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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안개를 헤치며 달려라! 밀리미터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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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안개 때문에 칠흙같이 어두운 도로를 시속 20km로 서행하며 운전하고 있는 김씨의 마음은 너무 불안하다. “너무 느리게 운전해 뒤에서 오는 차량에 의해 부딪히지는 않을까? 괜히 속도를 내다가 앞 차량과 부딪히지는 않을까?”



도로에 안개가 발생하면 앞차와 옆차 등 주변 차량 위치를 알기 어려워 자동차 추돌사고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 특히 고속도로처럼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리는 상황에서 사람이 눈으로 앞차를 확인했을 때는 이미 늦다. 더욱이 사고가 나도 뒤에 따라오던 차량이 앞 차량의 사고를 알지 못해 사고가 연달아 일어나 대형사고로 커지기도 한다.



이렇게 김씨가 고민하는 사이에 갑자기 옆 차선에서 외제차 한대가 ‘쌩’하고 달려간다. “아니, 저차를 모는 사람은 겁도 없나?” 그런데 김씨는 나중에 알았다. 쌩‘하고 달려간 차는 안개 속에서도 걱정없이 운전할 수 있도록 밀리미터파를 이용해 구성된 자동차 레이더 시스템이 장착된 차량이라는 것을. 짙은 안개도 무시하게 만들어준 밀리미터파는 무엇일까?










밀리미터파는 파장이 cm보다 작은 mm 단위이기 때문에 밀리미터파로 불린다.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대략 1~2GHz로 파장이 10cm보다 크다. 반면 마이크로파와 초고주파로도 불리는 밀리미터파는 30GHz~300GHz의 전자파를 말하는데 파장이 1~10mm로 아주 짧다. 파장은 주파수와 반비례하기 때문에 주파수가 높을수록 파장은 짧아진다.



이처럼 밀리미터파는 파장이 짧아 높은 해상도라는 장점을 가진다. 해상도는 같은 면적에서 얼마나 많은 점을 표현을 할 수 있느냐를 말한다. 가로세로 1cm의 면적에 호랑이 그림을 그릴 때 100개의 점을 찍어 표현하는 것과 1,000개가 표현하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선명하고 자세하게 그려질까? 당연히 1,000개다. 이처럼 세밀하게 표현되거나 읽어낼수록 해상도가 높거나 좋다고 말한다. 파장으로 다시 비교하면 파장이 10cm인 휴대전화 주파수보다 파장이 10mm인 밀리미터파가 특정지역에 있는 정보를 스캔할 때 10배나 더 세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레이더를 이용해 특정 대상체를 1cm까지도 정확하게 찾는 데는 밀리미터파가 유용하다.



이때 자동차 레이더용으로 낮은 주파수를 사용하면 전파간섭과 넓은 파장으로 인해 앞차의 위치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려운 반면 77GHz의 밀리미터파는 100-150M 앞까지 확인할 수 있어 짧은 거리의 레이더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특히 앞에 가고 있는 차량이 같은 차선의 차량인지 옆 차선의 차량인지 알려면 해상도가 좋아야하는데, 밀리미터파는 이런 특성을 모두 만족시켜 자동차 레이더에 알맞는 최적의 전파로 각광받고 있다. 유럽에서는 현재 상용화돼 사용되고 있고, 국내에서는 한 대형차종의 2008년도 모델부터 적용될 예정이다.



또 다른 용도로는 대용량의 데이터를 빠른 시간 안에 무선으로 전달할 수 있는 광속 무선랜이 있다. 현재 무선랜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2.45GHz와 5.8GHz로 각각 10Mbps와 54Mbps의 데이터 전송속도를 가진다. 반면 60GHz의 밀리미터파는 이론상으로 1Gbps 이상으로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다. 도로가 넓으면 많은 차가 지나갈 수 있는 것처럼 밀리미터파는 훨씬 폭넓은 대역폭을 이용할 수 있어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보낼 수 있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60GHz의 밀리미터파는 물분자에 쉽게 흡수되는 특성으로 도청 위험이 낮아 군사적인 목적과 정보 보안이 필요한 무선랜에 적합하다.










앞에서 제시한 것처럼 밀리미터파는 단거리 용도로 사용할 때 유용하다. 그렇다면 밀리미터파를 휴대전화와 같은 장거리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을까? 아쉽게도 주파수가 높으면 장거리용 사용하기에 단점이 많아 적합하지 못하다. 공기 중의 수분은 전파를 감쇄시키는데 파장이 짧아 진동수가 많은 전파일수록 감쇄효과가 커져 높은 주파수의 전파는 멀리가지 못한다. 도달거리가 짧으면 중계역할을 하는 기지국이 많아야 통신이 가능해진다. 한 예로 셀룰러보다 주파수가 높은 PCS가 원활한 통신을 위해 더 많은 기지국을 세웠다. 따라서 밀리미터파는 PCS보다 수십배 이상의 기지국이 필요해 경제적인 관점에서 장거리용으로는 부적합하다.



또 무선랜과 같은 소형 시스템에 밀리미터파를 이용하려면 관련 시스템이 소형화돼야 한다. 왜냐하면 현재까지 밀리미터파는 군사용과 연구용으로만 사용해 관련기기가 컴퓨터만큼 크고 관련 장비와 운영을 위해 수백만 원이 들어간다. 무선랜을 수백만 원 주고 사용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국내 한 대학의 연구실에서는 밀리미터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모든 기능이 구현된 작은 칩을 만드는 밀리미터파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500원 동전만한 밀리미터파 빔 조향 전송 모듈을 개발했으며 이를 더 작고 적은 비용으로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연구실은 휴대전화 부품 정도의 가격으로 밀리미터파를 주고받을 수 있는 칩을 개발해 상용화 가능성을 열 계획이다.



어떤 기술이든 한계나 단점이 항상 존재한다. 하지만 한계와 단점은 기존 기술에 대한 것일 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한다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 밀리미터파처럼 새로운 영역에 대한 도전은 한계까지도 가치 있게 만드는 것 같다.












글 : 박응서 과학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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