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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세계인의 다이어트 우리가 책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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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을 이기지
 못해 몸무게와의 전쟁에서 백전백패하고, 이 때문에 좌절을 느낀 여성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실제 식욕을 줄이면서 동시에 체지방도 제거하는 물질이 한국인 과학자들에 의해 세계 최초로 발견되면서 치료제 개발 단계에 들어간 것이다. 울산의대서울아산병원 내분비과 이기업 교수팀이 그 주인공. 교수팀은 4년 동안의 연구 끝에 체내 분비물질로 알려진 ‘알파리포산(Alpha-Lipoic Acid)’이 체중감소 효과가 탁월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연구 성과는 기초의학 전문지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 2004년 7월호에 게재됨으로써 후한 점수를 얻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만은 개인적, 미용적 문제로만 여겨졌으나 최근 비만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비만이 각종 질병의 원인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비만은 사회적, 경제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살이 찌는 이유는 간단하다. 운동량에 비해 많이 먹기 때문. 또한 평소 적게 먹는데도 살이 찐다면 다른 사람보다 지방세포가 많기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2000년 현재 전세계적으로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하는 사람의 숫자는 12억 명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알파리포산이 식욕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체내 에너지 소모를 늘린다(지방 제거)는 사실과 함께 이 물질의 비만 억제 메커니즘까지 밝혀내 이 교수팀의 연구는 비만치료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했다.



알파리포산은 인체 내에서 소량 생산되는 지방산으로 체내 에너지 대사의 중심적 역할을 하는 미토콘드리아의 호흡효소를 돕는다. 이미 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여왔던 성분으로 사람에게 해가 없다는 사실이 증명되었다.



이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이 알파리포산의 비만 억제 효과에 처음 주목한 것은 1999년. 당뇨병 모델 쥐를 대상으로 당뇨병을 예방할 수 있는 약물을 연구하다가 알파리포산을 투여하자 쥐가 예상과 달리 살이 빠지고 먹이를 적게 먹는 것이 아닌가. 



쥐에 대한 전체적인 비만치료 실험결과는 실로 놀라웠다. 보통 쥐가 성장해서 몸무게가 가장 많이 나갈 때가 500g인 반면, 원래 뚱뚱한 종자의 쥐는 800g까지 늘어난다. 연구팀은 이런 비만 쥐를 대상으로 알파리포산의 비만억제 효과를 실험했다. 비만 쥐의 몸무게가 450g에 도달했을 때 한 마리에게는 먹이 가운데 0.5%를 약(알파리포산)으로 주고 다른 한 마리에게는 주지 않았다. 7개월 후 약을 먹은 쥐는 체중이 50g만 늘어 거의 보통 쥐와 같았고, 먹지 않은 쥐는 800g으로 뚱뚱해졌다. 










비만치료제는 일반적으로 에너지 소모 촉진이나 식욕 억제 기능 중 하나만을 가지는 게 보통인데 알파리포산은 특이하게도 이 두 가지 기능을 모두 갖고 있었다. 그러면서도 기존 치료제가 가지고 있는 한계를 모두 극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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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partkorea



기존 지방흡수 차단제는 지방이 몸 속에 흡수되기도 전에 장으로 바로 내려보냄으로써 설사 급변 지용성 비타민의 유출이라는 부작용이 있는 반면, 알파리포산은 소모 에너지를 늘리는 방식으로 지방을 태우기 때문에 ‘자주, 그리고 갑자기 화장실을 찾아야’하는 부작용이 없다. 또한 포만감을 증대시켜 식욕을 억제하는 기존 식욕억제제의 경우 두통, 변비, 식욕 자체의 감소와 같은 부작용이 있는 데다 사람마다 느끼는 포만감이 다 달라 효능이 들쭉날쭉한 단점이 있었는데 알파리포산은 그 부작용을 뛰어 넘었다. 



연구팀은 또한 알파리포산을 실험용 쥐의 체내에 투입하면 뇌의 시상하부에 작용해 뇌 시상하부에서 나오는 단백질 물질 ‘AMPK(Adeno Mono Phosphate Kinase)’가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AMPK는 세포 내에 에너지가 부족할 때 이를 감지해 스스로 활성화되는 효소로 이 효소가 활성화되면 식욕조절중추를 자극, 식욕을 느끼게 함으로써 에너지를 보충하게 된다. 결국 AMPK 활동이 둔화되면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더불어 연구팀은 쥐에 대한 동물실험을 통해 알파리포산이 에너지 소비를 촉진한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쥐와 같은 동물에는 사람과 달리 갈색지방이 존재하는데, 갈색지방에는 체내의 과도한 에너지를 열로 발산시키는 단백질(UCP-1)이 들어 있다. 체내 지방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백색지방조직에서는 이 단백질이 발현되지 않는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연구팀이 실험용 쥐에게 알파리포산을 투여하자 갈색지방뿐 아니라 백색지방에서도 이 단백질의 활동이 늘어났다. 이는 백색지방만 가지고 있는(대부분의 경우) 사람에게 중요한 결과로 알파리포산이 사람의 에너지 소비를 촉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사람에 대한 알파리포산의 임상 연구는 현재 소수의 비만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임상을 통해 항비만효과가 검증되면 알파리포산은 유용한 비만치료제로 사용될 수 있다. 실제로 사람에게서도 기대한 만큼의 효과가 나타날지 예단할 수 없지만, 빠르면 2년 후 획기적인 비만치료제로 쓰일 수 있을 것이라니 이것으로 비만 고민이 종식되길 기대한다. 










글: 김형자 과학칼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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