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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그들이 지하 700미터로 내려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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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양양의 점봉산 기슭에 있는 양양 양수발전소 지하 700미터에서는 우주의 비밀을 찾는 실험이 진행 중이다. 
지하 700미터와 우주의 비밀…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은데 도대체 무슨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세기에 과학자들은 우주를 이루고 있는 가장 작은 소립자가 쿼크주1임을 밝혀내고 그들 사이에 작용하는 기본 힘에 대해 이해하게 되었다. 쿼크로부터 양성자와 중성자를 만들고 양성자와 중성자로부터 핵이 만들어진다. 그리고 핵이 전자와 결합하여 원자를 만들고 원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거시적인 물질을 만들어 내고 다시 커다란 천체와 우주를 만들어 내는 일련의 과정을 설명해 주는 것이다. 그러나 역시 과학자들은 이렇게 잘 알고 있는 물질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모든 것의 고작 4%정도에 불과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우주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은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지금으로부터 약 70년 전, 츠비키(Zwicky)라는 천문학자는 다른 은하들의 운동을 관측하던 중 그 은하들이 예상보다 매우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다. 은하들이 중력에 의해서만 영향을 받는다면 은하들의 속도는 중력을 주는 물질, 즉 은하단의 전체질량에 의해 결정될 것이다. 따라서 은하의 별들의 회전 속도는 눈에 보이는 별들의 질량만 고려하면 은하의 중심에서 거리가 멀어질수록 느려져야 한다. 그러나 관측 결과는 회전 속도가 거리에 관계없다는 것이다. 그는 이렇게 빠른 속도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눈에 보이는 은하들 이외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질량이 있어야만 된다는 것을 제안하였다. 이 후에 많은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특히 각 은하에 속해 있는 별들의 회전속도는 암흑물질의 존재 없이는 설명할 수 없다. 또한 별이 거의 보이지 않는 은하의 외곽에 있는 가스들의 회전 속도도 암흑물질의 존재가 아니고는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것이다. 보다 최근의 우주 관측은 우주의 구성이 암흑에너지 70%, 암흑물질 25%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보통물질이 그 나머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츠비키가 존재를 이야기한지 70년이 지났지만, 암흑물질이 무엇인가에 대한 정체는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우주 평균 밀도의 25%나 차지하는 암흑물질의 정체가 아직 규명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과학자들에는 아킬레스건과도 같은 것이다. 쿼크까지 알아낸 현대 과학이 우주를 이루고 있는 대부분이 무엇인지 모르고 있다는 것은 사람의 몸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물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 것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최근의 이론은 암흑물질에 대해서는 액시온주2이나 윔프(WIMP)주3 등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은 소립자를 구체적인 후보로 제시하고 있다. 다른 은하와 마찬가지로 우리 은하내부에도 암흑물질이 많이 있는데 관측을 토대로 계산하여 보면 태양의 근처, 즉 지구에서 암흑물질의 밀도는 약 3 입방 센티미터에 양성자가 한 개 정도씩 있는 정도로 존재할 것으로 예상된다. 암흑물질 입자의 질량에 따라 다르지만 속도를 고려하면 대략 손톱만한 면적으로 초당 수십 만 개의 암흑물질 입자가 지나간다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이렇게 많이 지나다녀도 반응을 하지 않으니 그 존재를 알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다행스럽게도 이들이 보통의 물질을 이루고 있는 소립자들과 매우 드물기는 하지만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이들 입자를 검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물리학자들에게는 큰 희망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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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ettyimagesbank



문제는 이렇게 암흑물질이 반응하려는 것을 보려면 지하 깊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암흑물질의 반응이 워낙 드물기 때문에 사람이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작은 환경 방사능조차 암흑물질을 찾는 연구자들에게는 너무나 극복하기 어려운 배경잡음 신호가 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에서 날아오는 방사능인 우주선입자는 지구의 대기에서 핵반응을 하여 이차 입자들을 만들어 낸다. 이들 이차 입자 중 뮤온주4입자는 지표면까지 도달하는데 가로세로 약 30㎠의 면적에 초당 1개씩 날아온다. 이렇게 많이 날아오는 뮤온입자는 드물게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중성자를 만들어 낸다. 불행하게도 중성자가 만들어 내는 신호는 암흑물질의 신호와 구분할 수 없는 것이 큰 문제이다. 다른 환경방사능은 여러 가지 차폐시설을 사용하여 제거할 수 있지만, 뮤온이 차폐체나 검출기에 반응하여 생기는 중성자를 차폐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그 근원이 되는 뮤온을 줄이는 방법이 필요하다. 뮤온을 줄이는 방법은 지하로 들어가서 뮤온이 암석과 반응하면서 줄어들기를 바라는 것이다. 지하 700미터 정도 들어가면, 뮤온이 지상보다 10만분의 1 정도로 줄어들어 암흑물질 신호를 볼 수 있을 정도로 적어진다.



세계적으로 미국, 유럽, 일본 등 십 여 곳에서 전용 지하 실험실을 마련하고 지하 깊은 곳에 암흑물질을 검출할 수 있는 첨단 실험 장비(검출기)를 설치하고 암흑물질의 반응에서 나오는 신호를 찾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용실험실을 마련할 수는 없었지만 다행히도 국내기업의 도움으로 양양의 양수발전소 지하 700m 실험실에서 외국의 실험과 경쟁력이 있는 실험 장비를 개발하고 설치하여 암흑물질을 찾는 연구를 수행 중이다.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암흑물질의 정체를 밝혀낼 수 있길 희망한다.









암흑물질탐색연구단 바로가기 :http://dmrc.snu.ac.kr/


주1)
쿼크 (quark)
물질의 기본적인 구성입자로 추측되는 원자구성입자의 하나.
1964년 M.겔만과 G.츠바이히가 존재를 발견하여 쿼크라고 명명했다.

주2)
액시온 (axion)
전하를 가지지 않고, 매우 적은 질량을 가진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의 입자.

주3)
윔프 (WIMP : Weakly Interacting Massive Particles)
우주가 생성된 직후에 생성된 것으로 추측되며, 다른 입자와 반응하지 않아 검출이 어렵다.

주4)
뮤온 (muon)
광속에 가까운 속도로 지면에 도달하는 우주선(cosmic ray)에 의해 생성되는 입자.

<참고 논문>
H.J. Kim et al., Test of CsI(Tl) crystals for the dark matter search, submitted to Nucl. Inst. Meth. SNUHEP-99-1 (Oct 1999) 14p.








글 : 김선기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암흑물질탐색연구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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