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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퍼’ 하나면 질병 ‘꼼짝마’


“지퍼 하나만 있으면 어떤 질병이라도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웬 정신 나간 사람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국내 연구진이 지퍼처럼 질병과 관련된 특정 물질에 착 달라붙어 표적치료제로 쓸 수 있는 펩타이드를 개발해 주목 받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생명과학부 전상용 교수와 김성현 박사팀은 그동안 펩타이드의 단점으로 꼽혀온 낮은 친화력과 특이성을 해결한 ‘앱타이드’라는 새로운 단백질 조각을 처음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펩타이드는 50개 이하의 아미노산이 연결된 물질로, 아미노산이 50개 이상이면 단백질로 분류된다. 펩타이드는 생산 단가가 낮고 면역 거부반응을 잘 일으키지 않으며, 화학물질로도 쉽게 합성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런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단백질을 알아보고 달라붙는 성질인 친화력과 특이성이 항체보다 떨어져 그동안 치료제로 쓰이지 못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펩타이드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루이신 지퍼 단백질’의 구조를 펩타이드에 적용했다. 루이신 지퍼 단백질은 단단한 골격 아래 벌어진 양팔이 붙어 있는 형태다. 연구진은 14개의 아미노산으로 기본 골격을 만들고 그 밑에 6개의 아미노산으로 만든 팔 두개를 붙였다.





단백질구조..

 


앱타이드는 루우신 지퍼 단백질(왼쪽)의 구조를 따라 만들었다. 14개의 아미노산으로 기본 골격을 만들고 그 밑에 6개의 아미노산으로 만든 팔을 두 개 붙였다. 사진 제공: 광주과학기술원

이렇게 만든 새로운 펩타이드는 어떤 표적물질에도 잘 달라붙었다. 또 암과 관련한 바이오마커에도 잘 반응해 암 진단 활용도가 높았다. 연구진은 이 지퍼달린 펩타이드를 그리스어로 ‘붙는다’는 뜻의 ‘앱타머’를 붙여 앱타이드(Aptide)로 명명했다.

이렇게 만든 앱타이드는 표적치료제로서 항체나 DNA앱타머, RNA앱타머에 비해 절대 뒤지지 않았다.

앱타이드의 가장 큰 장점은 합성이 쉽다는 것. 현재 표적치료제로 가장 많이 쓰는 항체는 동물 세포에서만 얻을 수 있어 생산 가격이 비싸다. 하지만 펩타이드는 아미노산을 연결하는 합성만으로 쉽게 제작할 수 있다.

또 크기도 항체의 50분의 1, RNA앱타머의 5분의 1 수준으로 작다. 항체는 크기가 커서 암세포의 내부까지 진입하지 못하지만 펩타이드는 크기가 작아서 내부 깊숙한 곳까지 침투할 수 있다.

전상용 교수는 “최근 의약품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크게 성장한 표적치료제 시장에서 앱타이드는 새로운 틈새시장이 될 수 있다”며 “항암제 등의 의약품뿐 아니라 진단, 약물전달시스템, 세포 이미징 등에도 광범위하게 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화학 분야의 권위지 ‘앙게반테 케미’ 최신호(1월 24일자)에 실렸다.3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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