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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고 그윽한 목소리에 속지 말자”

원숭이

 

동물 세계에서 수컷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노래를 부르는 경우가 많다. 이때 수컷은 크고 굵은 목소리를 뽐낸다. 특히 하울러 원숭이는 체중이 7kg에 불과하지만 호랑이 같이 큰 소리로 으르렁대는 것으로 유명하다. 최근 목소리가 크고 굵은 수컷은 오히려 생식력은 좋지 못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와 미국 유타대 등 국제공동연구팀은 하울러 원숭이 9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3D 스캐너를 이용해 수컷의 소리기관인 설골(혀뿌리에 붙어있는 V자 모양의 작은 뼈)의 크기와 목소리 크기를 비교했다 그 결과, 목소리가 클수록 설골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울러 원숭이 수컷이 암컷의 마음을 얻기 위해 오랜시간에 걸쳐 설골을 발달시키도록 진화한 것이다. 

 

반면 설골이 크고 목소리가 큰 원숭이일수록 생식기관인 고환의 크기는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생산하는 정자의 수 역시 적었다.

 

연구를 진행한 제이콥 던 케임브리지대 박사는 “하울러 원숭이는 소리기관을 얻는 대신 생식기관을 포기한 것 같다”며 “무기 같은 뿔을 크게 하거나 화려한 몸 색과 큰 몸집을 얻기 위해 생식기관을 잘 발달시키지 못한 종은 여럿 밝혀졌지만 소리기관과 생식기관을 바꾼 사례는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원숭이가 사람과 유연관계가 가까운 만큼 이번 연구결과를 사람에게도 적용할 수 있을까. 레슬리 냅 유타대 교수는 “여성이 나지막한 목소리를 더 로맨틱하고 매력적으로 느끼는 경향이 있긴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를 사람에게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의 경우 자상한 성격과 재력 등 자신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기 때문에 목소리와 생식력은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신선미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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