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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미생물로 구제역 침출수 깨끗이 정화시켜






“구제역으로 죽은 돼지 2만231마리가 묻혀 있는 경북 경주시 안강읍 매몰지에 소독약 대신 ‘EM’을 뿌렸습니다. 매몰지에서 나오는 가스를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배기구 6개 가운데 4개에 EM을 살포했습니다. 그 결과 이곳에선 악취농도가 93% 줄었습니다. 반면 EM을 뿌리지 않은 배기구 2개에서는 악취농도가 40% 증가했습니다.”

구제역 파동이 일단락됐던 올해 3월 경주시는 보고서 하나를 발표했다. 제목은 ‘EM에 의한 구제역 방역 사례 보고서’. 이 보고서에는 EM이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의 악취를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EM(Effective Micro-organisms)은 ‘유용한 미생물’을 말하는 것으로 흔히 ‘미생물 칵테일’로 불린다. 최근 EM은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나 생활폐수 정화에 널리 쓰이며 주목받고 있다.



EM에는 락토바실루스(젖산균의 일종), 광합성 세균, 효모 등 미생물 80여 종이 섞여 있다. 김치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 성분과 비슷하다. EM이라는 이름은 1994년 일본 류큐대 히가 데루오 원예과 교수가 처음으로 붙였다. 히가 교수는 EM이 부패균이나 곰팡이의 접근을 막아 농작물이 병에 걸리지 않고 생육을 좋게 만들 수 있다는 아이디어로 농업에 적극 활용했다.

EM의 정화작용은 어떻게 일어나는 걸까. 기본적으로는 된장 고추장이 썩지 않고 발효되는 것과 같은 원리다. 쉽게 말하면 좋은 세균이 나쁜 세균과 싸움을 벌여 이겨서 환경을 정화하는 것이다. EM 속 미생물 대부분은 혐기성 세균인데 이들은 공기와 접하면 생장을 못하고 죽게 된다. 여러 혐기성 세균을 한꺼번에 섞어 놓으면 서로 사슬처럼 연결돼 공기와 접촉하더라도 쉽게 죽지 않고 도리어 강한 산성물질을 내뿜어 침출수에 들어있는 나쁜 세균(대장균 녹농균 포도상구균)에 저항하게 된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KAIST 입주기업인 ‘이엠생명과학연구원’은 최근 청국장과 김치에서 나오는 미생물로 ‘EM-K’라는 국산 EM을 개발했다. 경주시가 안강읍 매몰지에 뿌린 바로 그것이다. 경주시는 한우 농가들에 소독약 대신 EM-K를 살포해 구제역 예방효과도 봤다고 밝혔다.



EM의 정화효과가 알려지면서 최근 여러 지자체가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경기 부천시는 자체 배양시설을 갖추고 지역주민들에게 EM을 나눠 주는 등 장려정책을 펴고 있다. 물에 희석해 음식물쓰레기통, 하천 등에 뿌리면 구제역 매몰지 침출수뿐 아니라 축산농가에서 나오는 분뇨, 도시 하천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효과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대전=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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