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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물렀거라, 새 주소 나가신다


“쪽지에 적힌 주소로 빨리 찾아오세요.”

같은 미션을 받은 호동이와 승기는 자신의 쪽지를 펼쳐 봤다. 호동이의 쪽지에는 ‘서울 중구 소망동 146번지’라는 주소가, 승기의 쪽지에는 ‘서울 중구 소망로 8’이라는 주소가 적혀 있었다.

● 새 주소 쓰면 모르는 곳도 쉽게 찾아

호동이는 스마트폰으로 중구 소망동을 금방 찾았다. 하지만 문제는 이때부터다. 146번지가 어딘지 알 방법이 없었다. 힘들여 145번지를 찾았지만 옆 건물은 149번지였다.

한편 승기는 ‘소망로’라고 적힌 도로명 팻말을 발견한 뒤 금세 목적지를 찾을 수 있었다. 소망로 입구에서 오른쪽 네 번째 건물이 목적지였던 것이다. 호동이는 한참 뒤 자장면 배달원의 도움을 받아 목적지에 도착했다. 둘의 목적지는 같은 곳이었지만 주소를 나타내는 방법에 따라 목적지를 찾는 데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달랐다.

호동이가 받은 주소는 오래전부터 쓰던 ‘지번주소’다. 1910년대 일제 강점기 시절 세금을 걷기 위해 토지를 나누면서 번호를 붙인 ‘번지수’를 사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하나의 토지 위에 건물이 하나씩 있었지만 그 뒤 건물이 많이 들어서면서 번지수를 계속 추가해야 했다. 결국 번지수의 순서가 복잡해지면서 번지수만 보고는 위치를 찾기 힘든 상태가 됐다.

승기의 쪽지에 적힌 주소는 ‘새 주소’에 해당한다. ‘도로명주소’라고도 불리는 새 주소는 도로명과 건물번호로 나뉜다. 도로마다 이름을 붙이고, 도로 주변의 건물에는 규칙에 맞춰 건물번호를 붙인 것이다.

7월 29일부터는 새 주소가 법으로 정한 주소가 된다. 하지만 새 주소에 익숙해질 때까지 시간을 두기 위해 2013년 12월 31일까지는 지금까지 쓰던 지번주소를 같이 쓸 수 있다.





● 새 주소는 지도다?!



새 주소는 지도 역할을 톡톡히 한다. 위치뿐 아니라 거리와 방향, 크기까지 알려주기 때문이다. 먼저 도로명을 보면 건물 주변에 있는 도로의 크기를 알 수 있다. ‘대로’라고 적힌 도로명은 도로의 폭이 40m를 넘거나 왕복 8차선 이상의 도로에 쓴다. ‘로’는 폭이 12m를 넘거나 왕복 2차선 이상의 도로에, 이 밖의 도로에는 ‘길’이라는 이름이 붙는다.

건물번호를 보면 건물의 위치도 알 수 있다. 건물번호가 홀수면 도로가 시작하는 점을 기준으로 도로의 왼쪽, 짝수면 도로의 오른쪽에 있다는 뜻이다. 건물번호는 도로가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곳 방향으로 20m 구간마다 붙여진 기초번호를 사용한다. 이때 번호는 서쪽에서 동쪽으로, 남쪽에서 북쪽으로 갈수록 올라간다. 학동로 2번 건물과 5번 건물은 왕복 2~7차선 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각선으로 마주 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건물번호를 보면 방향도 알 수 있다. 길을 갈 때 오른쪽에 늘어선 건물의 번호가 커지고 있다면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도로명 팻말도 마찬가지다. 막 들어선 도로의 도로명 팻말에 ‘1→100’처럼 작은 숫자부터 적혀 있다면 동쪽이나 북쪽으로 가고 있다는 뜻이다. ‘100→1’로 적혀 있다면 서쪽이나 남쪽을 향하고 있다는 의미다.



● 새 주소 알면 줄자 필요 없어



새 주소를 보면 거리 정보도 알 수 있다. 건물번호는 도로의 시작 지점부터의 거리를 나타내기 때문이다. 건물번호는 20m마다 숫자가 2씩 올라간다. 이는 건물번호가 1씩 커질 때마다 도로 입구에서 약 10m씩 멀어지는 것으로 계산할 수 있다. 물론 건물번호가 1번과 2번인 건물이 똑같이 도로 입구에서 20m 구간에 있다는 점에서 정확한 거리보다는 건물이 위치한 구간을 아는 셈이다.

예를 들어 주소가 ‘세종대로 110’인 서울시청은 세종대로 시작점에서 약 1.10km(110×10m) 떨어진 구간의 오른쪽에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건물이 커서 여러 구간에 걸쳐 있다. 이 때문에 바로 옆에 있는 프레스센터의 주소는 ‘세종대로 124’이다.

같은 방법으로 건물 사이의 거리도 계산할 수 있다. 학동로 2번 건물과 학동로 10번 건물을 비교해보자. 10번 건물은 2번 건물에서 동쪽 또는 북쪽으로 약 80m 떨어진 곳에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도로명 팻말에도 거리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강남대로가 시작하는 곳에는 다음과 같은 팻말이 세워져 있다. ‘1→699’라는 표시는 강남대로의 전체 거리가 약 6.99km(699×10m)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두 번째 팻말은 사임당로 92지점에 세워져 있는 것이다. 사임당로는 총 2.5km인데 이곳은 920m 지점이며, 사임당로 끝까지 약 1.58km[(250-92)×10m]가 남았다는 것을 알려준다.

새 주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수학동아 8월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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