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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륨풍선, 달에서도 떠오를까?


날씨가 맑고 쾌적한 가을입니다. 이맘때가 되면 체육대회 등 여러 가지 행사가 많아지죠. 이런 행사에서 꼭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헬륨풍선’입니다. 재미있는 풍선을 만들어 띄우기도 하고, 풍선에 커다란 현수막을 매달아 행사장의 분위기를 북돋우죠. 생일파티에서도 헬륨풍선을 볼 수 있습니다. 헬륨을 빵빵하게 채운 풍선을 띄워놓으면 평범한 방도 순식간에 멋진 파티 공간이 되거든요.

이런 일이 가능한 건 헬륨(He)의 가벼운 성질 덕분입니다. 지구에 있는 공기보다 7배나 가벼운 헬륨이 주변 공기를 밀어내고 위로 올라가는 거죠. 그러면 지구가 아닌 달이나 화성에서 헬륨풍선은 어떻게 될까요? 지구에서처럼 동동 떠오를까요? 이 질문에 답하려면 우선 헬륨풍선을 하늘 위로 띄우는 힘인 ‘부력’에 대해 알아야 합니다.





부력은 공기나 물보다 가벼운 물체나 물질이 위로 뜨려는 힘을 말합니다. 지구에 있는 모든 물체는 중력을 받는데요. 이 힘을 거스르고 위로 뜨는 이유는 물이나 공기 같이 흐르는 물체(유체)가 떠받쳐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물에 스티로폼 조각을 넣으면 물 위에 동동 뜨는데요. 이건 물이 중력 반대 방향으로 스티로폼 조각을 위로 밀어올리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물이나 공기 속에 있는 물체들은 중력과 부력을 동시에 받게 됩니다. 그래서 중력이 더 크면 가라앉고 부력이 더 크면 떠오르죠. 이때 물체가 받는 부력의 크기는 밀도와 상관이 있습니다. 보통 밀도가 작은 물체가 더 큰 부력을 받는데요. 이건 같은 공간에 들어있는 알갱이가 덜 빽빽해서 무게가 더 가볍기 때문입니다.



유체는 자신보다 밀도가 큰 물질은 아래로 보내고, 밀도가 작은 물질은 위로 보내려 합니다. 스티로폼 조각과 달리 쇠구슬은 물에 가라앉습니다. 이것은 스티로폼 조각의 밀도가 물보다 작고, 쇠구슬의 밀도가 물보다 크기 때문입니다.

헬륨은 우리가 아는 물질 중에서 두 번째로 밀도가 작습니다. 기압이 1기압이고 온도가 0℃인 상태에서 1ℓ짜리 헬륨의 질량은 0.1768g뿐이니까요. 참고로 가장 가볍다고 알려진 수소는 같은 조건에서 0.090g입니다. 그만큼 1ℓ라는 공간을 채우는 알갱이가 적은 셈이죠.

반면 지구의 대기의 대부분을 차지고 있는 질소와 산소는 밀도가 큰 물질입니다. 1ℓ의 질소는 1.251g, 산소는 1.429g입니다. 수소나 헬륨에 비하면 무척 무거운 물질인 거죠. 그러니 대기 중에 놓아둔 헬륨풍선이 위로 뜨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대기의 78%를 차지하는 질소와 21%를 차지하는 산소는 밀도가 크므로(무거우므로) 중력을 더 많이 받게 되고요. 헬륨풍선의 밀도는 작으므로(가벼우므로) 중력을 덜 받게 되는 거랍니다. 대기 중에 있는 헬륨풍선은 마치 물속에 넣은 스티로폼 조각처럼 부력을 받아 위로 뜨는 거죠.



이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달이나 화성에서 헬륨풍선을 띄우는 상황입니다. 우선 지구뿐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도 헬륨풍선은 떠오를 수 있습니다. 다만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지구에서처럼 중력과 대기가 있어야 하고, 대기를 이루는 물질이 헬륨보다 무거워야(밀도가 커야) 합니다.

달의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 정도로 작습니다. 하지만 달에는 지구처럼 공기가 없습니다. 헬륨풍선을 떠받쳐 줄 유체가 없는 거죠. 그러니 달에 놓아 둔 헬륨풍선은 중력만 받고 부력을 받을 수 없습니다. 이 때문에 달에서 헬륨풍선을 날린다면 마치 납덩어리처럼 달의 바닥에 떨어지게 된답니다.

반면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는 헬륨풍선이 떠오릅니다. 여기에는 공기가 있고, 지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기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ISS에 머무는 우주인들이 산소마스크를 쓰지 않고 생활하는 게 공기가 있다는 증거입니다. 하지만 ISS에는 중력이 없습니다. 헬륨풍선뿐 아니라 공기 알갱이를 잡아당길 힘도 없는 거죠. 헬륨풍선을 떠받치는 유체만 있을 뿐 중력이 없는 이곳에서 헬륨풍선은 한 자리에 멈춰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화성에서 헬륨풍선은 어떻게 될까요? 우선 화성에는 중력이 있습니다. 지구의 3분의 1정도로 작지만 공기를 잡아둘 정도는 됩니다. 덕분에 화성에는 아주 작은 양이지만 공기가 있습니다. 화성의 지표면 근처의 기압은 0.006기압 정도 된다고 합니다.

또 화성 대기는 대부분 이산화탄소로 이뤄져 있는데요. 지구와 같은 조건에서 이산화탄소 1ℓ의 질량은 1.976g입니다. 산소와 질소보다 훨씬 밀도가 큰 것이죠. 당연히 헬륨보다도 밀도가 큽니다. 따라서 화성에 놓아 둔 헬륨풍선은 부력을 얻게 됩니다. 화성에서 헬륨풍선을 놓으면 하늘 위로 계속 올라갈 겁니다.

 

 

 



박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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