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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수학의 몰락? 숨고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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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축구 한일전에서 우리나라는 일본에 완패했다. 여기저기서 한국 축구의 문제점과 대책 마련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만에 하나,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한다면 충격은 어마어마할 것이다.

7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2011 국제수학올림피아드(IMO)에서도 슬픈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5년간 꾸준히 4강에 들었던 우리나라 수학대표팀이 올해 13위에 그친 것이다. 하지만 이 소식을 아는 사람도,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우리나라 수학의 몰락?



한국 대표팀의 단장을 맡고 있는 송용진 인하대 수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는 대표팀 중 한 명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실수를 거듭한 데서 비롯했다”고 말했다. 한 학생이 상대적으로 쉬운 문제에서 실수하면서 시간을 허비하다 보니 심리적인 안정을 잃고 말았다는 설명이다.

IMO에서 한 나라의 성적은 대표팀 6명의 점수를 모두 더해 결정한다. 앞으로는 이런 실수가 일어나지 않아야겠지만 우리나라 수학대표팀의 앞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우리나라는 2009년부터 사교육비를 줄이기 위해 올림피아드를 축소했다. 1차 선발을 시험 대신 서류 심사로 진행하고, 대학 입시에 올림피아드 성적을 쓸 수 없게 했다. 그 결과 수학올림피아드에 응시하는 수가 60% 넘게 줄었다. 대표로 선발된 학생도 입시에서 자유롭지 못하면서 수학에만 전념할 수 없게 됐다.

묘하게도 이번 사태는 정부의 정책이 발표된 뒤, 처음으로 선발된 대표팀에서 발생했다. IMO 성적은 어느 스포츠 종목보다 파급 효과가 크다. 수학이라는 한 학문에만 한정해 생각할 수 없다는 뜻이다. 수학은 과학기술의 기초가 될 뿐 아니라 사회․경제 어디에도 기본 원리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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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구 강호에게 꾸준함과 기세 배운다



중국은 최근 5년간의 IMO에서 1차례를 제외하고는 모두 1위 자리를 지켰다. 단순히 인구가 많은 데서 오는 결과로 보기에는 중국 대표팀의 실력이 너무나 탄탄하다. 중국은 지역별 예선이 활성화돼 있다. 전국 대회까지 오는 1~2년의 과정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기 위해 체계적인 준비를 하는 것이다.

러시아와 미국도 마찬가지다. IMO에서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이들 나라에서는 지역 예선을 거쳐 선발한 대표팀을 1년 전에 확정해 IMO가 열리기 전까지 꼼꼼히 준비시킨다.

북한은 특히 올해 IMO에서 7위를 차지했다. 한국 대표팀의 부단장을 맡고 있는 이승훈 영동대 교양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북한에 뒤질 수 있다는 것은 이미 예측된 결과”라고 말했다.

2009년 IMO에서 우리나라는 4위에 올랐다. 하지만 북한 대표팀 6명 중에서 한 명의 성적을 제외하면 우리 대표팀보다 성적이 좋았다. 2010년 북한 대표팀은 중국에 이어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뒀으나 시험 전에 문제를 유출했다는 의혹을 사서 실격당하고 말았다. 하지만 결국 올해 북한은 우리나라보다 높은 성적을 거뒀다.

북한 대표팀은 3년 동안 집중교육을 받은 학생으로 꾸려진다. IMO에서 상을 받은 학생은 성공을 보장받기 때문에 대표팀의 사기는 하늘을 찌를 듯하다. 조선중앙 TV에 부모와 지도교사와 함께 출연하는 것은 물론이고 북한의 일류대에 진학할 수 있는 길까지 열린다.

과학기술이 국가경쟁력이라는 생각으로 수학과 과학 영재를 일찍부터 발굴하려는 정책도 맥을 같이한다. 북한 전역에서 영재성을 인정받은 학생은 북한 최고의 영재학교인 평양 제1중학교에 입학할 수 있다. 대표팀을 가르치는 교사도 성적에 대한 보상을 받기 때문에 가정을 희생하면서까지 학생을 가르친다.

북한의 방식은 수학 교육을 활성화하려는 IMO의 목적을 벗어나 지나치게 흘러가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수학대표팀을 환대하는 사회 분위기는 우리나라의 현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심리적 안정도 높여 2012년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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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2012년 IMO 대표팀을 선발하기 위한 일정을 시작했다. 한국수학올림피아드(KMO) 1차 선발자를 대상으로 하는 여름학교가 8월 중에 열렸으며, 8월 21일에는 2차 시험을 치뤘다. 내년 봄, 대표 학생을 선발할 때까지 체계적인 과정을 밟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표 선발 시스템은 외국도 따라 할 만큼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대표 선수의 심리적인 문제도 함께 다룰 계획이다. 송용진 교수는 “우리나라 대표팀의 수준은 매우 높다”며 “대표 학생에 대한 지도 교수들의 관심도를 높이고 개인적인 대화와 생활 지도 등을 확대해, 학생들의 심리적인 안정도를 높이는 노력을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수학회는 8월 말 이번 IMO 결과를 정밀 분석하고 학생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한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2012년 IMO는 7월 4일부터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열린다. 우리나라 수학대표팀의 새로운 도약을 기대한다.

 

 

 



이재웅 동아사이언스 기자 ilju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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