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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金)나노선에서 고고(考古)화학까지’






“이게 은숟가락인데 금숟가락이라고 생각하시고…. 보세요. 금숟가락은 이렇게 구부리면 그대로 있지만 금나노선은 탄성력이 뛰어나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갑니다.”

지난달 28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대한화학회 학술발표회장 연단에 등장한 카이스트 화학과 김봉수 교수는 자신이 강연을 점잖게 하는 체질이 아니라며 연단 밑으로 폴짝 뛰어내리더니 느닷없이 안주머니에서 숟가락을 꺼내들었다. 대한화학회 학술상 수상자로 기념강연을 하는 자리에서 뜻밖의 퍼포먼스였다.





●금나노선


“나노(10억분의 1을 의미하는 단어로 보통 나노미터, 즉 10억분의 1미터를 의미)가 중요한 건 그냥 크기가 작아져서가 아니라 큰 규모에서는 불가능한 물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김 교수가 연구하는 금나노선의 경우 지름이 10나노미터, 길이가 수백나노미터 크기로 여기에 들어가는 금원자수는 10억 개에 ‘불과’하다고. 숟가락 하나를 만드는데 아보가드로 숫자 규모(~1023)의 금원자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김 교수팀은 단결정, 즉 10억개의 금원자가 하나의 예외없이 규칙적으로 배열된 금나노선을 세계최초로 만들었다.

이어서 스크린에 나타난 전자현미경동영상은 ‘U’자, 즉 180도까지 휘어져도, 40%까지 늘려도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가는 금나노선의 놀라운 물성이 보여줬다. 김 교수는 “결함이 없는 단결정 나노선은 기존 재료에서는 실현하기 어려운 강도와 탄성을 동시에 가질 뿐 아니라 안테나, 센서 등 다양한 응용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1700여편 발표


화학이라는 분야가 워낙 다양하다보니 오후부터는 11곳에서 주제별로 발표가 이어졌다. 아무래도 요즘은 환경과 에너지 문제가 최대 관심사인지라 학회장에서도 새로운 태양전지 소재나 미세오염물질을 분해하는 나노바이오 촉매 시스템 같은 내용의 발표가 많았다.

학회장에서 가장 이색적인 광경은 고고화학, 즉 화학적 방법을 써서 문화재에 담긴 비밀을 밝히는 연구에 대한 심포지엄이었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팀 강형태 팀장은 부여 능산리사지에서 발견된 백제 유물 가운데 유리제품의 성분을 조사해 그 계통을 추적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부여 능산리사지는 지난 1993년 백제금동대향로가 발견된 곳이다.

강 팀장은 “유리의 조성을 분석하면 그 계열과 제작지를 추정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은박유리구슬은 무령왕릉의 구슬과 조성이 일치하고 황색과 녹색 유리구슬의 착색제는 납주석산화물”이라고 설명했다.

김낙중 대한화학회 회장(한양대 화학과 교수)는 “회원수 6000여명을 자랑하는 거대한 학회답게 이틀 동안 구두발표 220여 편, 포스터 발표 1470여 편 등 1700여 편이 소개돼 학회장의 열기를 뜨겁게 했다”며 “인류가 당면한 환경과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화학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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