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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광년 떨어진 우주에 ‘슈퍼지구’ 있다






“나니예는 지구가 아니었다. 지구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행성이었다. 산은 높고 들판은 넓었으며, 공기는 어디를 가나 맑고 깨끗했다. 훼손되지 않은 자연이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경계선 하나 없이 펼쳐져 있었고, 사람 사는 마을은 일부러 숨겨놓기라도 한 듯 드물게만 나타났다.”

지난 8월 말 세상에 발표된 공상과학소설, ‘신의 궤도’ 중 한 부분입니다. 여기 등장하는 ‘나니예’는 작가 배명훈이 상상해서 만든 행성이죠. 소설 속에서는 나니예는 지구 시간으로 15만 53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행해야 닿을 수 있는 우주에 있고, 주인공 김은경의 아버지가 사람이 살 수 있도록 바꿨습니다.

이렇게 외계 행성이나 위성 같은 천체를 지구처럼 만드는 걸 ‘테라포밍’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지구(terra)와 형성(forming)이라는 단어를 합쳐 만든 말이죠. 대기나 기온, 땅 표면의 형태, 생태계 등을 지구와 비슷하게 만들면 인간과 지구 생물이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테라포밍에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이 필요합니다. 과학기술도 지금보다 훨씬 발전해야 하고, 외계 행성의 원래 모습을 파괴하는 게 옳은지도 생각해야 합니다. 소설 속 나니예 행성처럼 지구를 닮은 행성을 만드는 일은 간단하지 않은 거죠.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구 닮은 행성을 만드는 대신 원래부터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슈퍼 지구’를 찾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활동이 지난 2009년 발사된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발견입니다. 지름 2.7m, 길이 4.7m인 이 망원경은 95메가 픽셀의 디지털 카메라를 달고 있습니다. 발사된 이후 450만개 이상의 별을 찾아냈고, 이중 슈퍼 지구 후보는 무려 2326개나 됐습니다.

드디어 지난 12월 5일에는 반가운 소식이 발표됐습니다. NASA가 지구와 비슷한 환경을 가진 행성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연 것입니다. 이전에도 과학자들이 지구 닮은 행성을 보고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지구와 닮은 경우는 별로 없었습니다.

NASA가 발표한 이 행성은 지구에서 600광년 떨어진 우주에 있는 ‘케플러 22-b’입니다. 태양계를 닮은 ‘케플러 22계’에 속해 있으며 지구보다 2.4배 큽니다. 중심별 주위를 일정한 궤도로 돌고,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290일입니다. 지구보다 중심별에 가까이 있기 때문에 지구의 1년인 365일보다 조금 짧죠.

케플러 우주망원경의 관측에 따르면 이 행성에는 지구의 대양처럼 거대한 바다가 액체 상태로 있고, 육지에는 토양과 바위도 많습니다. 특히 중요한 점은 ‘골디락스 영역’에 케플러-22b가 자리 잡았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이 행성의 온도는 섭씨 22도 정도로 생명체가 살기에 적당한 수준입니다.







사진


골디락스 영역은 영국 전래동화 ‘골디락스와 세마리의 곰’에서 나온 말입니다. 주인공 소녀인 골디락스는 곰이 끓여놓은 죽들 중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온도의 죽을 선택해 맛있게 먹습니다. 이 죽처럼 골디락스 영역에 있는 행성은 중심별과 적당한 거리에 있어서 너무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습니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이 활동한 지 3일 만에 케플러-22계의 골디락스 영역에서 케플러-22b를 찾아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발표한 결과는 약 2년 동안 여러 차례 확인해서 내놓은 것입니다.

이번 발견에 NASA의 과학자들은 흥분하고 있습니다. 케플러-22b에 지구의 바다처럼 완전히 물에 덮인 곳이 있다면 생명체가 존재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거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지구와 아주 비슷한 환경이 이뤄져 있을 거라는 상상도 해볼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케플러-22b의 구조가 지구와 같은 암석인지 목성처럼 가스나 액체로 돼 있는지 알 수 없습니다. 또 지구에서 무려 600광년이나 떨어져 있어 쉽게 가볼 수 없죠. 그래서 아직 인간이 다른 행성에서 살 수 있다고 말하기는 이릅니다.

그러나 이번 발견은 ‘지구 닮은 행성’을 찾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고, 외계에 생명체가 살기 적당한 행성들이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정말 먼 미래의 어느 날에는 소설 속 나니예를 볼 수 있을지 모릅니다. 사람이 살 수 있으면서 지구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 행성을 말입니다.

항우연의 푸른하늘’ 코너는 이번 회를 마지막으로 연재를 마칩니다. 향후 업데이트되는 콘텐츠는 홈페이지 (www.karischool.re.kr)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박태진 기자 tmt198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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