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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많던 파리, 모기는 다 어디 갔지?


여름 내내 밤잠을 설치게 만들던 모기, 쫓아내도 음식에 달려들던 파리, 밤낮없이 울어대던 매미, 쯔르르 울던 귀뚜라미….

봄과 여름 동안 우리 곁을 맴돌던 곤충들이 찬바람과 함께 사라져버렸다. 귀찮기는 했던 곤충과 벌레들이 사라져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한 늦가을밤은 더 적막해졌다. 도대체 그 많은 곤충들은 찬바람만 불면 어디로 숨어드는걸까.

겨울이라고 해서 개체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성체의 형태를 유지하는 종도 있고, 알이나 애벌레, 번데기의 형태로 겨울을 나는 종도 있다.

입동이 지나 겨울이 코 앞으로 다가온 지금, 곤충들은 막바지 월동준비가 한창이다. 우리 눈에만 띄지 않을 뿐이지 80만 종, 전체 동물의 75%에 이르는 거대한 곤충 집단은 찬바람을 피해 몸을 숨기거나 알을 낳아 다음 세대를 잇기 위해 소리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다.

공통점은 움직임을 최대로 줄인다는 것. 움직이면 배 꺼지니 안 먹고 안 움직인다는 것이 곤충의 생존 전략이다.



● 진딧물의 화려한 춤, 1년 만에 수컷 만나는 날

지난 달 말, 서울 도심 한복판에 ‘날파리 떼’가 나타났다. 흔히 하루살이를 날파리로 부르기 때문에 이 작은 곤충 떼를 하루살이로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히는 면충이라 불리는 진딧물의 한 종류다.

진딧물은 알의 형태로 겨울을 난다. 이날 진딧물이 떼로 나타난 이유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수컷과의 교미를 위해서다.

진딧물은 일 년에 딱 한 번 가을에만 수컷과 교미를 한다. 다른 때는 처녀생식이라고 해서 수컷 없이 암컷 혼자 새끼를 낳는다. 엄밀히 말하면 진딧물은 가을을 제외하곤 수컷을 생산하지 않는다. 주로 배추 같은 농작물이나 풀 숲에 살면서 알도 낳지 않고 바로 새끼를 낳아 먹이를 먹이는 것이다.

그러다 먹을 게 떨어지고 날씨가 추워지면 어미는 날개 달린 새끼를 낳는다. 수컷과 교미해 나무의 눈 속에 알을 낳게 만들기 위해서다. 눈 속은 기온도 일정하고 습기도 적당해 진딧물의 알이 겨울을 나기에 안성맞춤이다.

이처럼 진딧물은 후손들이 나무 속에서 안전하고 따뜻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두 세대 전부터 차근차근 준비한다. 진딧물처럼 알로 겨울을 나는 곤충에는 남방차주머니나방, 녹색부전나비, 사마귀 등이 있다. 녹색부전나비는 떡갈나무의 마른 가지 위에 낳는다.



● 부동액 바르는 호랑나비, 아파트 지하실에 숨어 사는 모기

애벌레로 월동하는 녀석들은 차가운 공기를 피해 대부분 땅속에서 산다. 하지만 간혹 지상에서 꿋꿋하게 햇빛을 보는 녀석들은 나뭇잎에 붙어산다. 애벌레로 겨울을 나는 종에는 사슴벌레, 솔송나방, 홍점알락나비, 광대노린재 등이 있다. 사슴벌레 애벌레는 썩은 참나무속에서 산다.








하루살이와 모기, 잠자리의 애벌레는 물속에서 겨울을 난다. 요즘 도시에서 겨울에도 모기가 나오는 이유는 보일러실이나 배수로, 정화조, 침전조 같이 일 년 내내 따뜻한 물이 흐르는 곳에서 애벌레가 번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역을 하려면 모기들이 따뜻한 곳으로 몰려드는 지금 실시해야 한다.

호랑나비는 번데기로 겨울을 난다. 풀이나 가는 나뭇가지에 매달린 호랑나비의 번데기를 간혹 볼 수 있는데, 이 녀석들은 영하 40도에서도 얼지 않는 특별한 체액을 만들어 몸에 바른다. 세포가 얼지 않도록 일종의 부동액을 몸에 바르는 셈이다.

성충으로 나는 종에는 무당벌레, 딱정벌레, 실잠자리류, 모메뚜기가 있다. 나비와 나방 종의 대부분은 애벌레나 번데기 형태로 겨울을 나지만 네발나비와 각시멧노랑나비, 청띠신선나비들은 성충의 모습으로 겨울을 난다.

네발나비는 바람이 적고 낙엽이 쌓여 있는 곳에서 동면을 한다. 날개 안쪽 색깔이 갈색을 띠고 있어 날개를 접고 있으면 영락없이 낙엽처럼 보인다. 간혹 잠시 날씨가 풀릴 때 날아다니는 녀석들이 있는데, 이를 보고 “벌써 봄이 왔냐”며 놀랄 필요는 없다. 진정한 봄은 배추흰나비가 날아다니는 때 시작한다.








● “한국 겨울 따뜻해서 좋아~” 중국 꽃매미 5~6년 전부터 한국에서 월동 시작

하지만 최근 지구온난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겨울 날씨가 따뜻해지는 것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5~6년 전부터 떼로 나타나 과수원과 숲을 고사시키고 있는 꽃매미(주홍날개 꽃매미)가 그렇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묘목에 알이 묻어 함께 들어오는 것으로 추정되는 꽃매미는 알의 형태로 겨울을 보낸다. 주로 따뜻한 중국 남부지방과 동남아 등 아열대성 기후에서 지내기 때문에 칼바람 부는 한국의 추운 겨울에는 이기지 못하고 대부분 죽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겨울이 따뜻해지면서 전국 각지에서 월동하는 꽃매미의 알이 발견되고 있다. 이강운 홀로세생태보존연구소 박사는 “2006년 꽃매미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봐서 그 해 겨울부터 월동을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며 “겨울이 추울 때마다 일시적으로 사라질 수 있겠지만 국내에 적응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 속속 확인되고 있는 만큼 꽃매미를 공격 외래 해충 1급으로 지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곤충은 추위엔 약하지만 반대로 온도만 맞으면 어느 곳에서도 살 수 있을 만큼 환경적응력이 뛰어나다. 꽃매미의 등장은 국내 겨울이 이전과 같지 않음을 보여준다. 이 소장은 “지구 평균 기온이 올라가면 곤충들이 번식하는 횟수가 1~2회 더 늘어 결국 개체 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며 “기후변화 연구에 곤충 감시를 같이 접목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진 제공 이강운 박사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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