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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가짜? 심판대에 오른 비소 박테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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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프-사이먼 박사가 모노 레이크에서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 진흙을 채취하고 있다



인 대신 비소를 이용하는 생명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박테리아 GFAJ-1

지난해 12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외계생명체 연구에 영향을 끼칠 우주 생물학적 발견’이 여전히 논란을 낳고 있다.

당시 NASA우주생물학연구소의 펠리사 울프-사이먼 박사팀은 미국 캘리포니아의 모노 레이크에서 생명체의 필수 원소인 인(P) 대신 독성물질인 비소(As)를 이용하는 박테리아, GFAJ-1을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사실이라면 유래가 없는 발견으로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던 생명체의 범위는 크게 넓어진다.(과학동아 2011년 1월호 기사 참고)

비판과 해명, 논쟁의 장을 열다
과학계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 연구 결과가 지난해 10월 2일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을 때도 의문을 제기하는 과학자들이 줄을 이었다. NASA가 연구성과를 과장했다는 비판도 많았다. 사이언스도 이를 의식해서인지 온라인판 게재 이후 6개월이 지난 6월 3일자에 정식논문을 실었다. 이렇게 시간이 걸린 것은 이례적이다. 특이하게도 비소 박테리아 논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여덟 편의 짧은 논문도 함께 실렸다. 물론 울프-사이먼 박사의 해명도 덧붙였다. 사이언스의 편집자는 “원래 주장과 그에 대한 비판을 더 많이 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의도를 설명했다.



비판 내용은 NASA의 발표 후 여기저기서 제기했던 의문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인을 대신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는 점, 실험 과정이나 결과를해석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점이 주를 이뤘다. 이스타반 차보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교수와 요르스 사트마리 헝가리 에트뵈슈 로란드대 교수는 “비소와 인의 비율을 계산하는 방식이 틀렸고, 비소 배양액에서 자란 박테리아에 남아 있는 미량의 인이세포 활동을 유지하는 데 충분한지 검토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울프-사이먼 박사팀이 편차가 큰 데이터를 배제하거나 오차로 여기지 않고 뭉뚱그려 평균을 내 버렸다고 비판했다.

울프-사이먼 박사팀이 논문을 쓸 때 인용했던 또 다른 논문의 저자인 제임트 코트너 미국 미네소타대 교수와 에드워드 홀 오스트리아 비엔나대 교수도 비판의 대열에 섰다.

울프-사이먼 박사는 이들의 논문을 ‘비소 박테리아의 인 함량이 박테리아가 살아가기에는 너무 낮다’는 근거로 인용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우리 연구는 인이 매우 많은 환경에서 정상보다 아주 높은 성장 속도를 보인 박테리아에 관한 것”이었다며 “낮은 인 함량은 인이 부족한 환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검증은 언제쯤?
이런 비판에 대해 울프-사이먼 박사팀은 논문과 별도로 해명 글을 실었다. 몇몇 지적에 대해서는 인정하면서도 데이터를 다시 정리하거나 해석하는 방식으로 비판을 재반박했다. 비소 박테리아가 인대신 비소를 이용한다는 주장은 굽히지 않았지만, 새로운 증거나 데이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온라인판의 논문을 약간만 수정했을 뿐이다. 울프-사이먼 박사팀은 해명글에서 “동료 과학자들과 함께 우리 실험을 재현하고 가설을 검증하기를 바라며, 비소 박테리아 샘플도 요청에 따라 나눠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소 박테리아가 생명의 정의를 다시 쓰는 발견으로 인정받기는 당분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금까지 제기된 비판에 대응할 수 있는 확고한 증거를 제시해야 할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비소화합물이 생명체를 어떻게 지탱할 수 있는지 생화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여전히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비소 박테리아가 특이한 환경에 적응한 극한미생물이라고 생각한다. 울프-사이먼 박사팀이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후속 연구를 보여줄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연구팀이 비소 박테리아를 분양 받아 검증할 수 있을지 계속 지켜봐야 한다.

 

 

 


글 : 고호관 기자 ( karidasa@donga.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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