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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생명체, ‘골디락스’에 산다?


“곰 세 마리가 한 집에 있어. 아빠 곰, 엄마 곰 , 아기 곰~♬”

누구나 한 번쯤 즐겨 불러봤을 동요, ‘곰 세 마리’입니다. 이 노래는 영국 동화 ‘곰 세 마리(The three bears)’를 주제로 만들어졌는데요. 여기에는 세 마리의 곰과 ‘골디락스(Goldilocks)’라는 소녀가 등장합니다.

어느 날 엄마 곰이 맛있는 죽을 끓였습니다. 하지만 죽이 너무 뜨거웠죠. 곰들은 죽이 식을 때까지 산책을 다녀오기로 합니다. 때마침 숲속에서 헤매던 ‘골디락스’가 곰의 집을 발견했습니다. 배가 고팠던 그녀는 식탁으로 곧장 다가갔죠. 식탁 위에는 세 그릇의 죽이 있었습니다. 엄마 곰의 죽은 차갑게 식어버렸고, 아빠 곰의 죽은 아직도 뜨거웠습니다. ‘골디락스’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는 아기 곰의 죽을 골라 맛있게 먹었습니다.

‘골디락스’는 영어로 금을 뜻하는 골드(gold)와 머리카락을 뜻하는 락(lock)을 합친 말입니다. 우리말로는 ‘황금색 머리’라는 의미이죠. 동화 속 소녀는 머리색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이후 이 단어는 경제용어로 사용됩니다. 경기가 너무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시기, 비싼 물건과 싼 물건 사이에 적당한 가격의 물건을 놓아서 더 잘 팔리게 만드는 방법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우주 분야에도 ‘골디락스’를 종종 사용합니다. 이때 ‘골디락스’는 어떤 뜻일까요?


 



●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골디락스 행성’


동화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소녀의 선택입니다. 그녀는 ‘알맞은 온도의 죽’을 골랐습니다. 이것에 비유해 ‘골디락스’는 적당한 상태를 설명하는 단어가 됐습니다. 우주과학에서는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적당한 영역이나 행성을 가리킬 때 ‘골디락스’라는 말을 사용합니다.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입니다. 소녀가 골랐던 죽처럼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환경이 필요하죠. 과학자들은 ‘골디락스 행성’의 첫째 조건으로 표면온도를 꼽습니다. 대략 영하 30도~영상 100도 정도면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행성 표면온도는 별(항성)과의 거리에 따라 정해집니다. 태양계를 예로 들면, 중심별인 태양과 얼마나 떨어졌는지가 중요하죠. 태양과 가까운 수성이나 금성은 너무 뜨겁습니다. 목성이나 토성은 태양과 너무 멀어서 차갑고요. 반면 지구는 태양과 너무 가깝지도 멀지도 않습니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적당한 온도를 가진 ‘골디락스 행성’인 것입니다.

물론 온도만 적당하다고 해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행성의 크기도 적당해야 하고, 대기나 중력도 갖춰져야 생명이 살 수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행성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글리제581d’ 행성이 유력 후보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글리제581’ 주변을 도는 ‘글리제581d’가 가장 유력한 ‘골디락스 행성’으로 꼽힙니다. ‘글리제581’은 지구와 20.3광년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별인데요. 이 별은 6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이중 행성 c와 d가 ‘골디락스 행성’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2007년 4월에 발견된 ‘글리제581c’와 ‘글리제581d’는 지구보다 질량이 5배, 7배씩 큰 행성입니다. ‘글리제581c’는 13일에 한 번, ‘글리제581d’는 66.8일에 한 번씩 ‘글리제581’을 돌고 있습니다. 지구가 태양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 365일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두 행성은 별과 매우 가까운 셈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별과 가까이 있으면 행성이 너무 뜨겁지 않을까요?

다행이도 ‘글리제581’은 태양과 다른 특성을 가진 별입니다. 이 별은 질량이 태양의 절반 정도 되는 ‘적색왜성’인데요. 보통 ‘적색왜성’은 태양보다 작고 차갑습니다. 이 때문에 행성이 별 과 가까운 거리에 있어도 표면 온도가 많이 높아지지 않습니다. ‘글리제581c’와 ‘글리제581d’가 ‘골디락스 행성’의 후보가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글리제581c’ 행성이 별빛을 반사하는 정도는 지구와 비슷합니다. 이 행성의 온도가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하다는 의미기도 하죠. 하지만 일부 과학자들은 온실효과 때문에 이 행성이 너무 뜨거울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행성이 가지고 있는 대기가 온실의 유리 같은 역할을 해서 행성의 온도를 높인다는 것이죠.

온실효과는 행성 표면이 별의 에너지(열)를 그대로 받고, 행성이 반사하는 에너지(열)는 대기 때문에 빠져나가지 못하는 현상입니다. 이렇게 되면 행성 표면의 온도가 높아지죠. 만약 ‘글리제581c’에 온실효과가 있다면 생명체가 살기에 너무 뜨거운 행성이 되고 맙니다.

‘글리제581d’ 행성은 생명체가 살기에 조금 차갑다는 주장이 있지만, 온실효과가 생기면 생명체가 살기 적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행성의 대기가 행성 표면을 따뜻하게 데워주면 생명체가 살 수 있게 되는 거죠. 또 이 거리에서는 액체 상태로 물이 있을 수도 있어서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2010년 9월에 발견된 ‘글리제581g’는 아직 논란중입니다. 미국 연구팀은 지구 질량의 3~4배 정도인 행성이 37일에 한 번씩 ‘글리제581’을 돈다고 밝혔지만 스위스 제네바천문대에서 그런 행성이 없다고 반박했기 때문입니다.





● 케플러 망원경, “5억 개 행성에 생명체 살 가능성 있다”


태양처럼 스스로 빛을 내는 별과 달리 빛을 반사하는 행성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행성만 전문으로 탐사하는 망원경이 이미 우주를 다니고 있습니다. 2009년 3월에 발사된 ‘케플러 망원경’입니다.

지난 2월 20일에는 2년간 관측한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습니다. 윌리엄 보루키 박사가 관측 결과를 분석한 결과, 우리은하에는 약 500억 개의 행성이 있었습니다. 이중 생명체가 살 가능성이 있는 행성도 약 5억 개로 추정됐습니다. 별 2개 중 하나가 행성을 가지고 있고, 별 200개 중 하나는 생명체가 살 행성을 가진다는 점도 추론해냈습니다.

우주에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별. 이들이 거느리는 많은 행성 중에는 생명체가 사는 곳이 분명 있을 겁니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이런 행성을 찾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습니다. 지구가 아닌 새로운 ‘골디락스 행성’에서 외계생명체를 만나 ‘골디락스’ 이야기를 전해 줄 날도 멀지 않았습니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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