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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크기 별을 삼키고 5개월째 빛을 토하다



블랙홀




거대한 블랙홀이 별을 삼킨 뒤 빛을 토해내는 현상이 역사상 처음으로 포착됐다.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과 한국천문연구원 등 국내 연구진 7명이 포함된 국제 공동연구팀은 39억 광년 떨어진 ‘거대질량 블랙홀’이 별을 삼킨 뒤 지속적으로 빛을 내는 현상을 발견했다고 과학저널 ‘네이처’ 2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현상은 올해 3월 28일 처음 관측됐다. 2003년 쏘아 올린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스위프트’ 위성은 멀리 떨어진 은하의 중심부가 갑자기 밝아지는 것을 목격한 뒤 지구에 알렸다. NASA 연구진은 이례적인 현상인 데다 밝아진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어 전 세계 연구진에게 즉시 이 사실을 알렸다. 이후 우리나라 이탈리아 영국 일본 등 6개국 58명의 공동연구진이 즉시 참여해 각각 보유한 천체관측 장비를 동원해서 ‘Swift J1644+57’로 명명된 이 현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거대질량 블랙홀이 근처로 접근한 별을 잡아당겨 터뜨린 뒤 수소와 헬륨 등 잔해를 흡수하며 빛을 낸 것으로 밝혀졌다. 파괴된 별은 태양과 거의 같은 크기이며 거대질량 블랙홀은 태양 질량의 400만∼2000만 배 정도로 계산됐다. 연구에 참여한 임명신 초기우주천체연구단장은 “블랙홀이 너무 크면 별이 터지지 않고 통째로 블랙홀에 빨려 들어간다”며 “이번 현상은 두 천체의 질량이 적당히 맞아 떨어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로 블랙홀이 별을 흡수한 뒤 빛을 내는 과정도 규명됐다. 파괴된 별의 잔해는 대개 가스로 구성되는데 블랙홀에 빨려들며 원반 모양이 된다. 이때 원반을 중심으로 주변에 강한 자기장이 만들어지고 다양한 파장의 빛과 가스, 플라스마 입자들이 자기장을 따라 한 방향으로 분출되며 빛을 낸다. 임 단장은 “이 현상은 1975년부터 이론적으로 예측됐지만 관측된 적이 없었다”며 “이론을 검증하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 한국 연구진은 한국천문연구원의 보현산천문대(경북 영천) 1.8m 망원경과 서울대 초기우주천체연구단의 ‘유커트’ 4m 적외선 망원경(미국 하와이 소재) 등을 활용해 가시광선과 근적외선 영역의 자료 대부분을 수집해 분석하며 핵심 역할을 했다. X선이나 감마선보다 에너지가 약한 근적외선은 관측이 어려운 영역으로 알려졌다.



‘Swift J1644+57’은 지금도 계속 빛을 내고 있다. 한반도에서는 초저녁 서쪽하늘 ‘용자리’ 부근에 있지만 너무 멀리 있어 어둡기 때문에 육안이나 일반 천체망원경으로는 볼 수 없다. 임 단장은 “우리은하 중심의 거대질량 블랙홀에 별이 떨어지면 강한 빛을 내겠지만 이때 빛은 레이저처럼 직진하기 때문에 지구를 향해야만 볼 수 있고 가능성은 1000억분의 1도 안 된다”면서도 “이 빛은 에너지가 높아 지구의 대기권을 없앨 만큼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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