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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에 맞는 생체시계 공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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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후회되는 일이 하나 있다. ‘잠을 자면서 공부할 내용을 들으면 저절로 외워진다’는 속설을 믿고 따라했던 것이다. 이제 와 알게 됐지만 이 방법, 전혀 효과가 없다. 사람은 잠을 자는 동안 외부 자극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잠을 잘 때 들어온 외부자극은 ‘시상’이라는 뇌의 관문을 통과할 수 없어 대뇌로 들어가지 못한다. 따라서 들은 정보를 분석하고 장기기억으로 전환할 수 없다. 아무리 들어도 ‘쇠 귀에 경 읽기’란 얘기다.

잘못된 공부 방법은 또 있다. 밤새워 공부하는 것. 2000년 미국 하버드대 의대의 로버트 스틱골드 교수는 “공부한 것을 기억하려면 적어도 여섯 시간 이상은 자야 한다”고 했다. 인간은 받아들인 모든 정보를 뇌 속 해마에 잠깐 보관했다가 자는 동안 필요한 기억만 대뇌 신피질로 보낸다. 여기 저장돼야 다시 꺼내 쓸 수 있다. 이 과정이 6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적어도 6시간은 자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해마는 필요하지 않다고 분류한 기억은 바로 삭제한다. 즉 잠을 적게 자면 해마가 시간이 없어 처리하지 못한 정보를 모두 필요 없는 기억으로 분류해 싹 지워버리는 ‘사고’가 일어나고 만다. 이처럼 뇌는 낮과 밤에 하는 일이 다르기 때문에 애써 외운 걸 최대한 기억하고 제대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밤에는 자고 낮에 공부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수학·과학은 오전 8시에서 오후 2시
뇌 뿐 아니라 사람의 신체기관도 시간에 따라 기능이 달라진다. 생체시계 때문이다. 생체시계는 햇빛의 양에 따라 호르몬 분비와 체온을 조절한다. 햇빛이 완전히 사라진 오후 9시면 생체시계가 뇌하수체에서 수면을 유도하는 ‘멜라토닌’을 분비하도록 시킨다. 반대로 빛이 들어오는 오전 7시에는 멜라토닌 분비를 멈추도록 해 잠을 깨운다. 이렇게 생체시계는 ‘각성’과 ‘수면’을 조절한다.
생체시계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수면 충동을 높인다.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8시까지는 오히려 각성 충동을 증가시킨다. 수면 충동보다 각성 충동이 높은 오전 8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하루 중 머리가 가장 맑은 상태다. 집중력과 논리적 추리도 가장 높다. 이 시간에는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이나 빠르게 처리할 일을 하는 게 좋다. 보통 수학, 과학 공부가 알맞다.

각성 충동과 수면 충동이 만나는 오후 2~3시에는 졸음이 온다. 집중력, 기억력이 모두 떨어진다. 이때 억지로 공부하는 것보다 10분 정도 낮잠을 자는 것이 다시 공부를 시작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후 3시부터는 세로토닌과 엔돌핀 같이 기분을 좋게 만드는 호르몬이 많이 분비된다. 이 때 평소 싫어하는 과AM목을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밤 8시 이후에 수면 충동이 각성 충동보다 높다고 해서 공부에 방해가 되는 것만은 아니다. 이 시간에는 소리에 민감해지기 때문에 영어 같은 어학 공부를 추천한다. 많은 작곡가들이 밤샘 작업을 즐기는 이유도 이 때문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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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침형인가 저녁형인가
사람마다 각성 충동와 수면 충동이 일어나는 시각은 차이가 있다. 열 명 중 한 명은 남들보다 시각이 빠른 ‘아침형’, 두 명은 시각이 늦은 ‘저녁형’이다. 영국 서레이대의 더크 딕 교수는 아침형과 저녁형은 생체시계를 관장하는 유전자 중 하나인 per3의 길이가 다르기 때문에 생긴다고 했다. 유전자 길이가 평균보다 짧으면 아침형, 길면 저녁형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현대생물학지’ 2007년 4월 3일자에 게재됐다.

하지만 효율성을 생각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나 공부하는 것이 가장 낫다. 학교 마치고 학원에 갔다 오면 이미 체력이 바닥난 상태다.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는 뇌세포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공부해도 별로 남지 않는다. 차라리 학교 가기 전 일찍 일어나는 게 좋다. 단 저녁형인 사람은 억지로 새벽 5시에 일어나 하루 종일 몽롱한 상태로 있는 것보다는 그냥 밤에 공부하는 게 낫다. 아침형, 저녁형은 유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에 노력으로 바꾸기는 어렵다. 아침 공부가 좋다는 말에 무조건 따르지 말고 스스로 잘 맞는 시간을 선택해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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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보기 전에 LED 조명을


시험 전날 늦게까지 공부하다 시험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시험 봐야하는데 영 잠이 깨지 않는다면 1만 룩스 이상의 강한 조명을 쬐는 방법이 있다. 이렇게 밝은 빛을 받으면 뇌하수체의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각성 충동이 빨리 일어난다. 생체시계가 다시 맞춰지는 것이다. 빛을 이용해 생체시계를 새로 맞추는 방법은 해외로 여행 갔을 때 생기는 시차를 줄이는 데도 쓸 수 있다. 겨울철에 해가 떠 있는 시간이 줄어 생기는 계절성 우울증을 치료하는 데도 쓴다.

“잠을 깨는 데는 푸른빛이 특효약입니다.”

미국 토머스 제퍼슨대의 조지 브레이너드 교수는 빛의 여러 파장 중 450~480nm에 해당하는 푸른색 빛이 멜라토닌 분비를 가장 잘 막는다고 2001년 ‘신경과학저널’에 발표했다. 브레이너드 교수팀이 새벽 2시 잠을 자는 실험자들에게 푸른빛을 쪼였더니 각성 주기가 3시간이나 빨라졌다. 그는 “눈에서 빛을 받아들이는 수용체 단백질이 특히 푸른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푸른빛은 뇌를 깨워 집중력을 높이고 실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하버드대 의대의 스티븐 로클리 교수는 “푸른빛은 잠잘 때 나오는 뇌파인 델타파를 억제해 뇌 활동을 빠르게 한다”며 “기억력을 담당하는 좌뇌 측두엽과 두정엽피질의 활성이 초록빛을 쪼였을 때보다 두 배 높았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2006년 2월 1일 ‘슬립’지에 실렸다. 캐나다 몬트리올대 생체리듬연구소의 가일 반데와일 교수도 “푸른빛이 뇌 활동을 활발하게 만들어 작업수행능력을 높인다”고 했다. 푸른빛은 백열등과 형광등보다 LED 조명에서 더 많이 나온다. 시험 보는 날 더 맑은 정신을 위해 LED 조명을 써보는 건 어떨까.

 


글 : 신선미 기자 ( vamie@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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