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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자전거 균형효과’ 발견…운전대 대신 추로 균형 잡아



자전거


자전거는 원래 두 손을 놓고도 탈 수 있도록 디자인됐다. 달리고 있으면 저절로 균형을 잡아주는 두 가지 물리적 효과가 자전거 디자인에 녹아있기 때문이다.

바로 ‘캐스터(caster) 효과’와 ‘자이로스코픽(gyroscopic) 효과’다. 최근 자전거의 균형을 잡아주는 세 번째 물리적 효과가 새로이 발견됐다. 아직 이름도 지어지지 않았지만 이 ‘세 번째 효과’ 덕분에 기존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자전거 디자인에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

네덜란드 델프트대와 미국 코넬대 기계공학과 공동연구진은 운전자 없이도 넘어지지 않는 자전거를 디자인해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15일자에 발표했다. 이 자전거는 사람이 운전대를 조작하지 않아도 넘어지지 않는다. 자전거가 쓰러지려는 방향으로 저절로 앞바퀴의 진행방향이 맞춰지면서 균형을 회복한다. 시속 8km 정도(일반인이 걷는 속도의 두 배)만 유지해도 쓰러지지 않고 달릴 수 있다. 이미 알려진 두 가지 효과 이외에 연구진이 발견한 새로운 효과를 사용하면 우리가 지금까지 봤던 것과는 다른 모습의 자전거가 등장할지도 모른다.







 



○ 캐스터 효과, 운전대 축이 몸 쪽으로 기운 이유


캐스터 효과는 자전거가 한쪽으로 기울면 그 방향으로 앞바퀴가 꺾이는 현상이다. 앞바퀴를 좌우로 조작하는 운전대와 바퀴 중심을 지나는 연장선이 앞바퀴가 지면과 만나는 곳보다 앞에 있을 때 생기는 효과다. 자전거를 타고 가다 넘어지려 할 때 그 방향으로 운전대를 틀어서 균형을 잡았다면 사람이 직접 캐스터 효과를 시행한 셈이다.

이삼현 연세대 물리학과 교수는 “손바닥에 막대를 세워 균형을 잡을 때 쓰러지려는 쪽으로 손바닥을 움직이면 다시 서는 것과 같은 원리”라며 “캐스터 효과는 손바닥이 알아서 움직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캐스터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운전대와 바퀴를 연결한 축이 몸 쪽으로 기울어야만 한다. 실제로 운전대 축이 지면과 수직으로 똑바로 서는 자전거는 찾아볼 수 없다. 만약 축이 수직인 자전거로 오르막길을 달려야 한다면 속도가 줄지 않도록 페달을 세게 밟고 이로 인해 자전거가 기울 때마다 매번 운전대를 세밀히 조종해야 쓰러지지 않는다. 결국 캐스터 효과 때문에 자전거 모양과 운전대 디자인은 거의 비슷해질 수밖에 없다.





● 바퀴 작아지면 약해지는 ‘자이로스코픽 효과’


자이로스코픽 효과도 자전거가 쓰러지지 않도록 해준다. 이 효과는 바퀴처럼 회전하는 물체에서 발생하는데 움직이는 속도가 빠르고 바퀴가 클수록 잘 일어난다. 동전이나 훌라후프 링을 세워서 빠른 속도로 굴리면 앞으로 나간다. 동전이나 링은 굴러가다가 바로 쓰러지지 않고 한쪽 방향으로 기울면서 쓰러질 듯 말 듯 균형을 유지하게 된다. 자전거도 달리고만 있다면 잘 넘어지지 않는다. 속도가 붙은 자전거에서 손을 떼어도 일정 시간 넘어지지 않고 가는 원리다.










자이로스코픽 효과 역시 자전거의 디자인에 한계를 준다. 바퀴가 작으면 이 효과가 줄어들기 때문에 무한정 크기를 줄일 수 없다. 만일 작은 바퀴를 사용하려면 캐스터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운전대 축을 최대한 기울여야 하지만 한계가 있다. 바퀴살을 없애고 테두리만 있는 바퀴 바깥에 기어를 설치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잘되지 않았다. 기어가 커지면 자이로스코픽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었다.





● 자전거 디자인 혁신 가져올 ‘세 번째 효과’


네덜란드와 미국의 연구진은 자전거 앞바퀴를 조작하는 운전대와 연동하는 추를 자전거 앞에 달았다. 이 추는 달리는 자전거가 중심을 잃고 한쪽으로 기울면 이보다 먼저 기울어 앞바퀴를 꺾는 역할을 했다. 이 교수는 “새로 밝혀진 제3의 효과를 응용하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자전거를 디자인하는 것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람이 무게 추가 돼 제3의 효과를 발휘하면 큰 뒷바퀴와 안장이 달린 작은 앞바퀴만으로 이뤄진 자전거도 가능하다. 운전자는 안장에 앉아 몸의 기울임만으로 균형을 잡으며 방향을 바꿀 수 있어 두 손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자전거의 진화가 시작된 셈이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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