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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선의 나무조각, 바다 속에서 800년 견딘 비결



목재선


바다 속에 800년 이상 묻혀있던 목재선이 발굴됐다. 배 자체가 썩지 않고 지금까지 보관된 것도 놀랍지만 배 안에선 나무로 만든 목간(木簡), 생선뼈, 전복껍질 같은 고려시대 식품 흔적도 출토돼 전문가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플라스틱같은 석유화학제품이나 금속도 아닌 이런 물건이 바다 속 소금물속에서 어떻게 그 긴 세월을 견뎌냈을까.

이달 6일 문화재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가 발굴결과를 발표한 보물선 ‘마도 3호선’ 이야기다. 이 배는 충남 태안군 근흥면 마도해역에서 2009년 9월 발견된 세 척의 보물선 중 한척이다.

1, 2호선은 2010년 발굴을 마쳤고, 3호선의 발굴결과를 이번에 발표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수중발굴과 문환석 과장은 “마도 1, 2호선에 비해 3호선의 보관상태가 월등히 우수하다”며 “지금까지 이렇게 보존이 잘 된 고대 선박은 본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바다 속 개흙에 묻혀 피해 최소화

문 과장의 설명처럼 배 안에는 볍씨, 조 등 곡물은 물론 목간 등도 보존돼 있었다. 목간은 종이가 귀하던 시절 물품을 목록 등을 적기위해 썼던 나무장부다. 마도3 호선에선 목간 위에 붓으로 적은 글자까지 그대로 보존됐으며, 해석 결과 배에 실린 진상품에는 곡식을 비롯해 개고기육포, 전복 등 진상품으로 보내기 위한 다양한 식품이 주로 실려 있었다.

문화재 전문가들은 ‘마도’ 자가 붙은 보물선들의 3호의 보존 이유를 서해의 특별한 자연환경에서 찾는다. 서해는 해저는 모두 진흙이 주 성분인 개흙(일명 뻘)으로 되어 있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 바다에 빠진 배가 흙 속에 묻히기 쉽다.

문 과장은 “바다 속에 그대로 남아 있는 유기물질들은 물살에 휩쓸리면서 분해되고 또 ‘해양천공생물’ 같은 바닷속 벌레의 피해를 입는다”며 “마도 3호는 진흙 속 2.5m 깊이에 묻혀 있었는데, 진흙 속에 있던 선체는 무사했지만 밖으로 드러나 있는 부분은 잠수부들이 손을 대자 곧 바스러져버렸다”고 설명했다.

결국 마도 선박의 유물들은 진흙에 묻힌 덕분에 바닷물과 산소, 바다생물로부터 지켜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유물

 

●수개월 복원과정 거쳐야



발굴된 유물들은 모두 수개월간의 복원과정을 거친다. 오랫동안 바다 속에 잠겨있던 유물들이라 공기 중에 건져 그대로 건조시키면 바스러질 위험이 있다. 먼저 유물을 물 속에 담가 속에 남아있는 염분을 뽑아내는 ‘탈염’과정을 거친다.

본격적인 복원과정에선 좀더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물속에 오래 잠겨있던 목재는 세포의 성분인 셀룰로오스가 빠져 나간다. 목재 속은 수분으로 가득 차 있다. 물 속에서 꺼낸 목재를 그대로 말리면 대부분 형태가 변형되며 심할 경우 바스러진다.

이 때문에 유물을 식품보존에 흔히 쓰는 ‘진공동결건조법(vacuum freeze drying)’을 쓰기도 한다. 일단 꽁꽁 얼려 형태가 변형되지 않도록 고정한 다음, 그대로 수분만 ‘승화’ 시켜내는 방법이다.

공주대 문화재보존과학연구소 조은옥 연구원은 “동결 건조의 경우는 주로 크기가 작은 목재유물에 주로 사용한다”며 “큰 유물은 ‘슈크로오스 기법’이라고 부르는, 셀룰로오스가 포함된 물 속에 담가두고 목재 속에 들어있는 물과 셀룰로오스를 바꾸어 넣어주는 방법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도자기 유물은 화학적으로 안정된 편이라 바닷물의 피해가 적은 편이다. 불순물을 꼼꼼히 제거하는 ‘청소 과정’이 복원과정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탈염과정을 거친 후, 붙어 있던 조개껍질 등을 제거하고, 깨진 부분이 있으면 다시 조립해 준다.

문 과장은 “이번 마도 3호 발굴 결과 역사책에서 고려시대 기록을 바꿀만한 기록이 여럿 나왔다”면서 “과학적인 복원과 발굴은 역사 연구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전승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enhance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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