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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나노기술로 만드는 친환경 바이오 재생에너지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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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치를 눌러 전등을 켜고, 충전기를 꽂아 스마트폰을 충전한다. 주유소에 들러 차에 기름을 넣는다.


 
너무나 일상적인 이런 일들 뒤에는 거대하고 정교한 에너지의 인프라가 깔려 있다. 석탄을 태우거나 원자력 발전소를 돌려 전기를 생산해 공장과 가정에 보낸다. 석유를 캐서 정제하고 가공해 휘발유를 만들어 연료로 쓰고, 플라스틱같이 생활과 산업에 필요한 소재를 만든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이러한 에너지의 생산과 소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에너지는 사회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이기도 하다.
 








기후변화 주범 화석 연료…대안은 바이오 에너지
 

화석연료는 과거의 다른 에너지원과는 비교할 수 없는 높은 효율로 산업화를 이끌었고, 현대 문명의 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지구에 유례없는 피해도 입히고 있다. 극지의 빙하가 녹고, 해수면이 높아지며 이상 한파, 이상 고온 현상이 수시로 일어난다. 더구나 화석연료는 항상 고갈을 걱정해야 한다. 그럼 해결책은 무엇일까? 이산화탄소를 더 늘리지 않고, 친환경적이며 고갈될 걱정이 없는 에너지원이 있을까?
 


현재 주목받는 것이 바이오 소재를 이용한 신재생에너지다. 이른바 '바이오매스(biomass)'다. 바이오매스란 ‘어느 시점에서 일정 공간 안에 있는 생물체의 총량’을 뜻하는 생태학적 용어지만, 최근엔 주로 에너지원으로 사용 가능한 식물이나 동물 등의 생물체를 가리킨다. 식물체를 태우거나, 이들을 에너지원으로 가공해 사용한다. 바이오매스로부터 주로 에탄올이나 메탄가스, 바이오디젤 등의 에너지가 생산된다.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고갈 염려가 없고 화석연료에 비해 오염 물질 배출이 적어 친환경적이다.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은 마찬가지나 식물계 바이오매스는 생장하면서 광합성을 통해 상당량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지구에 남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따져보면 화석연료에 비해 영향이 미미하다. ‘탄소중립적’ 에너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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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재생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지만, 목재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는 오히려 환경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출처: shutterstock)
 









대량생산 미세조류로 만드는 바이오디젤
 

현재 바이오매스 에너지는 주로 옥수수나 사탕수수에서 에탄올, 바이오디젤 등을 얻는 방식, 목재를 연료 형태의 팰릿 등으로 가공해 활용하는 방식, 바이오 에너지 생산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을 재활용하는 방식으로 생산된다. 하지만 이렇게 식용 작물을 바이오매스 에너지원으로 쓰면 사람이 먹을 식량 가격이 오르는 부작용이 생긴다. 목질계 바이오매스는 사람의 식량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공정이 복잡한데다 산림 파괴를 부추길 우려도 있다.
 


그래서 최근 관심이 커진 분야가 미세조류(微細藻類)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기술이다. 미세조류는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작은 해양 생물체다. 우리가 흔히 아는 클로렐라 등이 미세조류에 속한다(다시마나 미역은 거대조류로 분류한다).
 


미세조류는 사람이 먹지 않기 때문에 식량을 둘러싼 윤리 문제에 얽힐 우려가 없고, 지질(脂質)이 풍부해 바이오디젤을 생산하는 데 적합하다. 바다에서 자라니 에너지원 확보를 위해 경작지나 산림을 잠식할 일도 없고, 사시사철 어느 때나 빠르게 자란다. 석유도 없고, 태양이 쨍쨍 내리쬐는 날도 드물며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에 꼭 맞는 소재다.
 


관건은 미세조류를 어떻게 대량으로 확보하는가이다. 이에 2014년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 이주한·이현욱 박사 연구팀과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오유관 박사팀은 나노기술을 이용해 클로렐라를 빠르게 대량으로 얻을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통합 미세조류 바이오리파이너리 공정’이라고 불리는 이 기술은 수확한 미세조류의 세포벽을 파괴한 뒤 오일 성분을 추출하는 것까지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단일 공정이다.
 


이 기술은 각 연구팀의 두 가지 기술이 빛을 발했다. 이주한·이현욱 박사팀이 개발한 기술은 ‘수용성 양이온성 유기 나노점토-이산화티탄 복합체’를 실온에서 대량생산하는 방법이다. 오유관 박사팀은 이 복합체를 이용해 대표적 유지성 미세조류로 꼽히는 클로렐라를 수확하고 오일을 추출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유기 나노점토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대표적인 나노물질 중 하나이며, 초미세 크기의 단위 구조로 이루어져 나노 복합 재료를 만들 수 있는 점토 광물이다. 특히 양이온성 유기 나노점토는 미세조류를 응집시키는 효과가 탁월하다고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여기에 이산화티탄을 접목했다. 이산화티탄은 광합성을 촉진하는 광촉매로서 화학반응을 통해 클로렐라의 세포벽을 분해하고 오일 성분을 쉽게 추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 연구 결과는 나노소재를 이용하여 저렴한 생산비용으로 대량의 바이오디젤을 양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또한 향후 녹조 제어를 포함한 수처리 분야에까지 응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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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 유기나노점토 투입량을 늘림 에 따라 대표 미세조류 클로렐라 의 수확 효율이 높아지는 모습. 
(출처: KBSI)
 









폐수처리와 전기생산을 동시에, 미생물연료전지
 

미생물연료전지란 미생물을 촉매로 사용해서 유기물질을 분해해 전기에너지를 만드는 생물전기화학 시스템이다. 원리는 연료전지와 거의 비슷하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를 결합시키면 물과 전기가 나온다는 특성을 이용해 전기를 만들고, 수소를 산화시키기 위해 백금을 촉매로 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수소 대신 유기물을, 백금 대신 미생물을 사용한다.
 


이때 사용하는 대표적인 유기물이 바로 폐수이다. 미생물이 폐수와 같은 유기물질을 분해할 때 나오는 전자로 전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미생물연료전지는 오염물질을 분해하고 제거하면서 동시에 전기에너지까지 생산하는 차세대 청정에너지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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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전형적인 미생물연료전지의 구조. 폐수를 분해하 생성된수소이온과 전자는 각각 분리막과 외부회로를 통해 산화전극에서 환원전극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이때 수소이온은 환원전극부 내 존재하는 산소와 같은 최전자 수용체와결합함으로써 물이 생성되며, 동시에 외부회로에서의 전자의 이동으로 전기가 생성된다. 
(출처: 국가환경정보센터)
 



미생물연료전지는 버리는 유기물로 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만 발전 성능이 수소연료전지의 100분의 1 이하라는 약점이 있다. 이에 나노기술을 활용해 미생물연료전지의 에너지 성능을 높이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장인섭 교수 연구팀은 탄소나노튜브를 미생물연료전지의 전극으로 이용하고 전극의 표면적을 넓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들이 관 모양으로 짜인 원통 형태의 나노 신소재이다. 탄소나노튜브는 철보다 높은 강도를 지니면서도 열전도도가 높고 특히 구리만큼이나 전기전도도가 높아 미래형 전지에 쓰일 수 있는 가장 유망한 재료이다. 탄소나노튜브의 전기전도성을 이용하면 전지의 에너지 밀도를 높여 발전 성능이 향상될 수 있다. 또 전극의 강도도 커져 전기에너지 변환 사이클을 반복할 때 생기는 열과 변형 같은 스트레스에 강하기 때문에 배터리 수명이 늘어난다.
 


지금 우리는 화석연료를 점진적으로 대체하는 ‘에너지 전환 시대’를 맞고 있다. 에너지 전환이란 지속 가능한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다. 그 과정을 슬기롭고 지혜롭게 통과할 수 있는 길은 나노기술의 활용에 있다. 나노기술로 여는 녹색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 한세희 과학칼럼니스트/일러스트: 이명헌 작가
지원: 국가나노기술정책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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