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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액은 초파리도 살려낸다




최근 체코 연구진은 추위에 약한 노랑초파리에게 부동액을 먹여 초파리의 체질을 냉해를 입지 않는 체질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사진 제공: 위키미디어/michael



돌덩이처럼 단단히 얼린 밥도 전자레인지에 3분이면 방금 지어낸 것처럼 고슬고슬해진다.

꽁꽁 얼어있는 음식들은 전자레인지에 몇 분만 돌리면 원상복귀시켜 낼 수 있지만, 얼어버린 생명체는 다시 살려내기란 요원하다. 인간을 비롯한 척추동물 대부분은 온도가 내려가 몸이 얼기 시작하면 동시에 세포도 죽으면서 생명활동 자체가 멈춰버린다.

그런데 최근 체코 곤충학자들이 초파리 애벌레의 몸 일부를 얼렸다가 해동시키는 방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고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해 주목받고 있다. 심지어 연구진이 얼렸다가 해동한 애벌레는 잘 자라 성충으로 변태를 했을 뿐만 아니라 자손까지 낳아 놀라움을 주고 있다.



체코과학원 곤충학연구소의 블라드미르 코스탈 박사팀은 실험실에서 유전자 연구에 많이 활용되는 노랑초파리(drosophila melanogaster)를 가지고 실험했다. 노랑초파리는 주로 열대 및 아열대 기후에서 살기 때문에 유난히 추위에 약하다. 주변 온도가 섭씨 10도 이하로 떨어지면 모든 생체 기능이 정지하고, 6도를 내려가면 냉해로 인해 세포가 죽는다. 영하 5도에서는 애벌레, 번데기, 성충 등 어떤 단계도 살아남지 못한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냉동 전 추운 환경에 익숙해지면 안전하게 몸의 기능이 정지할 것으로 가정한 다음 애벌레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기온을 25도로 일정하게 유지된 곳에 두고, 한 그룹은 15도를 유지하는 환경에, 그리고 남은 한 그룹은 6도에서 11도 사이를 12시간마다 오르락내리락하는 환경에 3일간 뒀다. 3일 뒤에는 애벌레의 몸을 영하 5도의 찬 물에 반쯤 담가 얼게 했다.

실험 결과, 온도에 상관없이 일정한 온도에 있던 애벌레는 모두 몸 안에 얼음 덩어리가 생기며 죽었다. 하지만 변동하는 기온에 있었던 세 번째 집단의 애벌레의 경우, 284개 개체들 중 18 개체에서 세포의 활동이 관찰됐고, 1 개체는 온전히 살아서 성체로 성장했다. 즉 일정한 온도에 놓였던 애벌레보다는 주기적으로 변하는 온도에 있었던 개체들이 급격하는 변화에 잘 적응한 것이다.

그 다음 연구진은 다른 곤충들이 동면할 때 부동액으로 사용하는 프롤린이라는 아미노산을 애벌레에게 먹였다. 그러자 프롤린은 애벌레의 조직세포 사이로 침투해 들어가 마치 침낭처럼 세포를 따듯하게 데웠다. 프롤린의 덕분에 차가운 날씨에도 생명을 유지하는 세포의 수가 증가했다.



그 결과 냉동시키기 전 주기적으로 온도가 변하는 환경에 두면서 프롤린을 주입해 몸에 보온 효과를 준 경우의 애벌레가 가장 많이 살아났다. 실험군의 14.1%가 살아남아 번데기 과정을 거쳤으며 9.1%는 성체로 성장했다. 심지어 짝짓기를 한 뒤에 자손까지 생산했다.

코스탈 박사는 “온도 변화와 부동액 주입으로 노랑초파리의 동면을 조절하고 추위에 취약한 체질을 냉해에도 견디는 체질로 바꿀 수 있었다”며 “이 같은 방법은 유전자 분석에 많이 활용되는 노랑초파리를 저온보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미 기자 ym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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