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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혈관-장기처럼… ‘인체 네트워크’ 응용


[동아일보] 《우리 몸에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있다. 뇌, 혈관, 각종 장기 등이 서로 복잡하게 연결되면서 신경물질의 이동, 혈액순환, 소화작용을 가능하게 한다. 미래인터넷 연구자인 정하웅 KAIST 물리학과 교수는 “사람 몸은 복잡한 네트워크이지만 평균 세 단계의 화학반응만 거치면 우리 몸에 필요한 물질을 만들 수 있도록 진화했다”며 “만일 열 단계가 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면 생명 유지가 지금보다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미래인터넷 연구자들은 이 같은 몸속의 네트워크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사용 중인 인터넷망은 구조가 복잡해질수록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거치는 단계가 많아 효율성이 낮은 네트워크다. 이용자 수와 트래픽(정보전송량)이 지금처럼 급증한다면 인터넷이 붕괴하는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예언하는 학자가 많다. 이를 막기 위한 미래인터넷 연구가 국내에서도 활발하다. 정 교수는 “최적의 효율성을 갖는 우리 몸속 네트워크를 미래인터넷 설계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소셜라우팅으로 불필요한 정보 차단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는 소셜네트워크의 특성을 미래인터넷망에 적용하는 ‘소셜라우팅’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인터넷망의 길목 곳곳에는 ‘라우터’라는 중계 장비가 있다. 라우터는 누가, 무슨 목적으로 정보를 보냈는지 관심을 두지 않는다. 다만 정보를 다음 라우터에게 전달해 줄 뿐이다. 강정임 미래인터넷연구팀장은 “소셜라우팅 연구는 라우터 사이의 신뢰 관계에 주목하는 것”이라며 “믿을 수 있는 라우터를 통해서만 정보 전송을 함으로써 불필요한 트래픽을 원천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도스(DDoS·분산 서비스 거부) 공격이나 스팸메일 등이 자주 발생하는 네트워크 구역이 있다면 그 구역의 라우터를 ‘신뢰하기 힘든 곳’으로 규정하고 정보의 흐름을 제한하는 것이다.









○ 수학자와 물리학자가 만드는 인터넷


미래인터넷은 수학자 물리학자 등 기초과학자가 중심이 되는 대표적인 융합연구다. 김대열 수리연 선임연구원은 “미래인터넷은 기존 전산학 컴퓨터공학에 ‘네트워크 사이언스’로 불리는 수학 물리학 이론이 합쳐진 융합 분야”라고 설명했다.

공학의 영역에 기초과학이 적극적으로 개입한 것은 현재 인터넷에 기능을 덧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새롭게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 인터넷 기술은 1970년대 이전에 고안됐고 성장 과정에서 발생한 갖가지 문제를 필요에 따라 땜질하는 방식으로 해결해왔다. 김정한 수리연 소장은 “기초과학자가 제시하는 수학적인 분석틀로 미래인터넷망의 설계도면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프이론’이 대표적이다. 그래프이론에서는 점과 선들이 어떤 형태로 네트워크를 이루는지 연구한다. 김대열 선임연구원은 “이 이론을 활용해 개미가 본능적으로 효율적인 경로를 찾아가는 것처럼 미래인터넷망에서도 최적의 경로로 정보가 흐를 수 있도록 설계할 것”이라고 밝혔다.





○ 장기 프로젝트 인내심으로 투자해야


우리나라가 미래인터넷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인내심을 갖고 지속적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간이 걸리는 기초과학 연구에 ‘결과물을 내놔라’는 식의 접근은 안 된다는 지적이다. 최양희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교수는 “미국 유럽의 연구과제 문서에는 ‘언제까지 무엇을 달성하고 기대효과가 금전적으로 얼마다’라는 식의 계획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초과학 연구도 그럴싸한 숫자를 적어 내야 하는 연구 지원 풍토가 있다”고 비판했다. 민동필 기초기술연구회 이사장은 “미래인터넷이 한 번 더 세상을 바꿀 것”이라며 “대형 기초과학 연구과제로 향후 10년, 20년 꾸준히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서영표 동아사이언스 기자 sypy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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