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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축 안 키우고도 고기 먹는 법


| 글 | 고호관 기자│이미지 출처│REX, 위키피디아


구제역으로 살처분된 가축이 300만 마리를 훌쩍 넘어섰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에서 소와 돼지가 멸종하겠다는 이야기까지 공공연히 나돈다. 구제역이 이렇게 큰 피해를 입힌 데는 초기에 방역을 제대로 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가축을 좁은 공간에 가둬 기르는 공장식 축산 시스템이 근본적인 문제라고 지적하는 사람도 많다. 그렇다고 해서 저렴한 가격에 단백질이 풍부한 고기를 공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버리기도 쉽지 않다.



현재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고기를 대체할 방법은 없을까. 가축을 기르지 않고 고기를 먹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연구는 꽤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이런 ‘고기 아닌 고기’가 최근 구제역 파동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호황을 맞은 품목이 있다. 바로 콩으로 만든 고기, 콩고기다. 구제역 때문에 소고기와 돼지고기 값이 올라가자 주부들이 대체품으로 콩고기를 찾은 것이다. 사실 콩고기는 채식주의자나 고기는 먹고 싶지만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은 피하고 싶은 사람들이 꾸준히 찾았다.



흔히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부르는 콩은 단백질이 풍부해 고기가 부족하던 시절 단백질을 보충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각종 질병을 일으키는 동물성 지방도 적다. 굳이 고기를 찾지 않는 사람이라면 콩을 그대로 먹어도 되겠지만, ‘고기는 씹어야 제맛’이라는 사람을 만족시키기는 어렵다. 꼭 ‘남의 살’을 먹어야 하는 건 아니라고 해도 고기 특유의 맛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콩의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식품이 콩고기다.



콩고기는 콩에서 단백질만 따로 분리해 만든다. 먼저 콩에서 지방을 빼고 가루로 만든 뒤 탄수화물을 제거한다. 이렇게 만든 단백질 추출물을 대두분리단백이라고 부른다. 대두분리단백에 다른 재료를 첨가하고 원하는모양으로 만들면 콩고기가 된다. 소고기나 닭고기는 물론 소시지도 만들 수 있다. 심지어는 어묵이나 오징어 대체품도 가능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대두분리단백을 주로 수입하고 있다. 채식 전문 식품기업인 베지푸드의 강덕구 대리는 “고기와 같은 맛은 원재료가 좌우하는데 주로 대만에서 생산한 재료를 수입해 우리나라 음식에 맞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콩고기에는 단백질이 얼마나 들어 있을까. 말렸을 때를 기준으로 100g당 강낭콩은 20g 이상, 대두는 30g 이상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소고기는 100g당 단백질이 약 20g, 근육을 키우려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먹는 닭가슴살은 구웠을 때 기준으로 100g당 약 35g의 단백질이 들어 있다. 실제 고기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질로 따져도 콩의 단백질은 고기의 단백질에 그리 뒤지지 않는다. 필수 아미노산의 양을 측정해 점수를 매기는 ‘단백가’ 수치로 단백질의 영양가를 비교할 수 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의 단백가는 80~85이며, 콩고기를 만드는 데 쓰는 대두는 70~75다.



밀과 같은 곡물을 이용해 고기 대체품을 만들기도 한다. 밀에 들어 있는 단백질인 글루텐을 추출해 밀고기를 만들거나, 대두분리단백과 섞어 고기 대체품을 만든다. 쌀로 만든 쌀고기도 있다. 금준석 한국식품연구원 지역특화산업연구단장은 이미 20여 년 전 쌀을 이용해 고기의 대체식품을 개발했다. 쌀고기는 쌀의 전분과 대두분리단백을 섞어 만든다. 압출성형기를 이용해 쌀의 전분 조직에 압력을 가해 서로 결합하게 만들어 고기 조직을 흉내 내는 것이다. 금 박사는 “당시 고기 소비가 늘어나면서 생기는 성인병을 막는 동시에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해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그래프






[콩고기를 이용해 만든 불고기 덮밥. 콩 단백질을 이용해서도 고기와 비슷한 식품이나 햄과 소시지 등을 만들 수 있다.]













[쌀이나 밀과 같은 곡물로도 고기 대체품을 만들 수 있다.]









[일본의 곤충 요리사 쇼이치 우치야마와 그가 만든 곤충 초밥]




한편 채식주의자들은 가축을 기르는 것보다 곡물을 이용하는 게 환경에 부담을 덜 준다고 주장한다.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기 위해 쓰는 에너지를 비교하면 콩이 가축보다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대지 면적당 생산하는 단백질의 양을 비교해도 콩이 우세하다. 목초지를 만들기 위해 베어 없애는 숲의 면적을 줄일 수도 있는 셈이다. 가축의 분뇨로 생기는 오염과 소가 내뿜는 메탄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도 줄일 수 있다.




메뚜기 버거와 애벌레 튀김으로 점심을


고기를 얻기 위해 소나 돼지가 아닌 다른 동물로 눈을 돌리는 경우도 있다. 닭이나 생선 이야기가 아니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으면서도 왠지 먹기는 꺼려지는 동물, 바로 곤충이다. 최근 농촌진흥청은 ‘곤충의 새로운 가치’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고 있는 곤충 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중 한 분야가 곤충을 이용한 식품이다.



보편적이지는 않지만 곤충을 먹는 사람이 없지는 않다. 당장 우리나라만 해도 메뚜기나 번데기를 간식이나 반찬으로 먹곤 한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발견된 선사시대 인류의 배설물 화석에 곤충 성분이 들어 있다는 사실은 오래 전부터 사람이 곤충을 먹었다는 증거다. TV 다큐멘터리에서 오지에 사는 원주민이 곤충 애벌레를 먹는 장면이나 외국으로 여행을 갔을 때 곤충 튀김과 같은 음식을 파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1400여 종의 곤충이 식용으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곤충을 넣어 만든 사탕. 모양에만 익숙해진다면 곤충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간식이 된다.]









[메뚜기 같은 곤충은 오래 전부터 식품으로 쓰였다. 최근 소나 돼지 같은 가축보다 친환경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연구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곤충으로 만든 음식은 아직 호기심에 한 번 먹어 보는 데 그치는 별미에 가깝지만, 곤충 요리를 보급하려고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의 곤충 요리 연구가 쇼이치 우치야마는 2008년 곤충 요리책을 출간해 화제가 됐다. 애벌레나 메뚜기, 심지어는 바퀴벌레와 거미를 재료로 삼아 만든 초밥, 우동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 담겨 있다. 곤충에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단백질 외에 칼슘이나 아연, 철분 같은 무기물과 비타민도 들어 있다.



소, 돼지 대신 곤충을 먹는다면 어떤 점이 유리할까.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곤충학 연구실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을 때 곤충이 소나 돼지 같은 가축보다 온실가스와 암모니아를 적게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학술지(PLoS ONE)에 발표했다. 데니스 오니언스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딱정벌레 애벌레와 귀뚜라미 애벌레 등 5종류의 곤충을 기르며 이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일산화질소, 암모니아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몸무게가 같은 경우 곤충이 소와 돼지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뿜었다. 곤충이 포유류보다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예상한 결과였다. 그러나 먹이를 줘 사육하면서 늘어나는 몸무게와 내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비교했을 때는 곤충이 이산화탄소를 훨씬 덜 내뿜었다. 게다가 매일 몸무게가 늘어나는 비율이 소와 돼지보다는 곤충이 더 높았다. 곤충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아 먹이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탄, 일산화질소는 전반적으로 곤충이 소와 돼지보다 적게 배출했다. 결국 같은 양의 몸무게를 늘리는 데 곤충은 소와 돼지보다 최대 수백분의 1에 불과한 온실가스를 내뿜쇼이치 우치야마는 2008년 곤충 요리책을 출간해 화제가 됐다. 애벌레나 메뚜기, 심지어는 바퀴벌레와 거미를 재료로 삼아 만든 초밥, 우동 등 다양한 요리를 만드는 방법이 담겨 있다. 곤충에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단백질 외에 칼슘이나 아연, 철분 같은 무기물과 비타민도 들어 있다.



소, 돼지 대신 곤충을 먹는다면 어떤 점이 유리할까. 지난해 12월 네덜란드 와게닝겐대 곤충학 연구실은 같은 양의 단백질을 얻을 때 곤충이 소나 돼지 같은 가축보다 온실가스와 암모니아를 적게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를 미국 공공과학도서관학술지(PLoS ONE)에 발표했다. 데니스 오니언스 박사가 이끈 연구팀은 딱정벌레 애벌레와 귀뚜라미 애벌레 등 5종류의 곤충을 기르며 이들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와 메탄, 일산화질소, 암모니아의 양을 측정했다.



그 결과 몸무게가 같은 경우 곤충이 소와 돼지보다 이산화탄소를 많이 내뿜었다. 곤충이 포유류보다 산소를 더 많이 소비하기 때문에 예상한 결과였다. 그러나 먹이를 줘 사육하면서 늘어나는 몸무게와 내보내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비교했을 때는 곤충이 이산화탄소를 훨씬 덜 내뿜었다. 게다가 매일 몸무게가 늘어나는 비율이 소와 돼지보다는 곤충이 더 높았다. 곤충은 체온을 유지하는 데 에너지를 쓰지 않아 먹이를 효율적으로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메탄, 일산화질소는 전반적으로 곤충이 소와 돼지보다 적게 배출했다. 결국 같은 양의 몸무게를 늘리는 데 곤충은 소와 돼지보다 최대 수백분의 1에 불과한 온실가스를 내뿜었다. 가축의 소변에 들어 있어 토양이나 물을 오염시키는 암모니아도 곤충이 최대 수십 배 적었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곤충이 소와 돼지 같은 가축을 대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단백질 공급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곤충의 한 생애에 걸쳐 효율성을 평가하지는 않았기에 앞으로 이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고기 대신 곤충을 이용한 음식을 퍼뜨리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사람들의 혐오감이다. 그래서 그대로 요리하기보다는 단백질을 뽑아 가공식품으로 만드는 방법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지금은 징그럽다고 질색할지 모르지만 앞으로는 곤충에서 뽑은 단백질로 만든 소시지나 햄을 먹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

공장에서 만든 스테이크
아무리 고기 대체품을 찾을 수 있다고 해도 꼭 실제 고기를 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도 있다. 그렇다면 인공고기는 어떨까. 시험관 고기라고도 하는 인공고기는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고 근육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얻는 고기다. 이 방법으로 고기를 ‘공장’에서 만들 수 있다면 밀집된 곳에서 가축을 키우는 탓에 생기는 문제를 막을 수 있다.



인공고기는 근육줄기세포를 이용해 만든다. 인공고기를 연구하는 블라디미르 미로노프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세포생물학 및 해부학과 교수는 “동물의 근육줄기세포를 채취해 증식시킨 후 근육으로 분화시켜 고기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근육줄기세포가 근육으로 분화하기 위해서는 틀이 필요하다. 이런 틀은 자극 감응성 생체고분자 물질로 만들 수 있다. 자극 감응성 고분자는 주변 환경의 자극에 따라 구조나 형태가 바뀌는 물질이다. 인공고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먹을 수 있는 생체분자로 만들어야 하며, 세포의 분화를 자극할 수 있게 늘어나는 물질이라면 더 좋다. 틀에 넣은 세포를 바이오리액터에 넣고 키우면 근육줄기세포가 분화해 근육이 된다.









[줄기세포를 이용해 고기를 만드는 연구를 진행 중인 블라디미르 미로노프 교수.]









[앞으로 우리는 훨씬 더 다양한 단백질 공급원을 갖추게 될 것이다.]









[세포를 배양해 고기를 만들면 좁은 공간에 가둬 놓고 소를 사육할 때보다 더 깨끗하고 인도적으로 고기를 먹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는 맛이 진짜 고기와 똑같을까. 미로노프 교수는 “인공고기가 원하는 맛과 질감을 내도록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인공고기 연구를 후원하는 미국의 비영리단체 ‘뉴하비스트’의 제이슨 매트니 국장도 “이론적으로는 환경을 조절해 서로 다른 근육 조직이 자라게 할 수 있다”며 “근육뿐만 아니라 지방, 특히 건강에 좋은 지방만 골라서 자라게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근육 이외의 성분을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인공고기의 장점이다. 실제 고기에 많은 불포화지방산 대신 포화지방산의 비율을 놓이면 심장병을 유발하는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지 않는다. 성인병이나 비만을 걱정하지 않고도 고기를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뜻이다. 가축이 걸리는 질병으로 인한 오염에서도 자유롭다. 또 고기를 생산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술이 안정돼 대량으로 고기를 생산할 수 있다면 더욱 싼 가격에 고기를 식탁에 올릴 수 있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현재의 공장식 축산 시스템을 대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가축을 대량으로 사육하면서 생기는 전염병, 오염, 환경파괴 등을 막을 수 있다. 가축을 죽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인도적인 방법이기도 하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멸종 위기에 처한 동물이나 구하기 어려운 동물의 고기를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인공고기를 빠른 시간 안에 정육점에서 보기는 힘들 듯하다. 매트니 국장은 “아직 대학 실험실에서 초기 단계의 연구를 하는 수준이라 상업적으로 대량생산을 하려면 10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래의 주부들은 마트에 진열된 다양한 고기 제품을 놓고 어떤 결정을 내릴까. 지금의 고기를 대체하려고 노력하는 과학자들의 연구가 실현된다면 어떤 고기를 선택해도 친환경적이면서 영양도 풍부해 선택이 쉽지 않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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