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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TI의 과학향기] 돈 벌어주는 집, 돈 벌어주는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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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아랍에미리트의 마스다르 시티가 선진 기술을 도입해 탄소제로 도시로 조성 중이다. 석유부국에서 만들고 있는 도시에서 에너지는 물론이고 교통수단까지 화석에너지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세계 각국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저탄소 친환경 도시 만들기’는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유럽에서는 1990년대 말부터 제로에너지 주택을 보급하여 새롭게 조성된 저탄소 친환경 단지가 이미 여럿 있다. 이렇게 이산화탄소 배출의 원흉인 화석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고 도시녹화나 자원재활용을 통해 이산화탄소 배출이 거의 없게 만든 도시를 ‘탄소제로 도시’라고 부르며, ‘제로에너지 타운’이라는 말과 혼용해서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나라도 이런 국제적 흐름과 환경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8월 저탄소 녹색성장을 선언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은 녹색기술과 녹색산업을 신(新)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했다. 후속대책으로 녹색성장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녹색뉴딜 정책도 올 초에 발표했으니 국내에서도 저탄소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인 셈이다.




이와 관련해 국내 총 에너지 소비량의 28%를 쓰는 건물 분야에서 에너지 소비를 줄여 저탄소 주거공간을 만들겠다는 에너지 절약형 그린 홈ㆍ오피스 및 그린스쿨 확산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가 핵심사업 중 하나로 꼽혔다.






제로에너지 타운을 만드는 원칙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여러 가지 에너지 절감기술을 동원해 건물을 지을 때부터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제로에너지타운을 건설하려면 ‘절약형 건물’의 토대부터 올린 뒤 지붕에 태양열 및 태양광 판을 설치하고, 주변에 풍력발전기를 연결하는 등 다양한 신재생 에너지를 공급해야 한다.




아쉽게도 국내 신축 건물은 지금까지 이런 원칙이 무시되어 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각종 지원제도 때문인데, 태양열과 태양광, 지열 시스템 등을 설치할 경우 설치비의 50~60%를 정부에서 지원하고 있어 ‘일단’ 설치부터 하자는 식이 많았다.




또한 에너지 자립형 제로에너지 건물을 지으려면 여러 가지 요소기술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데 안타깝게도 이런 통합 기술은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건물마다 에너지 사용 패턴이 천차만별인데다 다양한 건물의 용도에 맞게 에너지 절감 요소기술을 사용하는 설계 기술이 아직 부족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주거건물은 열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월등히 크지만 상업용 건물은 전기에너지 비중도 크며, 상업건물에 비해 주거건물이 단열 효과가 일반적으로 더 크다.




고층건물이나 도시 전체의 에너지를 100% 자립하기란 쉽지 않다. 고층건물은 단독주택에 비해 에너지 부하가 많고, 절감요소기술이나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적용하기도 쉽지 않다. 현재 기술론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보통 에너지 자립도를 60~70%만 달성해도 제로에너지 타운 또는 제로에너지 건물로 부르고 있다. 결국 건물 에너지 절감 요소기술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함께 활용하는 것이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한의 에너지 자립을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이다. 지금까지 한국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2채의 제로에너지하우스를 지었는데, 현재 연구원들이 이 집에서 살고 있으며 에너지 자립도는 85%에 달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이 건설한 에너지제로하우스의 개념도.>










제로에너지타운에 필요한 신재생에너지는 크게 열에너지와 전기에너지의 두 가지이다.


열에너지를 얻는 기술을 신재생 히팅(Heating) 시스템이라고 부르며, 에너지원의 종류에 따라 다시 두 가지로 구분된다. 태양열과 같이 햇볕의 유무 또는 강도에 따라 얻을 수 있는 양이 변하는 ‘외기조건 의존 기술’, 지열 같이 언제든지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외기조건 무관 기술’이 그것이다.



외기조건 의존 기술은 에너지를 공짜로 얻을 수 있지만, 흐린 날이나 바람이 없는 날은 생산이 어렵다. 지열이나 우드펠렛(버려지는 목재를 이용해 만든 보일러용 나무연료) 등은 언제든지 필요할 때 열을 생산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지만 원료 공급에 지속적으로 비용이 든다.



이상적인 신재생 히팅 시스템은 외기조건 의존 기술과 무관 기술을 효과적으로 조합해야 한다. 태양열과 지열난방 시스템을 함께 사용하도록 설계하는 등 복합시스템으로 구성돼야 하고, 모든 설비와 전기기기를 지능적으로 제어하고 관리하는 스마트 제어기술도 중요하다.


<유치원생들이 태양광 전지판을 통해 불이 들어
오고 선풍기가 돌아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있다. >


전기에너지는 풍력, 태양광, 소(小)수력 등을 이용해 도시 차원에서도 공급할 수 있다.



먼저 도시의 주택이나 건물에서 전기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 단독 주택 등에 풍력 발전기를 설치하고, 지붕에는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해 전기를 생산한다. 최근에는 유리창을 태양광 전지판으로 이용하는 기술도 개발되었다.



생산도 중요하지만, 도심으로 전송해 필요한 곳에 효과적으로 공급하는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 이런 것을 스마트 마이크로 그리드 시스템이라고 한다. 이 개념은 가정집에서도 전기가 남을 때는 공급도 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 가정집이 전기의 소비자이자 생산자, 공급자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각 가정이나 빌딩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한국전력의 일반적인 전선을 통해 다른 곳으로 공급되고, 전기가 부족할 때는 한전을 통해 전기를 추가로 공급받는다. 물론 집집마다 생산되고 사용되는 전기를 일일이 계측하고 제어해야 하니 실제로는 굉장히 어려운 기술이지만 최근에 이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려는 연구가 기획되고 있다. 가정이나 건물에서 만든 전기를 다른 곳에 보내면 그만큼 전기료를 줄여주거나 추가로 돈을 받을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11개 혁신도시와 신도시가 새로 조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이 중에 단 한곳이라도 저탄소 녹색도시로 만들어 지기를 바란다. 지금까지 축적된 기술을 활용해 미래의 모델이자 해외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할 수 있는 탄소제로 도시로 태어났으면 한다. 이것이 이 분야 기술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지름길이 아닐까.












글 : 백남춘 한국에너지연구원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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