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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다 한 수 위인 식물 ‘레세다 오도라타’

동물과 식물 중에 누가 더 머리를 잘 쓸까? 일반적으로 동물이 낫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동물의 의도를 꿰뚫어 번식에 이용하는 식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바로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서식하는 ‘레세다 오도라타’다.

이스라엘 공대 마이칼 사무니-블랭크 박사팀은 ‘레세다 오도라타’ 열매의 씨를 씹는 순간 매운 겨자맛 물질이 분비돼 ‘가시 생쥐’가 열매만 먹고 씨는 뱉는다고 밝혔다. 쥐와 같은 설치류가 씨를 갉아먹지 않고 뱉는 모습이 관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레세다 오도라타’는 이스라엘 네게브 사막에 서식하는 1~2m 크기의 식물로, 나무 한 그루에 수천 개의 열매가 열린다. 열매에 과즙이 풍부하고 맛이 달아 설치류를 비롯한 낙타, 도마뱀, 새가 이 나무의 열매를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열매 한 개에는 약 20개의 씨가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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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 생쥐가 레세다 오도라타의 열매를 먹고 있는 모습. 열매를 모두 먹은 후에 씨앗을 삼키지 않고 뱉어 놓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Michal Samuni-Blank 제공
 
연구팀은 ‘레세다 오도라타’ 열매의 과육과 씨 부분에 들어 있는 성분을 분석했다. 그 결과 씨에서는 ‘마이로사이네이즈’라는 효소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과육에서는 ‘글루코시놀레이트’라는 성분이 검출됐다. 쥐가 씨를 갉아먹다가 두 성분이 섞이면 매운 겨자맛 물질인 ‘아이소티오시안염’이 생성됐다.

씨에 있는 효소가 작용하지 못하면 매운 겨자맛 물질이 생기지 않는다. 연구팀은 씨에 들어 있는 효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처리한 뒤 가시 생쥐 21마리에게 열매를 줬다. 실험 결과 평소에는 쥐들이 열매를 먹은 뒤 씨를 뱉는 비율이 73%에 이르렀으나, 효소의 활성이 떨어진 열매를 먹을 때는 씨를 뱉는 비율이 20% 이하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사무니-블랭크 박사는 “쥐들은 활동 반경이 넓고 나무가 자라기 좋은 서늘한 곳에서 주로 활동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도리어 식물의 씨를 퍼뜨리는 배달꾼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쥐가 열매를 먹어 이익을 본 것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레세다 오도라타가 번식률이 증가하는 이득을 본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14일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살렸다.

김수비 기자 hell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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