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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인류 다음에는 ‘곤충’의 시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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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SF계의 3대 거장 중의 한 명으로 꼽히는 ‘하인라인(Robert Anson Heinlein; 1912 ~ 1988)’의 원작소설을
 폴 버호벤 감독이 영화화한 ‘스타쉽 트루퍼스(Starship Troopers)’는 태양계 밖의 외계 행성에 존재하는 거대한 곤충들과 인류 사이의 전쟁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다. 군국주의 색채에 대한 논란이 있기도 한 이 영화에서 곤충들은 날카로운 다리로 인간의 사지를 자르고 불을 내뿜는 끔찍한 괴물이기도 하지만, 그 우두머리는 고도의 지능을 갖추고 전투 곤충들을 지휘, 조종하는 존재로 묘사되고 있다. 또한 ‘이웃집 토토로’,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등 수많은 일본 애니메이션 히트작들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1941 ~ )감독의 1984년 작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에서도 역시 거대 곤충이 등장한다. 즉 인간의 현대문명이 몰락한 후 독을 뿜는 곰팡이 숲과 거대곤충 ‘오무’에 의해 사람들이 위협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밖에도 여러 SF영화에서 거대 곤충이 주인공으로 나오거나, 인류와 곤충이 사활을 건 싸움을 벌이는 것이 주요 소재로 되어 있는데,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닐 수 있다. 많은 과학자들은 만약 환경오염이나 기타 이유들로 해서 인간을 비롯한 포유류가 대부분 멸종하고 만다면, 다음은 곤충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기 때문이다.어쩌면 곤충들은 지구상 생물들 가운데 이미 오랫동안 주역으로 행세해 왔는지도 모른다. 곤충들이 처음 나타난 것은 지금부터 약 3억 5천만년 전인 고생대 데본기로, 공룡보다도 훨씬 먼저이다. 물론 공룡들은 중생대 말인 6천 5백 만년 전 경에 멸종하고 말았지만, 곤충들은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오늘날 동물계 중에서도 가장 많은 종들로 분화하는 등, 번성을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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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lipartkorea



또한 매우 흥미로운 것은, SF영화에서나 나오는 거대 곤충들이 과거에 실제로 존재했다는 사실이다. 즉 고생대 석탄기에는 날개 폭이 70cm가 넘는 잠자리에 참새만한 하루살이, 고양이만한 바퀴가 있었음을 화석들이 보여주고 있다. 이 시기에 곤충들의 몸집이 이처럼 커질 수 있었던 것은, 대기 중의 산소 농도가 지금보다 훨씬 높은 35% 정도로서, 곤충들에게 더 큰 에너지를 불어 넣었을 뿐 아니라 무거워진 공기 밀도 덕에 비행이 더욱 쉬워졌기 때문이다. 










각광 받는 첨단과학기술의 한 분야인 ‘생체모방기술(Biomimetics)에 있어서도 여러 곤충들의 뛰어난 능력은 인간이 본받을 대상이다. 방사선에 견디는 능력이 인간보다 50배 이상 강해서 ‘핵겨울(핵겨울: 핵전쟁이 일어난 뒤에 계속된다는 어둡고 긴 겨울 상태. )’이 와도 살아남을 것으로 예상되는 바퀴는 달리기와 장애물을 피하는 능력도 놀라운 수준이다. 바퀴의 민첩함 움직임을 흉내 낸 ’바퀴로봇‘은 이미 개발되어 실용화 단계이다. 



우리나라에서 더욱 각광을 받은바 있는 프랑스의 신예 SF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소설 ‘개미’에서 기발한 상상력으로 개미 문명세계와 인간세계의 교류를 그린 바 있는데, 개미처럼 사회성을 지니고 집단생활을 하는 곤충 역시 주목할 대상이다. 100억개 정도의 뇌신경세포를 지닌 인간에 비해, 개미 한 마리의 뇌신경세포는 수백 개에 불과하지만, 개미들은 ‘집단두뇌’를 통하여 고도의 지능을 지닌 것처럼 행동하는데, 미국과 유럽의 거대 통신회사가 개미의 습성을 이용하여 통신망의 소통을 원활히 하려는 연구를 한 적이 있다. 즉, 개미의 냄새 추적과 행동능력을 본뜬 소프트웨어로 ‘인공개미’를 개발하여, 이들이 가장 체증이 적은 통신경로를 파악해 통화가 이루어지도록 하면 늘어나는 서비스와 과부하로 인한 통신체증 문제를 해결하고, 통신망의 개미들에게 독자적인 지능을 부여하여 사람의 손길 없이 통신망 전체를 운영하고 관리하도록 하는 계획의 가능성까지 검토했던 것이다. 



또한 천장에도 마음대로 앉을 수 있는 파리의 비행술은 현대의 첨단 항공역학으로도 따라가기가 힘든데, 파리처럼 이착륙이 가능한 비행기를 개발하려는 노력이 예전부터 진행 중이다. 그밖에도 꿀벌을 응용한 지뢰탐지 시스템, 딱정벌레의 후각을 모방한 첨단 센서, 나비의 신비로운 날개 비늘을 본뜬 도색과 열 분산 시스템, 반딧불이의 발광유전자 등 숱한 곤충들에게서 인간은 많은 것들을 배우면서 여러 방면에 활용하고 있다. 



인류의 미래에 관해 너무 비관적인 생각을 할 필요는 없겠지만, 인간은 지구의 영원한 주인이 아니라 다른 생물들과 마찬가지로 ‘세입자’일 뿐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자연을 마음대로 지배할 수 있다는 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자연과 공존하고 자연의 지혜로부터 배우는 겸허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글 : 최성우-한국과학기술인연합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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