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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 최소 단위 ‘점’이냐 ‘끈’이냐…내년 판가름 날 듯

 


“1968년 여름이었습니다. 이스라엘 하이파 항구에서 배를 타고 이탈리아의 베니스에 도착했죠. 거기서 차로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갔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끈이론(string theory)’ 논문을 처음 썼습니다.”

프랑스 ‘지성의 전당’으로 불리는 파리 ‘콜레주 드 프랑스(College de France)’ 가브리엘 베네치아노(69·사진) 교수는 4일 동아사이언스와의 인터뷰에서 끈이론 탄생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베네치아노 교수는 고등과학원이 개최한 ‘제1회 국제자문위원회’ 참석차 방한했다.

베네치아노 교수는 1967년 와이즈만과학연구소(Weizmann Institute of Science)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4개 힘 가운데 하나인 강력(强力·strong force)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CERN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있던 그는 입자가속기 실험에서 나온 데이터를 수식으로 나타내는 과정에서 끈의 존재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1968년 7월 이런 내용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하지만 학계의 반응은 냉담했다. 끈이론은 물질의 최소단위가 점(입자)이 아니라 고무줄과 같은 끈이라고 설명한다. 끈의 진동에 의해 원자, 양성자, 중성자 같은 자연계의 기본 입자들이 생겨난다. 끈에 대한 개념조차 없던 시기에 이 같은 주장은 ‘발칙한 상상’에 가까웠다.

설상가상으로 같은 해 미국 스탠퍼드선형가속기센터에서 쿼크(quark) 2종류가 발견됐다. 쿼크는 끈이론의 ‘라이벌’인 ‘표준모형’(Standard Model·자연계 기본 입자와 이들 사이의 상호작용을 나타낸 물리이론)의 근간을 이루는 입자다. 베네치아노 교수는 “1970년 끈이 필요하다는 인식은 생겨났지만 1984년경까지 끈이론은 학계에서 잊혀졌다”면서 “나도 끈이론을 중단하고 쿼크를 연구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1984년 끈이론은 화려하게 부활했다. 끈이론이 양자역학과 중력을 동시에 설명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되면서 ‘끈이론의 시대’가 열렸다.

그는 CERN의 거대강입자가속기(LHC)가 ‘신의 입자’로 불리는 힉스(Higgs boson)의 존재를 밝혀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힉스가 없다는 결론이 나오면 끈이론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폐기처분 될 가능성이 높은 표준모형 자리를 끈이론이 꿰찰 가능성이 높아서다. 베네치아노 교수는 “내년 연말이면 힉스 존재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현경 동아사이언스 기자 uneasy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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