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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 일 인류 사실상 하나”






“한국인과 중국인, 일본인은 사실상 거의 같아요. 사회적인 구분일 뿐입니다.”

이달 2일 경기도 연천 전곡선사박물관(관장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의 ‘한국인의 기원’ 특별전 개막식 초청 연사 자격으로 방한한 세계적인 진화 유전학자 레베카 칸 미국 하와이대 의대 교수는 인터뷰가 끝날 때까지 인류가 ‘하나의 핏줄’임을 강조했다.

칸 교수는 유전학을 이용한 인류 진화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 1987년 칸 교수는 사람의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 유전자(DNA)의 염기 서열을 지역별로 분석한 뒤 현생인류가 약 20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시작됐다는 일명 ‘미토콘드리아 이브’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해 인류학과 고고학계를 발칵 뒤집어 놨다.

당시 학계에서는 현재의 인류는 세계 각지에서 따로 진화한 뒤 서로 섞였다는 ‘다지역 연계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칸 교수가 ‘과학적 증거’를 내놔 아프리카에서 태어난 하나의 종인 호모 사피엔스가 전세계로 퍼졌다는 ‘완전대체론(일명 아프리카 기원론)’이 주류로 자리잡게 됐다.






●전세계 인류는 7.4%의 유전자 차이









“한반도 사람들들의 유전체(게놈)을 분석해 보면 대단히 복잡한 형태를 보입니다. 하지만 크게 보면 두 종류의 유전자가 두드러지죠. 일본인과 거의 비슷한 유전자와 중국인과 유사한 유전자가 바로 그것입니다.”

칸 교수는 “이는 한반도의 인류가 유전적으로는 하나가 아니라는 증거”라며 “유전학적으로 한, 중, 일 3국이 서로 민족을 구분하려고 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지역별 인류 사이의 유전적 차이가 미미한 데 비해 같은 한반도 안에서도 다양한 차이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전세계 인류를 대상으로 해도 마찬가지라고 칸 교수는 설명했다.

“최근 전세계 인류의 유전자를 비교한 연구를 보면 차이가 나는 유전자는 7.4%에 불과합니다(전체 유전자가 아니라 인류 고유의 유전자 중 7.4%). 공통 유전자 비율이 높은 것은 인류가 모두 아프리카라는 한 곳에서 시작됐기 때문이죠.”

칸 교수는 “유럽인, 호주인이라는 구분이 타당한지 의심해 봐야 한다”며 “미국인인 나도 거슬러 올라가면 몽골 사람 조상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생인류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모두 같은 인류라는 뜻이다.

칸 교수의 이런 입장은 ‘각 지역의 인류는 기원이 다르고, 따라서 인종적 차이가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수많은 후속연구가 그의 연구를 뒷받침했고, 지금은 거의 정설로 인정받은 상태다.






●한국인 유전체 연구 결과도 기대돼

미토콘드리아 이브 연구 이후 24년이 지나는 동안 진화 유전학 분야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이에 대해 칸 교수는 “문화적인 차이를 나타내는 유전자 변이가 발견되고 있다”고 답했다.
지난 10년 사이에 이뤄진 유전체(게놈)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연구해 본 결과, 기존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나 성(Y) 염색체에서는 발견하지 못했던 미세한 차이를 찾았다는 것이다.

“배성곤 하와이대 인류학과 교수와 한국의 게놈연구소(PGI) 팀이 진행하고 있는 한국인 유전체(게놈) 연구를 돕고 있는데, 다른 게놈과 맞지 않는 유전자가 꽤 나옵니다. 중국인과도 다른 면이 있다는 뜻이죠. 환경이나 문화적인 요인이 이유인 것 같습니다.”

칸 교수는 “한국인은 두 개의 공개 유전체(김성일 박사의 유전체와 익명의 남성 유전체 ‘AK-1’)를 보유하고 있어 진화유전학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한국인의 인류학적, 문화적 기원도 곧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윤신영 동아사이언스 기자 ashill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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