 외부 전력 없이도 작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미국 민간기업 앳모션(Atmocean)은 이와 비슷한 파이프를 제작해 실험 시스템을 구축했다. 2007년에는 200m 깊이 심층수를 끌어올리는 실험을 했다. 이 회사는 1억 3400만 개의 펌프를 설치하면 매년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3분의 1을 제거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반대로 이산화탄소가 녹은 밀도 높은 물을 물리적인 힘으로 바다 깊숙이 끌어 내리는 방법도 있다. 심해로 흡수된 이산화탄소가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데는 1000년이라는 긴 시간이 걸린다. 심해는 온도가 낮고 압력이 높아 이산화탄소가 안정적으로 녹아 있다. 이렇게 물리적인 방법으로 해양 순환을 변화시키면 빠르게 탄소를 격리시킬 수 있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심층수를 표면으로 끌어올리는 방법은 예상치 못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스콧 도니 미국 우즈홀해양연구소(WHOI)의 해양화학 박사는 “심해수에는 다량의 탄소가 무기물 형태로 저장돼 있다”며 “이 같은 심해 바닷물을 표면으로 가져올 경우 오히려 이산화탄소를 공기 중으로 뿜어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어느 지역에서 바닷물이 솟아 오르면 다른 지역은 하강하게 마련이다. 국지적으로는 탄소 감소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전체적으로는 균형을 이룰 것이므로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하늘은 기후학자들이 가장 먼저 지구공학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은 곳이다.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했을 때 하늘 가득 덮은 황산 입자가 햇빛을 반사해 지구의 온도를 낮춘 적이 있다.



이후 연구자들은 화산을 모방해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시작했다. 인공 구름과 태양 반사장치도 마찬가지. 하늘과 우주에 적용하는 지구공학 아이디어는 모두 태양열을 반사시키는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방법은 위급한 상황에 지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비상책일 뿐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한다. 전문가들은 온실 가스 배출 감축노력을 꾸준히 진행하면서 태양열 차단 방법을 적절히 병행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11 성층권에 황산 입자 뿌리기

작고 반사를 잘 시키는 입자를 성층권에 뿌려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아보자는 방안이다. 이 아이디어는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한 사건을 계기로 등장했다. 화산 폭발로 뿜어져 나온 황산염 입자가 햇빛을 반사해 약 1년 동안 지구가 냉각됐기 때문이다. 이후 과학자들이 이 현상에 착안해 지구 온난화를 상쇄하는 방안으로 인공 화산을 제안하고 있다.



뿌리는 입자의 크기는 마이크로미터의 수십 분의 1 수준. 이보다 더 크면 오히려 나가는 열을 가둬 지구를 덥게 만들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황산 입자는 매우 효과적인 재료다. 알갱이가 작은데다 색이 하얘서 반사도가 뛰어나기 때문이다. 황화수소나 아황산가스의 형태로 뿌리면 빠르고 균일하게 성층권 하부에 퍼진 뒤 산화돼 황산 입자만 남는다. 그렇다면 왜 성층권일까. 성층권은 물질의 대류운동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 상태가 무척 안정하다. 만일 성층권 아래에 있는 대류권에 뿌리면 애써 뿌린 황산 입자가 비로 변해 사라진다. 지구공학자들은 산성비 문제도 큰 위협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성층권에 뿌리는 황산의 양은 화산에서 나오는 양이나 산업 활동으로 배출하는 양에 비해 훨씬 적기 때문이다. 또 원래 성층권 하부에는 자연적으로 생긴 황산염 입자층이 깔려 있다. 예를 들어 대류권에서 올라온 황화카르보닐 같은 기체는 안정한 성층권에서 오랫동안 남아 있다.



지구공학으로 사용하려면 전문가들은 연간 100만~500만t의 황을 뿌려야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 정도면 매년 비행기가 내뿜는 양의 10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황산의 효과는 단 몇 년 동안만 지속되므로 입자를 수십 년 또는 몇 세기 동안 계속해서 뿌려야 할 수도 있다.



미국 국립기후자료센터 소속 톰 위글리는 제트 엔진, 대포, 풍선 등을 이용하면 태양열을 감소시키는 동시에 황 오염 수준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12 태양 반사장치

아예 우주에서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차단하면 어떨까. 황당하지만 우주공간에 반사장치를 설치하자는 아이디어는 20여 년 전부터 있었다. 1989년 미국 로렌스 리버모어 국립연구소의 제임스 얼리는 달에 수억만t의 암석으로 만든 반사장치를 만들어 햇빛을 되돌려 보내자고 했다. 같은 연구소의 에드워드 텔러는 1997년에 마이크로미터 두께의 알루미늄을 촘촘하게 엮어 띄우자는 제안을 했다. 하지만 차단막을 어떤 디자인으로 어디에, 몇 개를 놔야 하는가.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원들은 1992년 면적이 100m2인 거울을 5만 5000개 띄우면 된다고 제안한다. 만일 적도 위 고도 2000~4500km 위에 토성처럼 먼지로 된 고리를 설치해 태양 에너지 2%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지입자 20억t이 필요하다. 이 물질은 지구에서 우주로 쏠 수도 있지만, 달이나 혜성에서 가져올 수도 있다. 태양 반사장치를 띄울 때는 시스템의 질량과 수명의 관계를 고려해야 한다. 반사장치를 작고 가볍게 만들면 제작과 발사에 들어가는 비용은 줄겠지만, 빛의 압력을 받아 궤도를 벗어나는 등 수명이 짧아진다. 그래서 현재는 지구에서 약 150만km 떨어진 L1 포인트(라그랑주 점), 즉 지구와 태양 중력이 모두 같은 곳이 대상이 되고 있다.



이 곳은 역학적으로 매우 안정돼 위치를 벗어나도 저절로 원래의 위치로 되돌아온다. 태양에너지 2%를 줄이려면 반사장치를 30만km2 면적으로 깔아야 한다. 우주 반사장치의 가장 큰 장점은 설치 후 기온 감소가 불과 몇 년 안에 빠르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하지만 계획대로 모두 짓는 데 수십 년이 걸리기 때문에 설치하는 동안 이산화탄소가 계속 증가할 수 있다.









13 구름 반사도 높이기

구름은 햇빛을 매우 잘 차단하는 물체다. 구름을 만들어 태양에너지를 우주공간으로 되돌려 보내자는 방안은 1977년 기상학자인 트와미의 발견에서 시작했다. 구름응결핵으로 작용하는 입자의 수를 늘리면 구름의 알베도(햇빛을 반사시키는 비율)가 높아지고 생존시간도 길어진다는 내용이었다.



구름 입자는 작을수록 더 햇빛을 잘 반사시킨다. 표면적이 크고 하늘에 떠 있는 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구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크기의 입자를 정확한 양으로 뿌릴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다. 현재 쓰는 구름 입자 생성기는 실험실 수준이지만 지구공학에 사용하려면 규모가 더 커져야 한다.



미국 기상연구대학연합의 존 라뎀 박사는 2008년 영국 왕립학회에서 발간하는 ‘철학회보’에서 “구름의 양이 현재보다 2배 많아지면 이산화탄소 농도가 2배가 되더라도 감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특히 중요한 구름이 해안에 떠 있는 낮은 고도의 층운이다.



이 구름은 입자의 밀도가 높고 반사율이 높아 효과적으로 햇빛을 차단한다. 하지만 권운처럼 높은 고도에 떠 있는 얇은 구름은 지구로 들어오는 햇빛을 막는 동시에 지구에서 나오는 적외선을 잡아둬 대기를 데운다. 적도 지역은 생성되는 구름의 약 75%가 권운일 정도로 상층 구름이 잘 생긴다. 따라서 적도의 온난화를 방지하고 구름의 냉각효과만 남기려면 대기 상층에 응결핵을 더 뿌려 권운을 비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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