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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에 내비게이션이 없었던 이유…‘마하’ 속도 극복이 과제

“100만분의 1초에 한번씩 경로계산 초음속으로 날아도 장애물 피해요”

사진


‘자동차에는 많지만 비행기에는 드문 장치는?’

정답은 바로 ‘내비게이션’이다.

군용기를 비롯해 민항기, 헬리콥터 등 국내에서 운항하는 비행기에서는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내비게이션 장치를 찾아볼 수 없다. 시속 100km 남짓한 속도로 달리는 자동차와 달리 마하(1마하는 시속 1224km의 속도) 단위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연구팀은 기존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의 구동속도를 높여 100만분의 1초에 한 번씩 경로를 계산할 수 있는 ‘항공기용’ 내비게이션을 개발했다.





● 최대 60cm 해상도까지 확대 가능


KAI가 개발한 항공기용 내비게이션은 비행기의 현 위치와 목적지까지의 경로를 3차원(3D)으로 보여준다. 화면에는 비행기의 ‘아바타’와 사각형 모양의 경계선이 표시되는데, 조종사는 아바타 비행기가 경계선을 벗어나지 않게 핸들을 움직이면 된다. 창밖을 보지 않아도 산이나 건물을 피해 비행기를 운항할 수 있는 셈이다.

연구팀은 비행할 지역의 3D 지형정보를 내비게이션에 저장한 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에서 수신한 비행기의 현재 위치를 지형 위에 표시했다. 또 해당 위치에서의 비행 방향, 속도, 고도 정보를 받아 최적의 경로를 계산하도록 프로그래밍했다. KAI 개발본부 양경식 선임연구원은 “비행기가 진행하는 방향에 산이나 고층빌딩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10∼15초 전에 경고 메시지가 나타나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마하 1.5(시속 1836km)로 움직이는 비행기의 경로를 실시간으로 보여주려면 내비게이션의 계산 속도가 빨라야 한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발 초기에는 내비게이션의 구동속도가 느려서 비행기가 산에 부딪힌 뒤에 경고 메시지가 뜨는 등 웃지 못할 상황도 있었다.

연구팀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 내비게이션 프로그램의 소스코드를 바꿔 100만분의 1초에 한 번씩 경로를 계산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고도 등 상대적으로 일정하게 유지되는 정보보다 위도, 경도처럼 실시간으로 변하는 정보를 우선 처리하도록 함으로써 연산 속도를 높였다.

양 연구원은 “과거에는 평면 지도 위에 비행기의 경로와 주변 지형의 고도를 숫자로만 표시했다”며 “항공기용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경로와 장애물을 3D로 감지할 수 있고 최대 60cm 해상도까지 확대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야간 비행, 악천후 시 유용


항공기용 내비게이션은 야간 비행이나 눈 비 안개 등 기상 악화로 시야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을 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보통 육안으로 앞을 보기 어려울 때에는 레이더를 이용해 지형 정보를 새로 측정하거나 조종사들의 기억에 의존해 비행기를 운항했다.

이우경 한국항공대 항공전자 및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대부분의 비행기 사고가 기상상황이 좋지 않을 때 고도를 잘못 측정한 탓에 발생한다”며 “미리 저장해 놓은 지형 정보에 위성정보를 더해 쓰면 오차가 없어 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KAI 연구팀은 현재 내비게이션과 자동항법장치를 연동하는 기술도 개발 중이다. 양 연구원은 “올해 말까지 개발을 마치는 게 목표”라며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에 우선 탑재하고 국내에서 운항되는 민항기나 헬기에도 적용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영혜 동아사이언스 기자 yh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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