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깡통으로 인공위성을 만든다고?






음료수 깡통만한 인공위성이 있을까요? 이 정도라면 한 손에 들고 다닐 수 있고, 마음대로 디자인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진짜 ‘나만의 인공위성’을 만들 수 있는 거죠. 실제로 이런 생각을 한 사람은 지금부터 약 20년 전에 나왔습니다. 바로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밥 트윅스 교수랍니다.

그는 “위성의 기본 기능은 컴퓨터, 전원, 통신 이 세 가지를 깡통 안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의견은 1998년 11월 하와이에서 열린 미국, 일본, 영국 3개국 인공위성 심포지엄에서 발표됐죠. 다 마시고 난 음료수 깡통으로 인공위성을 만든다는 뜻에서 ‘캔샛(CanSat)’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음료수 깡통을 뜻하는 ‘캔(Can)’과 인공위성을 뜻하는 ‘샛틀리트(satellite)’에서 따온 겁니다.

심포지엄에 참가한 미국과 일본의 12개 대한 연구팀은 1년 동안 각각 ‘캔샛’을 만들었습니다. 전원장치와 컴퓨터회로, 카메라렌즈, GPS(위성위치확인시스템)를 빈 깡통에 담고 인공위성으로 만든 겁니다. 이 ‘캔샛’은 우주로 날아가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아마추어로켓에 실려 지상 4km까지 올라갔죠. 이들은 지상과 대기의 사진을 찍고 온도와 기압을 측정한 뒤 데이터를 전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1999년 미국에서는 ‘캔샛 경연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이 대회는 전 세계로 퍼졌죠. 덕분에 우주를 향해 날아간 위성의 숫자도 꽤 많습니다. 물론 실용 인공위성들처럼 일일이 주파수를 등록하거나 신고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숫자를 알기는 어렵지만 말입니다. 우리나라도 내년부터 이런 초소형 위성 경연대회가 열 예정입니다. 인공위성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모두 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이 대회에 사용되는 것은 초소형 위성(피코 위성)으로 ‘캔샛’이나 ‘큐브샛(CubeSat)’처럼 무게가 1kg보다 작은 것입니다. ‘큐브샛’은 가로와 세로, 높이가 10cm인 상자 모양이고 무게가 1kg 정도입니다. ‘캔샛’의 무게는 600g 정도입니다. 이런 위성은 비교적 간단하게 제작할 수 있습니다.

피코 위성보다 큰 위성도 있습니다. 무게가 10kg 내외면 나노 위성에, 10kg~100kg이면 마이크로 위성에 포함됩니다. 100kg~500kg의 무게를 가지면 미니 위성이라고 불립니다. 이처럼 500kg 이하의 무게를 가진 인공위성은 주로 고도 1000km 이하의 저궤도에서 비행하고 소형 위성이라고 불립니다.

크기가 작으면 아무래도 기능도 적고 그만큼 중요하지도 않아 보인다구요? 아닙니다. 이런 위성들도 나름대로 장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소형 위성은 더 짧은 시간 동안 더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덕분에 중․대형 실용급 인공위성에 들어갈 기능을 미리 시험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소형 위성을 만들면서 쌓은 경험을 중․대형 위성에서 발휘할 수도 있죠. 게다가 일반인들도 쉽게 인공위성을 만날 수 있어 ‘과학 대중화’에도 한몫하는 셈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과 일본, 대만, 캐나다, 노르웨이 등의 대학에서 피코 위성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와 퀘이크파인더라는 기업은 지난 2003년 3개의 ‘큐브샛’을 우주에 올렸습니다. 이들은 산안드레아스 지진대의 단층 움직임을 잡아내 지진을 미리 알아내는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대가 제작한 ‘큐브샛’은 2005년 10월 27일 우주로 올라갔습니다. 여기에 실린 카메라가 촬영한 영상은 지구로 전달됐죠. 이 위성은 태양전지판으로 전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KAIST와 한국항공대에서 ‘큐브샛’을 만들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경희대에서 소형 위성을 만들고 있습니다.

경희대 우주과학과에서 만들고 있는 소형 위성은 10cmx10cmx30cm 크기에 무게는 3kg급 2개입니다. 미국 버클리대에서도 같은 종류의 위성이 만들어져 총 3개의 초소형 위성이 우주를 동시에 관측하게 할 예정입니다. 현재 우주과학 분야에서 궁금해 하는 물리적 현상을 관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우주과학자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형 위성은 특별한 임무나 목적을 띠지 않습니다. 크기나 무게가 작다보니 아무래도 할 수 있는 일이 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대형 실용급 위성과 똑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인공위성을 만들어 우주로 올려봤다는 경험만으로도 우리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1990년대 이후에는 전자부품의 크기를 아주 작게 만드는 기술이 발달했습니다. 이 기술이 피코 위성에 적용되자 위성의 능력은 더욱 좋아졌습니다. 크기만 작아졌을 뿐 큰 위성과 거의 비슷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제 피코 위성의 능력도 큰 위성 못지않게 성장할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일반 국민 누구나 우주개발에 참여할 수 있도록 ‘초소형위성 프로그램’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먼저 아이디어 및 설계(디자인) 경연대회를 실시해 우수한 팀을 뽑고, 이들에게 위성 개발비나 위성부품 등을 지원하겠다고 말이죠. 만약 이 대회에서 뽑히게 되면 나만의 위성을 시연하거나 발사할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또 초․중․고등학생의 창의적 체험활동과 전 국민에게 인공위성에 대해 알리는 차원에서 추진될 ‘저변확대형 프로그램’은 매년 운영될 예정입니다. 먼저 경연대회를 통해 지원팀을 뽑고, 시연대회에서는 헬륨기구(Balloon)나 모형로켓에 ‘캔샛’을 싣고 수 km의 높은 상공에 올립니다. 여기서 ‘캔샛’을 떨어뜨린 뒤 온도와 압력 등의 데이터를 얻는 것입니다. 우수팀은 영상촬영과 목표 지점에 안전하게 착지하는 등 임무수행을 제대로 하는지 살펴서 뽑히게 됩니다.

어떤 과학자들은 ‘큐브샛’ 같은 피코 위성을 개인용 컴퓨터의 등장에 비유합니다. 집집마다 혹은 각자의 컴퓨터를 가진 오늘날이 온 것처럼 미래의 어느 날에는 모두 각자의 ‘큐브샛’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른다는 이야기죠. 내가 직접 만든 인공위성에 내가 원하는 어떠한 임무를 주어도 좋고, 그저 지구를 한 바퀴 돌고 무사히 돌아오는 데 만족해도 좋습니다. ‘초소형위성 개발 경연대회’를 시작으로 우리도 ‘나만의 인공위성’을 갖는 꿈을 가져 보는 건 어떨까요?

 

 

 

도움 : 김성훈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사업조정팀장, 원수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위성사업조정팀 박사, 진호 경희대학교 우주탐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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