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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백신, 국내 구제역에 효과 떨어져






3일 대구 동구 사복동의 한 농가에서는 구제역 백신을 맞은 돼지 242마리가 구제역에 걸린 것으로 판정받았다. 지난달 15일 대전 동구 하소동 돼지농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백신 2차 접종까지 마치고도 구제역 양성 판정을 받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낮은 구제역 백신 사용을 이유로 꼽는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구제역 백신은 올해 1월 다국적 제약회사 ‘메리알’과 ‘엔터베트’에서 수입한 ‘O1 마니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이 O1 마니사와 경북 안동에서 채취한 구제역 바이러스에 있는 특정 단백질(VP1)을 분석한 결과 염기서열이 83.5%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수의과학검역원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 생산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긴급 대응을 하려다 보니 세계적으로 많이 쓰는 O1 마니사를 들여왔다”며 “백신과 구제역 바이러스 간에는 16% 정도 염기서열에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구제역 백신은 몸 안에서 증식하지 못하는 ‘죽은 구제역 바이러스(항원)’로 만든다. 이 바이러스를 이루는 4개의 단백질 가운데 ‘VP1 단백질’은 바이러스를 세포 표면에 붙여 세포를 감염시킨다. 백신을 맞아 생긴 항체는 이 단백질의 작용을 억제해 세포가 감염되는 것을 막는다.

문제는 백신과 구제역 바이러스에 있는 VP1 단백질의 염기서열이 다르다는 점이다. 염기서열이 차이나면 VP1의 구조도 달라진다. VP1의 구조를 보고 작용하는 항체가 정작 구제역 바이러스에는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얘기다. 서상희 충남대 수의학과 교수는 “계절독감은 백신과 바이러스의 염기서열이 5% 이상 차이나면 새로운 백신 개발에 들어간다”며 “염기서열이 10% 이상 차이나면 백신의 효력이 많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효과가 낮은 백신을 계속 사용하면 구제역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바이러스는 백신이 작용하지 못하도록 끊임없이 돌연변이를 일으켜 살아왔다. 특히 구제역 바이러스는 다른 바이러스보다 돌연변이가 일어나기 쉽다.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효과가 낮은 백신을 사용하면 바이러스가 돌연변이를 일으켜 오히려 백신의 효력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변종 구제역 바이러스가 토착화되기 전에 국내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에 맞는 구제역 백신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동아사이언스 기자 xrock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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