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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왕오징어가 얼굴에 농구공을 매단 사연


사람이나 동물이나 동글동글하고 커다란 눈을 가지면 귀엽고 예쁘다는 인상을 받는다. 하지만 만일 이 눈이 농구공 만하다면 어떨까.

1981년 미국 하와이 주에 사는 어민 헨리 올슨 씨는 오하우 섬에서 대왕오징어 한 마리를 잡고 깜짝 놀랐다. 13m에 이르는 몸길이도 놀랍지만, 대왕오징어의 눈 지름이 자그마치 27cm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동물 중 가장 크다는 흰긴수염고래의 눈보다도 2.5배 더 컸다.

 

 







최근 스웨덴 룬드대 생물학부 단 에릭 닐슨 교수팀은 대왕오징어의 ‘왕눈’이 사람처럼 아름다움을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는 연구 결과를 냈다. 대왕오징어처럼 농구공만한 눈을 유지하려면 많은 에너지가 들지만 대왕오징어의 유일한 천적인 향유고래의 공격을 피하는 데는 이 왕눈이 적격이라는 것이다.

연구진은 심해 동물의 눈 크기와 시력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심해 동물은 기본적으로 눈이 크면 더 많은 빛을 받아들이기 때문에 시력이 좋을 것으로 가정했다.

연구진은 심해 깊이에 따른 눈 크기와 시력 사이의 관계를 수학적 모델로 분석했다. 그 결과 심해 동물은 눈이 클수록 가시거리가 좋아졌다. 심해 450m에 사는 심해 동물의 경우 눈 지름이 5cm일 때 가시거리는 45m이고, 7.5cm일 때는 55m로 나와 대략 22% 증가했다.

하지만 눈 지름이 9cm에 이르자 시력이 향상되는 정도가 작아졌다. 눈 지름이 10cm일 때 가시거리는 62m이지만 눈 지름이 12.5cm일 때 가시거리가 68m에 불과해 대략 9.7% 증가했다. 연구진은 “심해동물은 눈 크기가 9cm일 때 에너지 효율 면에서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대왕오징어는 쓸데없이 큰 눈을 가지고 있었던 걸까.

시뮬레이션 결과, 대왕오징어의 눈은 작은 물체보다는 큰 물체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대왕오징어의 눈은 향유고래가 물속을 휘젓고 다닐 때 주변에서 반짝이는 플랑크톤의 움직임을 포착했다. 플랑크톤 하나하나는 볼 수 없지만 거대한 무리로 빛을 내는 플랑크톤을 감지해 향유고래의 움직임을 파악한 것이다.

닐슨 교수는 “대왕오징어의 눈은 120m 떨어진 향유고래의 움직임도 식별할 수 있었다”며 “명암차가 크지 않아 물체와 주변 환경이 잘 구분되지 않는 심해에서는 이런 성질이 잘 활용됐을 것”으로 설명했다.

이 연구는 15일 ‘커런트 바이올로지’ 온라인에 소개됐다.

 

 



김수비 기자 hel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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