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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너의 거짓말을 까발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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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이동통신업체가 통화 중 상대방의 음성을 바로 분석해 거짓말 여부를 파악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재미삼아 상대방의 마음을 살짝 알고 싶은 젊은 연인들이 주요 마케팅 대상이라고 하지만 여기에는 이스라엘의 첩보기관에서 사용하던 대테러용 음성분석 기술이 적용됐다고 한다.




휴대용 거짓말탐지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2년 미국에는 일명 ‘진실 전화’로 불리는 20달러짜리 장치가 등장해 화제가 됐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보다 앞선 지난 2000년 한 중소업체가 핸디트러스트라는 휴대용 거짓말탐지기로 히트를 친 적이 있다. 이 기계는 상대의 목소리를 분석해 그 미세한 변화로 거짓말을 감별해 내는데 정확도가 82%에 이른다고 광고하여 논란이 되기도 하였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데 어떻게 거짓말을 알아낼 수 있다는 것일까?











거짓말을 할 때는 들키지 않으려는 불안감 때문에 자율신경계에 급격한 변화가 생겨 우리 몸에는 여러 가지 변화가 생긴다. 평소보다 맥박은 빨라지고 침샘은 마르며 얼굴색이 붉어진다. 식은땀이 흐르면서 피부 전기저항에도 변화가 생긴다. 또 피노키오처럼 코가 커지기도 한다. 거짓말을 할 때 카테콜아민(Catecholamine)이라는 신경호르몬이 분비되어 콧속의 조직세포가 조금씩 부어오르는데, 눈에 띌 정도는 아니지만 부어오른 섬세한 코의 조직이 근질근질하여 손이 코로 향하게 된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청문회에서 모니카 르윈스키와의 ‘부적절한 관계’에 대해 거짓말할 때 평균 4분에 한번 꼴로 코를 만졌다는 연구보고는 널리 알려진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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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거짓말을 했을 때 생기는 신체의 변화를 감지하여 거짓말을 판별하는 기계가 바로 폴리그래프(Polygraph)로 일명 거짓말탐지기이다. 거짓말할 때 일어나는 뇌파나 심장 박동, 체온, 땀 분비량 등 신체 변화를 동시에 기록한다. 현재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거짓말 탐지실에 설치된 스톨린사의 거짓말 탐지기는 최대 8개의 생체신호를 읽어 들일 수 있다. 그러나 거짓말 탐지기가 100% 정확도를 갖는 것은 아니다.




일단 거짓말을 한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정서가 불안정해지는 건 아니다. 영화 ‘유주얼 서스펙트’의 카이저 소제나 ‘프라이멀 피어’의 애런 스탬플러처럼 형사를 가지고 노는 강심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사람은 죄의식을 느끼지 않아 정서 반응도 나타나지 않는다. 한 연구에 따르면 거짓말에 능숙한 사람들은 머리카락이나 코 등 신체 부위를 만지는 이른바 ‘자기 적응 동작’을 정직하게 말하는 사람들보다 15∼20% 적게 한다고 한다.




또 거짓말 탐지기에 잡힌 신체의 변화가 거짓말로 인한 것으로 단정 지을 수 없다. 상대방이 자신의 결백을 믿어주지 않을까봐 생기는 두려움을 거짓말이 발각될까봐 생기는 두려움으로 잘못 해석하는 것을 심리학에서는 ‘오셀로의 오류’라고 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오셀로’에서 오셀로는 아내 데스데모나의 불륜을 의심한다. 데스데모나는 오셀로가 남편이 자신을 죽이려 한다고 생각해 두려움을 느끼지만 오셀로는 그 두려움이 불륜관계의 발각 때문이라고 오해를 한다.




이런 한계 때문에 국내 법원도 이런 점을 들어 아직까지 단 한 차례도 거짓말 탐지기의 결과를 단독증거로 인정한 적이 없다. ‘거짓말→정서불안정→신체의 변화’ 라는 흐름에 결함이 있다는 얘기다. 그럼 정서반응을 살피지 않고 거짓말을 탐지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뇌라도 뒤져야 할까?




뇌 안에 숨겨진 사건의 흔적을 추적하는 방법이 바로 1959년 제안된 유죄 지식 검사(Guilty Knowledge Test)다. 아무리 포커페이스를 가진 거짓말쟁이라도 그의 뇌 안에는 사건과 관련된 정보는 저장돼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사건의 진술에 대한 정서적 반응을 살피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알고 있는지에 대한 반응을 살핀다.











대표적인 것이 뇌파를 이용하는 ‘뇌 지문감식’ 기술이다. 익숙한 대상이나 장면에 노출됐을 때 자신도 모르게 발생하는 뇌파를 미세전극이 탐지한다. 사건과 관련 없는 사진과 범행 도구를 찍은 사진을 번갈아 보여 주면 뇌는 기억과 관련된 부분에서 다른 뇌파를 보인다. 뇌를 뒤지는 다른 방법으로는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을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참말과 거짓말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가 다르다는 점에 착안, 기능성자기공명영상으로 뇌의 활동 상황을 검사하여 거짓 여부를 판단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도 뇌 지문감식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 역시 100% 정확도는 아니지만 수사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체는 심리 변화에 따라 몸 상태도 함께 바뀌기 때문에 이를 활용하면 어떤 종류의 탐지기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이 안 되면 뇌를 뒤져서라도 100% 완벽한 거짓말 탐지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얼마든지 다양한 거짓말 탐지 기술이 나올 수 있겠지만, 결국 탐지를 받는 것은 참과 거짓 그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우리는 가장 좋은 거짓말 탐지기를 이미 몸 안에 가지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양심’이다.













글 : 안형준 과학전문기자

출처: KISTI 과학향기 (기사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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