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척박사 연구소

척척박사 연구소과학이야기제목별로 보기해설이 있는 과학

해설이 있는 과학

최신 소식 속에 담긴 다양한 과학정보에 대한 해설입니다.

공생 관계, 아슬아슬 변하기 쉽다고?






보통 공생은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것을 말한다. 꽁무니로 단물을 주는 진딧물과 진딧물을 지켜 주는 개미, 질소고정을 해 주는 뿌리혹박테리아와 산소와 영양분을 주는 콩과 식물처럼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를 의미하는 것이다.

이런 공생 관계는 한 번 맺어지면 끈끈한 우정처럼 변함없을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이런 공생 관계가 생각보다 아슬아슬하고 변하기 쉽다고 한다.



아프리카의 아카시아와 크레마토가스터 미모시 개미는 서로 공생하는 사이다. 아카시아는 속이 빈 커다란 가시를 만드는데, 개미의 집이 된다. 또 아카시아는 꿀을 만들어 개미들에게 먹이도 준다. 대신 개미들은 아카시아 잎을 뜯어먹는 동물들로부터 아카시아를 지켜 준다. 개미들의 극성에 기린 같은 큰 동물들도 잎을 뜯어먹기 힘들 정도다.

그런데 잎을 뜯어먹는 동물들이 없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로 미국 플로리다대 동물학과 토드 팔머 교수팀이 이런 실험을 해 보았다. 아카시아 주변에 전기 울타리를 쳐서 잎을 먹는 동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 것이다. 팔머 교수는 이렇게 하면 아카시아가 더 풍성한 잎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생겼다. 오히려 아카시아들은 약해지고 말라 죽는 경우도 많았다.

이 이유는 바로 아카시아가 개미에게 소홀해졌기 때문이다. 잎을 먹는 동물들이 없어지자 아카시아 나무는 가시의 수를 점점 줄이고 꿀도 조금 만들었다. 대신 자기 몸집을 키우는 데 더 열중한 것이다.

그러자 개미들의 수는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진딧물처럼 아카시아에게는 해충이지만 개미에게는 달콤한 즙을 만들어 주는 벌레들을 불러들이기도 했다. 결국 아카시아는 개미들에게 버림받아 약해지고 말라 죽는 경우가 많아지게 된 것이다.

공생 사이에도 주고받기는 철저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이 한 개체의 콩과식물 뿌리 가닥을 둘로 나누고 한쪽의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보통의 공기를, 다른 한쪽에게는 질소가 적게 든 공기를 줬다. 한쪽 뿌리의 뿌리혹박테리아는 질소고정을 잘 할 수 없게 만든 것이다.

그러자 콩과식물은 질소를 잘 주지 않는 뿌리혹박테리아에게는 산소와 영양분을 적게 주는 걸로 나타났다. 콩과식물이 뿌리혹박테리아가 질소를 얼마나 주는지 알고 또 거기에 따라 자신이 주는 것도 조절한다는 의미다.

공생은 넓은 뜻으로는 한 쪽만 이익을 보는 경우도 포함한다. 그래서 공생을 상리공생, 편리공생, 기생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상리공생은 서로 이익을 주고받는 관계, 편리공생은 한쪽만 이익을 얻는 관계, 기생은 한쪽은 이익이지만 한쪽은 손해인 경우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런 구분도 쉽게 바뀌는 것이다.



실제로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기생에서 공생으로 관계가 완전히 바뀌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몸속에 가만히 숨어 있다가 피곤하면 입술에 물집을 만들곤 해서 인간에게 해를 끼치며 ‘기생’하는 존재라고 생각돼 왔다. 그러나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면역력을 높여 주는 공생 관계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워싱턴대 의과대학 연구팀이 쥐를 이용해 실험한 결과, 헤르페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인터페론 감마’라는 물질을 만드는데, 이 물질이 면역력을 높여 준다는 것이다.

환경이 변해서 관계가 변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사람의 장 속에 사는 박테리아는 음식물의 소화를 도와 더 많은 에너지를 얻게 해 주는 공생 관계다. 하지만 지나친 에너지의 섭취로 비만이 된 사람에게도 공생 관계라고 할 수 있을까?



기생에서 공생으로 빠르게 진화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주 멜번대의 앤드류 위크스 교수팀이 초파리를 ‘월바키아’라는 박테리아에게 감염되게 했다. 그러자 처음에는 초파리의 번식력이 15~20% 떨어졌지만 20년이 지난 뒤에는 번식력이 10% 증가했다. ‘월바키아’ 박테리아가 번식력을 떨어뜨리는 기생관계에서 번식력을 높여 주는 공생 관계로 진화한 것이다.

이외에도 꿀과 똥을 주고받는 기상천외한 공생 관계부터, 공생과 진화, 체내 공생 박테리아, 공생 관계를 활용하는 방법 등 공생에 대한 모든 것을 ‘어린이과학동아’ 3월 1일자 특집 ‘공생 없이는 못 살아!’에서 볼 수 있다.






김규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youtae@donga.com



내과학상자담기  E-MAIL 프린트 카카오스토리 트위터 페이스북 RSS

나도 한마디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등록하기

목록


내 당근 보러가기

내 뱃지 보러가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